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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박항서 기자회견] "한국서 감독할 생각은 없다"...박항서의 향후 계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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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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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박항서 감독이 향후 계획에 대해서 직접 답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16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태국 방콕에 위치한 타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릭 컵 결승전 2차전에서 태국에 0-1로 패했다. 이로써 베트남은 1차전 2-2 스코어까지 합해 총합 2-3으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경기는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고별전이었다. 지난 2017년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박항서 감독은 도착과 동시에 '박항서 열풍'을 일으켰다. 당시 스즈키컵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베트남의 영웅이 된 박항서 감독은 지난 5년 정도의 시간 동안 베트남 축구를 수준을 수준 높게 발전시켰다. 아쉽게도 우승으로 라스트 댄스를 마무리하지 못했지만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 역사에 남을 인물이 됐다.

베트남 감독으로서 일정을 끝낸 박항서 감독은 17일 오후 1시 국내 취재진과 진행한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5년 동안 맡았던 베트남과의 동행을 마무리했다. 아쉽게 준우승했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줬다. 우승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지만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마지막 동행으로 이별해야 한다는 게 마음이 아프지만 인생에 있어서는 만남과 이별이 있다. 이별의 아픔이 있지만 베트남 축구를 위해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마음의 정리를 해서 새로운 길로 나아갈 생각을 하고 있다"며 소감을 전했다.

[박항서 감독 기자회견 일문일답]

-베트남과 마무리한 소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5년 동안 맡았던 베트남과의 동행을 마무리했다. 아쉽게 준우승했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줬다. 우승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지만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마지막 동행으로 이별해야 한다는 게 마음이 아프지만 인생에 있어서는 만남과 이별이 있다. 이별의 아픔이 있지만 베트남 축구를 위해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마음의 정리를 해서 새로운 길로 나아갈 생각을 하고 있다.

- 감독직 내려놓은 소감

이렇게 베트남에 장기간 있을지는 몰랐다. 1년만 버티자고 했는데 5년이나 흘렀다. 매 대회마다 저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뒤돌아보면 부족한 면도 많이 있었다. 지금도 옆방에서는 선수들이 떠들고 있다(웃음). 후회 없이 했다고 생각하지만 선수, 코칭 스태프와 헤어져야 한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 베트남 축구도 더 성장해야 하고, 저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좋은 기억이 많다. 선수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운동장에서 혼내기도 했지만 사랑방이라고 할 수 있는 의무실에서 같이 뒹굴고 함께 했던 순간이 앞으로도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 향후 계획

베트남과 한국에서는 감독을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다. 베트남에서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내려놨는데, 현장 감독으로서 역할은 할 생각이 없다. 한국은 저보다 훌륭한 후배, 동료들이 더 많다. 한국 현장에서 제가 특별히 할 일은 없다고 판단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한국에서는 현장 감독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을 5년 정도 떠나있었기 때문에 현장감도 떨어진다.

성격상, 한 가지 일을 하면서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는 편이다. 회사 대표가 제 미래에 대해서 몇 가지 안을 가지고 있는 걸로 안다. 저도 생각을 해보고, 가족과 상의도 필요하다.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하는 게 적합한지를 고민해보겠다. 축구계에 종사할 것이라는 건 확신한다.

-한국 유소년 지도 계획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한국에는 학원 스포츠, 여러 유소년 클럽이 있다. 기회가 되면 할 수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제 역량으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한국이 싫은 건 아니지만 베트남이 한국보다는 그런 부분이 필요한 것 같다. 구체적으로 베트남에서 유소년 관련된 제안이 오고 있다. 고민 중이다.

- 한국 감독직에 대한 생각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은 한국 사람이고, 열심히 했던 사람이라고 기억되고 싶다. 감히 어떻게 한국 대표팀에 대해서 평가를 하겠는가. 한국에도 유능한 지도자들이 많다. 한국 지도자들을 선택할 위치에 있지 않아 딱 말하기 어렵지만 한국 지도자들이 언어 소통 문제를 제외하고는 유능한 지도자가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대표팀 감독을 할 수 있는 지도자들이 많이 있다고 본다. 감독 선임하는 협회, 기술위원회의 시각은 저와 다를 수 있다. 분명한 건 우리 지도자들도 언어 소통 제외한 감독 역량은 충분하다.

국내 지도자가 맡아도 우리 국가대표팀을 잘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왜 국내 지도자가 감독직을 맡으면 협회에서 금전적인 것보다도 외국 감독이 오는 것만큼 지원해주지 않는 점은 의문이다. 또 하나 추가하자면 협회는 감독의 미디어는 비난과 조언을 할 수 있다. 협회가 감독의 방패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협회도 역할을 했는지 되돌아보고, 국내 감독들도 역량이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 직설적인 이야기고, 한국의 기술위원장(마이클 뮐러)님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의문이 있다. 한국 지도자들의 역량을 얼마나 알 것인지 궁금하다. 서류와 데이터를 정확하게 평가할지 잘 모르겠다. 기술위원장님을 선임할 때 이미 외국 감독을 데려오기 위해서 선임했다고 생각이 들어 의아했다.

- 행정가로서의 길

언어 소통이 안되는데 행정가로서의 일을 맡기는 어렵다. 국내에서 협회나 연맹에 들어갈 생각은 없다. 저는 행정 능력이 없다. 기술직과 관련된 자리라면 고려해보겠지만 협회나 연맹을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 베트남에서의 5년 평가

한국에 있을 때 3부리그 감독까지 내려갔다가 타국에서 국가대표팀을 맡아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다. 감독은 결과를 내놓지 못하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걸 잘 안다. 어떤 결과물을 가져왔을 때는 축구의 기술적인 면을 두고 비판을 받기도 한다. 모든 기준을 충족시키면 좋겠지만 베트남 축구를 통해서 모두 만족시키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비판 의견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지해줘서 5년을 맡을 수 있었다. 여기 와서 고생해준 한국 코치들, 베트남 코치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다. 베트남 친구들과도 축구 아닌 인간으로서 교훈도 배웠다. 인생에 있어서 큰 부분을 차지할 수 있는 5년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 한국 지도자와 동남아에서 만났던 기억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는다면 능력을 입증받은 사람들이다. 타국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중요한 건 감독이라면 선수들에게 받는 신뢰다. 솔선수범하고, 부지런해야 한다. 최대한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 베트남 감독으로 월드컵 욕심

그런 욕심은 없었다. 2년 계약이 끝났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박수 칠 때 떠나라고 많이 이야기했다. 그리고 2년 뒤에도 그랬다. 4년을 하고 1년을 더 했을 때, 결과가 나쁘더라도 베트남이 동남아에서는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했다. FIFA 랭킹 100위 안에 들어가겠다는 목표도 달성했다. 5년 차에 떠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제 임무는 이것으로 마무리하겠다고 생각했다.

-현재의 감정

시합 기간 중에 마지막이라는 표현을 선수들에게 딱 한번 사용했다. 마지막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 처음 오자마자 끝날 때까지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매번 노력했다. 막상 끝나니까 우승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 약간 화가 나기도 한다. 이제는 감독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조금 편안하기도 한다. 선수들과 같이 운동 못해 아쉽다.

-선수들에게 전한 메시지

선수들과 포옹을 나누면서 마무리했다.

- 다른 아시아 국가 감독으로 월드컵 도전하고 싶은 생각

월드컵이라는 대회는 경험해본 팀과 경험하지 않은 팀의 차이는 카타르를 통해 느꼈다. 그만큼 경험이 중요하다. 경험이 있는 팀에서 불러준다면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다.

- 응원주신 팬들에게

한국 축구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 베트남에서 일하고 있지만 한국인이라는 것 때문에 많은 격려를 받았다.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했다. 지난 5년 동안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박항서를 응원해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린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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