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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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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종 은퇴식 날, 프로농구 KGC,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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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양희종(가운데)의 은퇴식이 열린 안양체육관. KGC는 DB를 꺾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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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가 정규리그 개막부터 끝까지 1위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KGC는 2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2022~23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주 DB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2시간 앞서 열린 경기에서 2위였던 창원 LG(35승18패)가 서울 SK(35승18패)에 69-74로 지면서, ‘매직넘버 1’이었던 KGC는 이날 DB전을 포함해 남은 2경기에 관계없이 정규리그 1위에 등극했다. KGC는 DB를 76-71로 꺾고 37승16패를 기록하며 1위를 자축했다.

71-69로 앞선 4쿼터 종료 1분08초를 남기고 KGC 오마리 스펠맨이 쐐기 3점포를 터트린 데 이어 자유투 2개를 추가했다. 변준형(18점), 스펠맨(15점), 오세근(15점) 등이 고른 활약을 펼쳤다. KGC는 2016~17시즌 이후 6년 만에 2번째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KBL 통산 3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 1위로, 앞서 2011~12시즌 동부(현 DB), 2018~19시즌 현대모비스가 달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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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의 진화한 에이스 변준형(왼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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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준우승팀 KGC는 올 시즌을 앞두고 ‘주포’ 전성현과 김승기 감독이 고양 캐롯으로 떠났다. 쉽지 않은 시즌이 될 거라는 예상을 깨뜨리면서, 시즌 도중 10연승을 질주하기도 했다. ‘코리안 돈치치’라 불리는 포인트 가드 변준형(27)이 ‘진화한 에이스’로 거듭났다. 화려한 플레이를 자제하고 경기를 조율하며 동료들을 살려줬고, 승부처에서는 ‘위닝샷’을 터트렸다. 변준형은 김선형(SK)과 함께 강력한 MVP(최우수선수) 후보로 꼽힌다.

지난 시즌 벤치에서 돌발 행동을 하기도 했던 오마리 스펠맨(26·미국)은 한국 무대 2년 차에 보다 성숙했다. 평균 득점 2위(19.9점)에 오르며 폭발적인 코트 장악력으로 보여줬다. 뚱뚱했던 체중을 120~130㎏대로 유지했고, 블록슛도 2위(1.1개)를 기록했다. ‘수비수 스페셜리스트’ 문성곤(30)은 수비에서 에너지를 불어 넣었다. 베테랑 센터 오세근(36)은 코트 밸런스를 잡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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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지시하는 김상식 KGC 감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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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GC 지휘봉을 잡은 김상식(55) 감독의 힘이다. 선수 시절 나산과 SBS에서 무빙슛을 구사해 ‘이동 미사일’이라 불렸던 그는 2006~07시즌 KT&G(KGC 전신) 감독대행을 맡은 이후 15년 만에 안양으로 돌아왔다. 김 감독은 ‘팀 케미스트리’를 강조하고 소통하면서 선수들을 헌신하게 만들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KGC에서 뛴 외국인 선수 스펠맨과 대릴 먼로를 그대로 데려갔다. 빠른 속공에 3점슛을 쏘는 기존 시스템에, 본인 만의 유기적인 움직임과 패싱을 강조하는 ‘모션 오펜스’를 녹였다. 체력 소모가 많은 전술이지만, 아반도와 박지훈 등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로테이션을 적절하게 돌렸다.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들을 대비한 약속된 플레이를 준비했다. 기존의 적극적으로 스틸하는 공격적인 수비 대신, 안정적으로 지키는 수비로 바꿨다. 슈터 전성현의 공백은 배병준으로 메웠다.

김 감독은 첫 인상만 보면 무서운 편이지만 ‘부드러운 리더십’을 발휘했다. 선수 탓을 하지 않았고 특정 선수를 질타하지 않았다. 선수들에게는 “난 너희를 가르치는 게 아니다. 어떤 플레이를 요구하면 만들어오는 게 프로”라면서 프로의식을 심어줬다.

이규섭 해설위원은 “온화한 성격의 김상식 감독이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해 한 곳만 바라볼 수 있게 만들었다. 전술과 전략도 중요하지만 특히 팀을 이끌어가는 매니지먼트 능력을 보여줬다”며 “삼성 선수 시절에 코치로 지도를 받은 적이 있는데 섬세하다. 선수들과 미팅을 자주 하며 소통했다. 국가대표 감독도 지냈고, 미국에 가서 공부도 많이 했다. 모션오펜스와 디펜스 등 본인만의 철학을 보여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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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KGC 선수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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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식 감독은 우승 후 “개막 4연승을 거두고 중반을 넘어가면서 (우승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성현이 나가면서 슈터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나머지 선수들이 분산해서 모션 오펜스를 해줬다”며 “대표팀 감독과 코치를 거치면서 다그치는 것보다 칭찬해주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시즌 중에는 연습을 쉬게 해준 적도 많다. 믿어주니 선수들이 쉬라고 해도 운동을 했다”고 했다. 변준형은 “6라운드 때 잔부상이 겹쳤지만 (양)희종이 형 은퇴식에서 어디가 부러지더라도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뛰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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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은퇴식을 치른 KGC 양희종의 아들 양태웅 군이 시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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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17년간 선수생활을 마치고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포워드 양희종(39)의 은퇴식과 영구결번식(11번)이 이날 하프타임 때 열렸다. ‘안양의 캡틴’이라 불린 양희종은 “KT&G에 입단했을 때, 3번 우승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코트에서 열정은 남들보다 뒤지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정규리그) 우승을 못하면 1년을 미룰까도 생각했는데 경기 전에 1위 확정 소식을 들었다”고 웃으며 소감을 밝혔다.

KGC는 이달 초 동아시아 수퍼리그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KGC는 2시즌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한다.

안양=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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