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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국민 타자, 28년 만에 이룬 기쁨' 이승엽, 사령탑 데뷔전 짜릿한 끝내기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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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국민 타자와 국민 감독'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개막전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시작에 앞서 이승엽 두산 감독(왼쪽)이 시구자로 나선 김인식 전 두산 감독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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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타자' 이승엽 두산 감독(47)이 천신만고 끝에 사령탑 데뷔전 승리를 거뒀다. 선수 시절 데뷔전에서 쓴맛을 봤던 이 감독은 지도자 생활의 첫 공식 경기부터 연장 승부로 고전했지만 기분 좋게 사령탑의 길에 첫 발을 내디뎠다.

두산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롯데와 개막전에서 연장 11회말 12 대 10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2019년 이후 4년 만에 홈 개막전에 운집한 만원 관중(2만3750 명)에 기쁨을 안겼다.

이 감독은 지난해 11월 두산과 3년 총액 18억 원에 계약했다. 초보 사령탑이지만 한국 프로야구가 낳은 최고 스타에 대한 예우로 5억 원의 파격적인 연봉이 책정됐다. 이 감독은 2017시즌 뒤 현역에서 은퇴했고, 이후 해설위원과 KBO 홍보대사 등으로 활동했다. 코치 경험 없이 곧바로 지휘봉을 잡았다.

경기 전 이 감독은 "28년 전 선수 데뷔전이 잠실이었다"고 회상했다. 1995년 LG와 시즌 개막전에 이 감독은 9회초 대타로 출전해 당시 상대 마무리 김용수로부터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이 감독은 당시 승패 여부를 묻자 "그때는 졌다"면서 "내가 선발로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웃었다. 이어 "오늘은 내가 선발 감독"이라고 강조하면서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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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2023 프로야구 개막전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이 야구팬 들로 가득 차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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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은 좋았다. 두산은 1회말 상대 외국인 선발 댄 스트레일리의 난조 속에 양의지의 적시타 등으로 3점을 먼저 뽑았다.

하지만 이 감독의 사령탑 데뷔전은 녹록치 않았다. 믿었던 선발 라울 알칸타라가 무너졌다. 2020년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알칸타라는 일본에서 뛰다 3년 만에 돌아왔지만 그때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날 알칸타라는 최고 구속 155km를 찍는 등 초반 컨디션은 좋았다. 그러나 2회 전준우에게 불의의 1점 홈런을 맞고 불안감을 안기더니 3회 3점을 내주고 역전을 허용했다. 1사에서 노진혁에게 안타를 맞은 뒤 8, 9번 유강남과 황성빈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고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알칸타라는 안권수에게 2타점, 안치홍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고 고개를 떨궜다. 알칸타라는 잭 렉스에게 또 볼넷을 내줬으나 한동희를 삼진, 고승민을 내야 땅볼로 처리해 간신히 이닝을 마쳤다. 4회만 46개의 공을 던지면서 강판했다. 4이닝 6피안타 4사사구 4실점.

에이스의 조기 강판에 두산은 부랴부랴 불펜을 가동했지만 추가 실점을 막지 못했다. 5회 김명신이 ⅔이닝 3실점했고 이어 등판한 이형범도 1⅓이닝 1실점하며 3 대 8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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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재환(가운데)이 1일 롯데와 홈 개막전에서 7회말 동점 3점 홈런을 터뜨린 뒤 로하스 등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잠실=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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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두산은 뚝심의 팀이었다. 경기 후반 맹추격에 나섰다. 7회 이유찬의 희생타, 호세 로하스의 적시타 등으로 2점을 만회했다.

이어진 2사 1, 3루에서 4번 타자 김재환이 상대 필승 불펜 구승민을 통렬한 동점 3점포로 두들겼다. 볼 카운트 1-1에서 시속 135km 낮은 스플리터를 걷어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8 대 8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시리즈 등에서 숱한 명장면을 만들어냈던 '약속의 8회'에 승부를 걸었다. 선두 타자 양석환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대주자 조수행으로 교체했다. 흔들린 상대 투수 구승민의 1루 견제 악송구에 이어 김인태의 희생 번트로 1사 3루 기회가 만들어졌다.

여기서 이 감독은 다시 작전을 냈다. 초구에 이유찬이 스퀴즈 번트를 댔고, 허를 찔린 롯데는 아웃 카운트도 잡지 못하고 역전 점수를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롯데도 똑같이 상대 실수에 편승해 동점을 만들었다. 9회초 선두 타자 유강남이 두산 마무리 홍건희로부터 볼넷을 골라냈고, 대주자 신윤후가 폭투 때 2루에 이어 황성빈의 희생 번트 때 3루까지 갔다. 두산에서 이적해온 안권수의 우중월 3루타로 9 대 9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연장 11회초에는 렉스가 두산 이병헌으로부터 우전 적시타로 10 대 9 리드를 만들었다.

하지만 두산은 11회말 경기를 끝냈다. 정수빈, 허경민의 연속 안타에 이어 로하스가 롯데 우완 문경찬으로부터 화끈한 끝내기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 감독은 28년 전 선수 시절에는 이루지 못했던 데뷔전 승리를 사령탑이 돼서야 거뒀다. 감독이 결코 쉽지 않다는 교훈을 얻은 가운데 힘차게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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