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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前 챔피언’ 비스핑 “락홀드는 최대 라이벌…격투기에 금지약물, 수치심 느껴야”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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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미들급 전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44)은 은퇴 후 재평가를 받고 있다. 선수 시절에는 경기가 지루하다는 이야기와 함께 트래시 토크로 유명했고, 챔피언이 된 후에는 상대를 고른다는 비판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비스핑은 선수시절보다 더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남자다운 외모와 수려한 언변, 또 시원시원한 성격에 예쁜 딸까지 이슈가 되면서 주가가 높아졌다. 2019년 UFC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비스핑은 UFC 해설가이면서 인플루언서로 활약 중이다.

세계일보

마이클 비스핑(오른쪽)과 딸 엘리. 마이클 비스핑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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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가진 비스핑은 말 그대로 호탕한 성격을 자랑했다. 비스핑은 “해설을 하면서 옥타곤 바로 옆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기 때문에 경기가 늘 그립지만 솔직히 지금은 행복하다”며 “UFC에서 많은 업적을 이뤘고, 또 충분히 싸웠으며 좋은 커리어를 보낸 덕에 기회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비스핑은 2016년 6월 루크 락홀드(39)와 미들급 타이틀전을 가졌다. 당초 크리스 와이드먼이 경기 2주를 앞두고 부상으로 이탈하자 ‘락홀드와 싸우겠다’며 나서면서 경기가 성사됐다. 모두가 락홀드 압승을 예상했다. 비스핑이 2014년 11월 락홀드에게 2라운드 57초 만에 탭을 치면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챔피언 벨트가 걸린 경기에서 비스핑은 1라운드만에 락홀드를 쓰러트렸고 결국 챔피언에 올랐다.

비스핑은 그때를 돌아보며 “내가 ‘챔피언이 되겠다’고 말했지만 모두는 미쳤다고 반응했다”며 “하지만 이는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나는 내가 얼마나 열심히 훈련했는지 알고 있었고, 항상 내가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며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비스핑은 이후 상대를 골랐다는 지적을 받는다. 첫 번째 방어전 상대로 댄 핸더슨을 선택해 2016년 10월 1차 방어에 성공했다. 2017년 11월5일 열린 2차전에서는 체급을 올린 조르쥬 생피에르와 만나 결국 벨트를 내줬다. 자리에서 내려온 비스핑은 3주만인 2017년 11월26일 켈빈 가스텔럼을 상대하며 재기를 노렸지만 1라운드를 버티지 못하고 KO 됐다. 결국 비스핑은 이 경기를 끝으로 격투계를 떠났다. 비스핑은 격투기 전적 30승9패를 거뒀다. UFC에서는 앤더슨 실바와 브라이언 스탠, 크리스 리벤 등을 꺾으며 20승9패를 기록했다.

락홀드는 챔피언이 된 뒤 자신과 다시 대결하지 않는 비스핑을 비난하며 둘은 앙숙이 된 것처럼 보였다. 비스핑은 “락홀드가 내 최고 라이벌”이라며 “루크는 대단한 파이터고 좋은 녀석”이라고 말했다. 이어 “난 그 친구를 좋아한다”며 “락홀드는 내 전 코치인 제이슨 파릴로와 훈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선수생활 내내 해왔던 트래시 토크에 대해서는 “대회 홍보를 돕기 위한 장치였다”며 “트래시 토크로 상대방을 스스로 의심하게 만들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비스핑은 “파이터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이고, 자신감이 사라지면 파이터는 스스로 자신을 믿을 수 없게 된다”며 “상대에게 의심을 씨앗을 뿌려 스스로 의심하게 해 심리전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스핑은 한국계 파이터인 데니스강과 아키야마 요시히로(추성훈)와 싸우기도 했다. 비스핑은 “아키야마와 경기에서 1라운드에 맞은 펀치는 정말 아팠다”며 “데니스 강과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경기해 1라운드 힘겹게 풀어갔던 게 생각난다”고 돌아봤다.

세계일보

세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는 마이클 비스핑. 인터뷰 장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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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비스핑은 선수시절 고장 났던 몸을 손보기 시작했다. 무릎에는 인공관절을 꼈고, 한쪽 눈에 의안을 착용하는 신세가 됐다. 모두 금지된 경기력 향상 약물(PED)를 사용했거나 의심받는 이들과 경기를 갖다 입은 부상이었다. 하지만 비스핑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접 의안을 뺐다 넣는 장면을 보여주는 등 유쾌하게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금지약물 피해자인 비스핑은 이를 사용하는 선수들을 맹비난했다. 비스핑은 “격투기는 게임이 아니다. 우린 축구를 하는 게 아니고 농구를 하는 것도 아니다. 우린 싸움을 한다. 그러다 보면 다칠 수 있다. 난 눈이 한쪽 밖에 안 보이고 무릎 관절도 없다. 파이터가 금지약물을 썼다면 수치심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전보다 줄었지만 그런데도 여전히 선수들이 불법 약물을 쓴다고 생각한다”며 “새 약물이 나오고 선수들은 유혹에 이기지 못해 불법 약물을 사용하려고 한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스핑은 격투기를 수련 중인 두 아들 칼럼과 루카스가 선수가 되겠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비스핑은 “종합격투기는 굉장히 힘든 스포츠고, 나 역시 지금까지 수많은 부상을 달고 살아왔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바는 아니다”라면서도 “우리 아버지가 나를 지원했던 것처럼 100% 지지해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큰아들 칼럼은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아 레슬링을 할 정도로 좋아한다”며 “칼럼에게 격투기를 하고 싶냐고 물어보면 아직 모르겠다고 말한다”고 소개했다.

비스핑은 한국 팬들 사이에서 ‘장인어른’으로도 불린다. 팬들이 딸 엘리(19)가 예쁘다는 표현을 익살스럽게 한 것이다. 이 말을 들은 비스핑은 호탕하게 웃으며 “엘리에게 빨리 말해주고 싶다”며 인터뷰 도중 엘리를 큰 소리로 부르기도 했다.

끝으로 때론 옥타곤이 그립다는 비스핑에게 ‘드림 매치’가 성사된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냐고 물었다. 비스핑은 어려운 질문이라며 잠시 곰곰이 생각하더니 크게 웃으며 답했다.

“프란시스코 은가누.”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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