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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빚도 콘텐츠가 되나..이상민→장영란, 전국 채무자랑[Oh!쎈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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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규한 기자]방송인 이상민이 출근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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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 이제는 빚도 콘텐츠가 되고 캐릭터가 되는걸까.

최근 방송에 출연한 연예인들이 '빚' 고백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힘들었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빚을 고백함으로써 불쌍한 이미지를 씌우고, 나아가 예능 캐릭터로 만들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과연 옳은 행위일까.

그룹 룰라 출신 방송인 이상민은 오래 전부터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마다 빚을 내세우며 '빚쟁이' 이미지를 고수해 왔다. 그는 2005년 잇단 사업 실패로 69억에 달하는 빚더미에 앉게 됐다. 그는 2012년 MBC 에브리원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강의'에서 빚이 거의 청산됐으며 210만원짜리 월세집에 거주중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SBS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해 "아직 2년 더 갚아야한다"고 전했다. 이후로 방송마다 빚을 언급하며 '궁상민'이라는 캐릭터를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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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성락 기자] 13일 오후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2023 S/S 서울패션위크 ‘빅팍(BIG PARK)’ 포토월 행사가 열렸다. 방송인 장영란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0.13 /ksl0919@osen.co.kr


사업 동업자들이 낸 빚까지 이상민이 떠안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청자들의 동정을 받은것도 잠시, 빚쟁이 이미지가 장기화 되면서 갖은 논란에 휩싸였다. 월세 200만원짜리 집에 이어 비싼 신발 400켤레를 자랑하는가 하면 지난해에는 으리으리한 2층집으로 이사간 근황을 전했다. 더군다나 2012년부터 10년이 넘는 동안 그가 출연한 예능프로그램만 해도 양손에 꼽기 힘들 정도다. 1년간 그의 수입은 20억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매번 아직 갚을 빚이 남아있다고 하는 그의 모습에 '빚쟁이 코스프레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후 그는 자신의 빚이 악성채무이며, 9억까지 줄어들었던 빚이 다시 16억까지 늘었다고 해명했다. 또 최근 방송된 '미우새'에서는 "올 가을에서 겨울사이, 이상민의 뉴라이프가 시작된다"며 빚 청산을 코앞에 두고 있는 근황을 알렸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눈여겨본 로망 하우스가 있다"며 수십억대 펜트하우스를 구경하는 모습을 공개해 또 한번 시청자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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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민경훈 기자]아티스트 낸시 랭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3.16 /rumi@osen.co.kr


방송인 장영란은 22억 빚 언급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2009년 한의사 남편과 결혼했으며 지난해에는 남편 이름을 내건 한방병원을 개업했다. 장연란 역시 남편의 한방병원에서 경영지원팀 이사로 일하며 그의 일을 돕고 있는 상황. 하지만 병원 수입이 성에 차지 않았던 것일까, 지난해부터 '22억 빚'을 고백하며 힘듦을 호소하고 있다.

장영란은 SBS '돌싱포맨'에 출연해 "(병원 수익이) 마이너스다. 운영비가 부족할수 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지금 22억을 빚졌다. 집 담보 대출을 받은 거다.이게 잘못되면 집이 넘어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남편 역시 "아직 번 게 없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달 방송된 채널A '신랑수업'에서도 "삶이 너무 힘들었다. 육아하고 일하느라 지쳤다"며, "빚이 그렇게 많다는 얘기 들었다"는 말에 "금수저가 아니라 대출을 엄청 받았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집을 담보로 22억을 대출받기란 어디 쉬운가. 그 정도로 고가의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는 뜻이다. 더군다나 장영란 역시 고정프로그램만 여러개에 다양한 광고 모델로 활동중인만큼 그를 향한 부정적인 반응도 뒤따랐다.

팝 아티스트 낸시랭 역시 여러 방송에 출연해 사기 결혼으로 10억원의 빚을 떠안은 사실을 고백했다. 그는 전 남편과 이혼소송을 벌인지 3년만에 승소 판결을 받았지만, 전 남편이 사업 자금 마련 중 생긴 사채 등으로 빚더미에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MBC '라디오스타'에서 낸시랭은 "제 집을 담보로 1금융, 2금융에 이어서 사채까지 끌고가서 제가 사인을 하게 만들었다"며 "사채빚까지 떠안아서 8억원이었는데 지금 9억 8000원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사채 이자만 월 600만원을 부담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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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는 이듬해 SBS플러스 '언니한텐 말해도 돼'에 출연해 하루 세끼 컵라면으로 떼우는 일상을 전했다. 그는 "한남동에서 계속 살다가 처음으로 월세 오피스텔에 살아보게 됐다.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가 100만원"이라며 지금은 오피스텔을 나와 지인의 도움을 받아 공과금만 내며 빈집살이 중이라고 밝혔다. 이후로도 그는 각종 유튜브 웹예능과 MBN '특종세상' 등에 출연해 "10억 원 이상 되는 빚을 갚는 유일한 방법은 나의 꿈을 이루는 것뿐"이라며 작업에 몰두 중인 근황을 알렸다.

또 그는 4억 상금을 내건 채널A 서바이벌 프로그램 '펜트하우스'에 출연해 "4년 내내 이자만 냈다. 사채의 원금을 갚고 싶어서 참가하게 됐다"고 밝히는가 하면, '금쪽 상담소'에 출연해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년간 이자만 갚았다"고 호소하던것과 달리, 수많은 명품 선물들에 둘러싸여 화려한 생일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SNS를 통해 공개해 의문을 자아냈다. 명품옷에 명품가방을 들고 유유자적하게 해외여행을 즐기는 SNS 속 낸시랭과 사채빚에 시달려 원금을 갚기위해 서바이벌 프로그램까지 출연했다는 낸시랭, 어느 쪽을 믿어야할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빚은 누구에게나 있으며 빚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힘들고 가난한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랑거리는 더욱 아니다. 현실에는 원치않게 큰 빚을 떠안고 '진짜' 생활고에 시달리는 이들도 많은데 어찌 쉽게 떠들수 있겠나. 어느쪽에게 있어서도 예능에서 '빚쟁이'에 대해 멋대로 낙인을 찍어버리고 가볍게 소비되는 것이 결코 유쾌할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TV 출연 및 광고 등으로 수백, 수천원대의 돈을 버는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빚이 있다'며 동정을 유발하려 하는 모습은 시청자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저 빚을 '방송용 소재'로 이용하지만 않길 바랄 뿐이다. '패션 가난'이라는 말이 왜 생겨 났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빚 고백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빚이 있어서 있다고 말하는 것이 뭐가 문제가 될까. 더군다나 이미 숱한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힘든 가정환경과 생활고를 고백해 왔다. 다만 이같은 '불행 배틀'도 적절한 '선'을 지킬 필요는 있어 보인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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