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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씹어 먹어도, '안우진'은 안 돼…학폭 해명도 소용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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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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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도곡동, 김민경 기자] 어린 나이에 1선발로 KBO리그를 장악해도 태극마크는 허락되지 않았다. 안우진(24, 키움 히어로즈)이 또 한번 학교 폭력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KBO는 4일 서울 도곡동 KBO회관에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이강철 야구대표팀 감독과 조범현 기술위원장을 비롯해 대표팀 핵심 관계자들이 모여 최종 명단을 추렸고, 30명을 엄선했다. 투수는 예상대로 베테랑 김광현(35, SSG) 양현종(35, KIA)이 선발됐고, 구창모(26, NC) 곽빈(24, 두산) 소형준(22, kt) 등 영건들도 대거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안우진은 없었다. 안우진은 지난해 KBO리그 10개 구단 1선발 가운데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30경기에서 15승8패, 196이닝, 224탈삼진,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하며 외국인 에이스들마저 뛰어넘는 성적을 남겼다. 탈삼진 부문에서는 1984년 롯데 최동원(223탈삼진)을 밀어내고 국내 투수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다. 역대 1위인 2021년 두산 아리엘 미란다(225탈삼진)와는 딱 1개 차이였다.

안우진의 빼어난 활약에도 과거는 덮이지 않았다. 그는 휘문고 재학 당시 학교 폭력으로 징계를 받은 뒤 꾸준히 여론의 뭇매를 맞아왔다. 시상식부터 조짐이 보였다. 최동원기념사업회가 선정하는 최동원상, 프로야구 OB 모임인 일구회가 선정하는 일구대상 모두 안우진을 아예 후보에서 제외했다. 학교폭력이 이유였다.

물론 모두가 안우진을 외면하진 않았다. 생애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품었다. 득표율은 57.2%로 수상자 가운데 가장 낮았지만, 어쨌든 지난해 KBO리그 최고 투수로 인정을 받았다. 아울러 KBO 정규시즌 시상식에서는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부문 상을 받았고,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사 선정한 최고 투수로 선정됐다.

조 위원장은 안우진을 발탁하지 않은 배경과 관련해 "선수 선발 기준은 선수 기량과 함께 나를 대표하는 국가대표라는 상징적 의미와 책임감, 자긍심 등 여러가지를 고려했다"고 짧게 설명했다.

대회 규정상 안우진을 추후에 발탁할 여지는 남아 있지만, 조 위원장은 "최지만(32, 피츠버그)을 비롯한 부상 선수 여부에 따라서 1~2명 정도는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지금 현재로서는 30명을 선발했으니까 이렇게 가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당장 안우진을 선발 계획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WBC 대표팀 발탁은 안우진에게는 마지막 관문과 같았다. 안우진은 한국야구소프트볼협회(KBSA)로부터 3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KBSA가 참가 주체가 되는 국제대회에서 영구적으로 대표팀 자격이 박탈됐다. WBC는 KBO가 대표팀을 구성하는 대회라 안우진에게도 기회가 있었지만, 지난해 11월 발표한 50인 관심 명단부터 제외되면서 최종 엔트리 승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안우진은 학교 폭력 관련 해명에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안우진의 고교 후배 일부가 안우진의 결백을 주장하는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듯했는데, 해명에 힘을 실어줄 추가 내용이 나오지 않으면서 여론 뒤집기에 실패했다.

안우진은 리그 최고의 성적을 내고, 과거 해명에 나서는 등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끝내 태극마크는 그를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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