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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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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희 잠재운 SK표 마네킹, 변준형은 어떻게 바라봤나…“충분한 자극제, 이겨낼 것” [KBL 파이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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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자극제가 됩니다. 이겨내야 할 부분이기도 하고요.”

안양 KGC의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1위를 이끈 에이스는 단연 변준형이다. 4년 전 신인이었던 그는 4년 후 MVP 경쟁을 하는 선수가 됐다. 그리고 이제는 통합우승을 이끌 주인공이 될 차례다.

23일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 후 KBL 센터에서 만난 변준형은 최대한 진지하게 이번 챔피언결정전을 바라봤다. 1년 전 준우승의 아쉬움을 안겨준 SK, 그리고 자신을 제치고 MVP가 된 김선형과의 승부에 집중한 듯한 모습이었다.

매일경제

안양 KGC의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1위를 이끈 에이스는 단연 변준형이다. 4년 전 신인이었던 그는 4년 후 MVP 경쟁을 하는 선수가 됐다. 그리고 이제는 통합우승을 이끌 주인공이 될 차례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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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준형은 “지난 시즌과 올 시즌의 난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몇 단계는 분명 성장했다고 느끼고 있다. 공격을 해야 할 때, 패스를 줘야 할 때, 경기 운영을 해야 할 때를 확실히 선택할 수 있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변준형은 본인의 말처럼 경기 흐름을 스스로 가져갈 수 있는 급의 선수가 됐다. 대표적인 예가 고양 캐롯과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2차전 충격 패배 후 절치부심한 그는 대혈전 끝 승리를 이끌며 시리즈 분위기를 바꿨다. 완벽 그 자체였다. 앞서 언급한 공격과 패스, 그리고 경기 운영 등 세 박자가 모두 맞았다.

승리 후에도 기뻐하지 않고 오히려 화가 난 듯한 변준형의 모습은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묻자 “화가 나야 경기가 잘 되는 것 같더라(웃음). 스스로 화를 많이 내려고 했다. 모든 것에 화를 내며 경기를 했는데 뭔가 잘 풀렸다. 집중력을 키우는 하나의 방법이라고도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선 김선형을 넘어서야 할 변준형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선 큰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불과 1년이 흘렀을 뿐인데 벌써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다만 김선형과 직접 매치업이 될 순간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다. 김상식 KGC 감독은 정상적인 매치업, 전희철 SK 감독은 전문 디펜더들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물론 김 감독 역시 상황에 따라 매치업 변화를 줄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변준형과 김선형의 일대일 승부는 사실 보기 힘들다.

변준형은 “만약 직접 붙게 된다면 진지하게 임할 것이다. 다만 캐롯전에서 (배)병준이 형과 (박)지훈이 형이 (이)정현이를 괴롭혔듯 이번에도 큰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한다”며 “수비에서 큰 힘을 발휘해주는 형들이 있기에 체력을 세이브하면서 공격에 집중할 생각이다. 지난 시즌보다 확실히 분위기가 좋고 또 자신감이 있다. 1년 전보다 더 재밌는 시리즈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배병준과 박지훈이 김선형 수비의 핵심 카드라면 변준형 역시 최원혁을 시작으로 최성원, 오재현의 집중 견제를 이겨내야 한다. 특히 오재현을 경계해야 한다. 전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에서 그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네킹 도발’을 한 이관희를 완벽히 막아낸 SK의 마네킹들이 이번에는 변준형을 노리고 있다.

변준형은 “SK 마네킹 선수들…. 너무 잘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부터 최원혁, 오재현 선수와 워낙 많이 붙어봤기 때문에 그들이 얼마나 열심히 하고 또 준비해서 나오는지 알고 있다. 나라면 마네킹이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웃음)”라며 “그들의 수비에 자극을 받는다. 충분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되기에 재밌을 것 같다. 이겨내겠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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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MVP를 놓친 변준형이지만 파이널 MVP가 된다면 동국대 출신으로서 첫 번째 주인공이 된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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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변준형의 농구 인생에서 전문 디펜더와의 승부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워낙 인정받은 유망주였던 만큼 상대의 집중 견제가 당연했다. 대학 시절까지만 하더라도 전문 디펜더들의 적극적인 몸싸움, 그리고 기싸움에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변준형은 오로지 농구로 그들을 이겨내고 있다.

변준형은 “나를 막는 선수들이 터프하게 다가올 것이란 건 알고 있다. 그걸 전제한 다음 플레이하는 것에 익숙하다. 신경전에 힘을 쏟는 것보다는 다른 플레이에 집중하다 보니 예전 모습은 나오지 않는 것 같다. 물론 힘든 건 사실이다”라며 “SK 같은 경우 오재현 선수가 막다가 적응이 됐다 싶으면 다른 선수가 나와서 막는다. 그런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변준형은 올 시즌 KGC가 반드시 우승해야 할 이유 역시 전했다. 그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가 되는 선수들이 있고 (양)희종이 형은 은퇴한다. 나 역시 군대에 간다. 그래서 올 시즌이 아니면 팀이 또 언제 우승할 수 있을지 모른다”며 “이번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이유다. 오마리(스펠맨)도 다른 데 갈 수 있지 않나(웃음). 우리가 꼭 우승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새로운 역사에도 도전하는 변준형이다. 동국대 출신 선수 중 파이널 MVP를 차지한 이는 아무도 없다. 동국대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고 평가할 수 있는 김승현조차 정규리그 MVP는 있으나 파이널 MVP는 없다. 정규리그 MVP를 놓친 변준형이지만 파이널 MVP가 된다면 첫 번째 주인공이 되는 셈이다.

변준형은 “우리가 올 시즌 기록의 팀이 아닌가. 여러 기록을 많이 세우는 팀의 선수답게 또 한 번 기록을 세우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신사(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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