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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과학수사대 스모킹건' 법의학자 유성호 "어린이 부검 더 어려워..부담에 일 그만둔 법의관도 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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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KBS2 '과학수사대 스모킹 건' 캡처



29일 방송된 KBS2 새 시사교양 프로그램 '과학수사대 스모킹건'에서는 법의학자 유성호, 김복준, 이혜원, 안현모가 출연해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첫 번째 사건은 수영장 둘째 딸 사망사건이었다. 2003년 10월 12일 발생한 이 사건은 엄마가 자신의 두 딸과 조카를 수영장에 데려가면서 시작됐다. 수영을 하던 중 물 위로 떠오른 둘째 딸은 안전요원에게 구조되어 CPR을 받고 살아난 듯 했으나 병원에 가던 중 사망했다. 유성호는 "익사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심폐소생술을 했을 때 물을 토해내지 않은 것, 잠깐 살아났다가 사망한 것이 핵심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유성호는 "부검을 하기 위해서는 골든타임이 있다. 혈액이 필요한데 시간이 지나면 혈액을 얻기 어렵다. 유가족 허락이 필요하다. 이 사건의 경우 어머니가 부검을 강력하게 반대했다"고 전했다. 이어 유성호는 "보통 사체 피부는 검붉은 빛을 띠는데 이 사건의 피해아동은 사체가 선홍빛을 띠었다"며 "청산염 수치가 성인 치사량 3배에 달하는 수치가 나오면서 이 아이의 사인이 청산가리 중독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첫째 딸과 조카는 엄마와 둘째가 함께 있는 것을 봤다는 내용과 둘째가 혼자 맛있는 것을 먹고 와서 부러웠다는 증언을 하며 더욱 엄마가 용의자로 몰렸다.

유성호는 "어린이 부검은 더 어렵다. 실제로 얼마 전 어린이 부검이 부담스러워 일을 그만둔 법의관도 있다"고 전했다. 경찰 출신 범죄학자 김복준 역시 "아이를 부검하는 곳에 데려갈 때 가슴이 미어진다"고 밝혔다.

한편 아이 사망 전날, 엄마가 직장으로 보험설계사를 부른 것이 밝혀졌다. 심지어 엄마는 수영장의 잘못된 대처가 아이의 사망을 불렀다고 주장했다. 해당 수영장은 사용자가 수영장 측 잘못으로 사망했을 시 1억을 배상해주는 보험이 적용되어 있던 것. 그런데 첫째 딸과 조카의 증언밖에 없는 상황에서 첫째 딸이 증언을 번복했다.

이에 심리적 단서를 이용한 과학적 수사 기법, 뇌파 검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어떤 간식에 청산가리를 넣었냐가 중요한 단서였기에 다양한 음료와 간식 사진을 제시한 상태에서 뇌파를 측정했고, 청산가리 구매처 역시 중요한 단서였기에 마트 등을 보여주며 뇌파를 측정해 의미있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미세표정분석을 실시했을 때, 아이 사망에 대해 언급하자 엄마의 살짝 입꼬리가 올라가며 웃는 듯한 표정을 지은 것이 밝혀졌다. 이어 청산가리에 대한 언급을 하자 엄마는 눈동자가 흔들리고 입술을 깨물고 입술에 침을 발랐다는 것이 밝혀졌다.

아이가 사망하기 5년 전부터 내연남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런데 두 사람의 통화를 감청하던 중 밝혀진 사실이 스모킹건이 됐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통화에서 내연남이 "너 또 약 먹였지?"라고 말한 것. 또한 2년 전 남편이 의문사했는데 병사 추정으로 화장했고, 남편 사망 후 바로 보험금을 수령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사망보험금은 내연남에게 입금됐다.

남편의 애매한 죽음과 정황들에 남편 사망 당시 의료기록을 통해 추정했다. 혈액 속 젖산 수치가 높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심지어 남편 사망 후 옆집 이웃이자 친구인 장씨가 사망한 것이 드러났다. 장씨 역시 혈액 속 젖산 수치가 높았다고 밝혀졌다. 장씨 사망 보험금 역시 내연남에게 입금됐다.

왜 하필 둘째 딸이었을까? 평소 둘째 딸이 내연남을 무척 싫어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해당 사건에 대한 이해를 더했다. 안타깝게도 검찰에서 용의자 남편과 장씨 사건에 대해서는 기소하지 못했다. 그러나 검찰이 수영장 사망사건에 대해서는 기소했고 사형이 구형됐다. 2006년 10월 유죄가 인정되며 무기징역이 선고됐고, 2007년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이 선고되어 범인이 교도소에 복역중이다.

유성호는 "제가 재판 때 직접 가서 봤는데 무죄를 주장하면서 쓰러지더라"고 밝혀 충격을 자아냈다. 김복준은 "법정에서 '잠깐만요. 할 말 있어요' 라면서 대성통곡했다. 저는 이 부분이 아쉽다. 들어봤으면 내연남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수도 있다"며 아쉬워했다.

한편 KBS2 '과학수사대 스모킹 건'은 교묘하게 진화하는 범죄 현장 속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는 과학수사대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과학수사의 중요성과 역할을 알리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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