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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이슈 [연재] OSEN 'Oh!쎈 초점'

'불트' 신드롬?..황영웅 사태 악화시킨 제작진은 정신승리 중 [Oh!쎈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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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소영 기자] 사상 초유의 전과자 1대 트롯맨이 탄생할 뻔했는데 종영 스페셜이라며 자체 시상식까지 마련했다. 황영웅 사태를 악화시켰던 MBN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은 여전히 눈과 귀를 막고 “‘불트’ 신드롬”이라고 자평하고 있어 안타깝다.

‘불타는 트롯맨’ 측은 14일 스페셜 방송을 앞두고 “‘불타는 트롯맨’ TOP7이 경연 이후 못다 한 이야기를 푸는, 화끈한 애프터 서비스 ‘불타는 시상식’을 개최한다”며 “치열하고 뜨거웠던 지난 3개월간의 경연 참여 소감과 경연 후일담을 전하고, 못 다 부른 인생곡을 열창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관련 보도자료에는 “’불타는 트롯맨’이 12주 연속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라는 화려한 피날레를 맺었다”, “각종 화제성 지표 및 음원 사이트 성인가요 차트를 수놓는 등 여전한 ‘불트’ 신드롬으로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불트’가 끝나고 헛헛해진 시청자 여러분의 마음을 달래드릴 예정”이라는 문구가 담겨 있어 눈길을 끌었다.

제작진에게는 ‘불타는 트롯맨’이 자랑스러운 결과물이라 생각될지 몰라도 대중에게는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 황영웅의 과거 전과 논란이 불거졌을 때 제작진의 태도에 실망한 이들이 많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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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황영웅과 같은 중학교를 나왔다는 A씨는 그로부터 학교폭력에 시달렸다고 폭로했다. 한 사람 뿐만이 아니다. 군 복무 시절 동료, 전 연인까지 황영웅에게 갖은 피해를 입었다는 목소리를 쏟아내 온라인이 떠들썩했다. 익명의 폭로글 특성상 진위 여부 파악이 가장 중요한 건 사실. 그래서 ‘불타는 트롯맨’ 측이 사태를 확인 중이라고 했을 때 모두가 진실 공개를 기다렸다.

그런데 황영웅의 과거는 감당하기 힘든 사이즈였다. ‘불타는 트롯맨’ 측은 “2016년(당시 22세), 황영웅은 검찰의 약식 기소에 의한 벌금 50만 원 처분을 받았다”며 황영웅의 폭행 상해 전과 의혹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제기된 내용에 있어서 서로 다른 사실이 있음도 확인하였고, 억울한 부분도 있을 것으로 생각도 됩니다”라며 황영웅을 감쌌다.

논란 이전, 굳건하게 1위를 달리며 프로그램의 인기 한 축을 담당한 황영웅이라 제작진은 쉽게 놓지 못했다. 전과 사실을 인정한 후에도 황영웅을 하차시키지 않았고 버젓이 그를 앞세우며 ‘불타는 트롯맨’ 결승전 홍보를 펼쳤다. 황영웅의 팬덤이 탄탄하지만 그 이상의 반대 목소리가 큰데도 배짱으로 밀어붙였다. 이 과정에서 ‘황영웅 우승 내정설’까지 불거지며 사태는 악화됐다.

결국 황영웅은 지난 3일 “저는 이제 ‘불타는 트롯맨’ 경연을 끝마치려 합니다”라며 “저를 믿어주신 제작진, 동료 여러분들께도 죄송하고 부족한 저를 응원해주신 여러분께도 이것이 맞는가 괴로웠습니다. 어린 시절의 일이라고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오해는 풀고, 진심으로 사과하겠습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렇게 황영웅은 수억 원의 상금을 코앞에서 놓친 채 ‘불타는 트롯맨’에서 불명예 하차했다. 그의 빈자리는 손태진, 신성, 민수현, 김중연, 박민수, 공훈, 에녹이 채웠고 2위를 달리던 손태진이 최종 1위를 거머쥐었다. 황영웅 논란에도 끝까지 의리를 지킨 시청자들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 각자의 최선을 다한 톱7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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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작진은 끝까지 비겁했다. 14일 오후, 톱7 기자간담회를 마련해놓고 제작진은 쏙 빠졌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을 TV조선에서 대성공시킨 서혜진PD의 이적을 앞세워 ‘불타는 트롯맨’을 대대적으로 홍보해놓곤 논란이 커지자 모습을 감춘 셈이다. "종영 간담회는 톱7이 주인공이 돼야 한다. 논란 때문에 이번만 특별히 불참하는 건 아니다”라는 해명만 남긴 채.

심지어 현장에선 본격적인 질의응답이 시작되기 전부터 “톱7에 관련된 질문만 해 달라"는 공지와 함께 간접적인 '황영웅 언급 금지령'이 내려졌다. 그럼에도 황영웅에 대한 질문이 안 나올 수 없을 터. 황영웅의 이름이 질문에 담기자 진행을 맡은 김정근 아나운서는 곤란한 기색을 비치며 "이 자리에 없는 분과 관련된 답변은 조심스러울 것 같다”고 조심스레 거부 의사를 전했다.

제작진의 말처럼 주인공이 돼야 하는 자리에서 톱7은 취재진의 눈치를 보기 바빴고 진행자 또한 난감한 표정을 여러 번 지었다. 모두 다 황영웅의 잘못된 과거에서 비롯된 일이고 그를 고집했던 제작진이 키운 문제인데 정작 논란의 당사자들은 빠진 채 애먼 사람들이 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그래놓고 ’대한민국이 불타는 트롯맨’ 신드롬 중이라니. 제작진의 정신승리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불타는 트롯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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