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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제27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우승 所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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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3번기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양딩신 九단 / 黑 딩하오 九단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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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보>(256~298)=딩하오(23)는 이번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입단 초기 우승을 했다면 기뻤을 텐데 나이 들어 거둔 우승이라 별 감흥이 없다. 마냥 기쁜 상황은 아니고 덤덤하다”고 했다. “본선서 고작 4명을 이기고 거둔 우승이라 국내 대회보다 어려운 것 같지 않다”고도 했다. 국제 대회에선 유례가 드문 ‘건성(乾性)’ 우승 소감이었다.

생전 처음 거둔 세계 제패다 보니 뭔가 겸연쩍었던 걸까. 하긴 스포츠나 예능 분야와 달리 바둑 행사에선 우승했다고 감격하고 환호하는 기사는 거의 본 기억이 없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매사 절제하는 자세는 바둑인들의 장점이지만 때론 너무 건조해 보이기도 한다. 아무튼 “국내 대회보다 어렵지 않았다”는 딩하오의 발언은 다소 오만한 느낌이다.

27번째 LG배의 주인이 탄생하는 장면을 함께 따라가 본다. 256으로 차단당하면 257 보강이 절대. 만약 손을 빼면 참고도1~5의 수순으로 우하 쪽 흑귀가 ‘빅’이 된다. 빅은 무가(無家)를 뜻하므로 10집을 그냥 날리는 결과다. 물론 승자와 패자도 바뀐다. 295는 반집 승리를 확인하고 물러난 수. 좌하귀 패를 계속해 굴복시켰으면 흑의 1집 반 승리였다. (278…258, 296…▲)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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