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는 2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81-70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66.7%(8/12)의 우승 확률을 차지했다.
KGC의 귀중한 3차전 승리에는 오세근의 압도적인 활약, 그리고 후반 들어 폭발한 오마리 스펠맨의 지분이 확실했다. 그러나 승부처 때마다 벤치의 선택이 항상 옳았던 것 역시 큰 힘으로 다가왔다.
승부처에서 내린 2번의 결단, 김상식 감독은 옳았다.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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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 벤치, 그리고 김 감독은 이날 2번의 결단을 내렸다. 첫 번째는 대릴 먼로의 조기 투입, 그리고 2번째는 변준형 대신 박지훈을 중용한 것이다.
KGC의 1쿼터 시작은 좋지 않았다. SK는 김선형의 공격 루트에 변화를 줬고 KGC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그렇게 끌려가기 시작해 5-18, 13점차까지 밀렸다.
문제는 확실했다. 스펠맨의 공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동안 KGC가 패배하는 패턴이 그대로 나타난 것. 이때 KGC 벤치가 바쁘게 움직였다. 그리고 스펠맨 대신 먼로가 투입됐다.
도박수였다. 먼로의 공격, 그리고 경기 운영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자밀 워니에 대한 수비가 제대로 될지는 미지수였다. 이 모든 우려를 우습게 만들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먼로는 1쿼터 종료까지 남은 2분 29초 동안 경기 흐름을 아예 바꿔버렸다.
먼로는 영리했다. 스펠맨을 상대로 플로터만 시도하던 워니가 자신에게 림 어택을 시도하자 힘으로 밀어냈다. 수비를 통해 분위기를 바꾼 그는 배병준의 득점을 돕더니 직접 공격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3점슛까지 성공한 먼로는 13점차를 4점차(14-18)로 좁힌 채 1쿼터를 끝냈다.
KGC는 2쿼터에도 먼로로 이어갔다. 기대에 부응한 그는 적극적인 리바운드로 SK의 좋은 흐름을 끊었고 2, 3차 공격을 성공시키며 추격전을 이끌었다. 리온 윌리엄스 카드로 맞불을 놓은 SK에 잠시 고전하기도 했지만 사실상 경기가 끝날 뻔했던 위기를 일단 대등한 상황으로 만들어놓은 활약은 박수받아 마땅했다.
김상식 KGC 감독은 29일 잠실 SK와의 챔프전 3차전서 승리한 후 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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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로가 바꾼 흐름은 후반부터 등장한 스펠맨이 상승 분위기로 가져갔다. 3쿼터 중반까지 단 1점도 넣지 못했던 그는 워니를 상대로 내외곽을 오가며 득점력을 폭발, 역전 3점슛을 비롯해 승리로 굳히는 득점 세례를 이어갔다.
여기에 승부에 쐐기를 박은 선택은 변준형 대신 박지훈을 밀어붙인 것이었다. 챔피언결정전 내내 자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한 변준형. 3차전에선 2점에 그치는 최악의 야투 난조에 빠졌다. 김 감독은 이때 박지훈을 투입했고 후반 내내 코트 위에 세웠다. 이 선택도 쉽지 않았다. 변준형은 결국 KGC가 통합우승하기 위해선 반드시 터져줘야 하는 핵심 자원. 그런 그를 배제하고 박지훈을 내세운 건 그만큼 강심장이 아니면 쉽지 않은 일이었다.
박지훈은 제 몫 이상을 해냈다. 타이트한 앞선 수비를 펼쳤고 여기에 김선형을 상대로 활발한 공격을 펼치며 체력 소모를 크게 했다. 심판이 놓친 앤드원 플레이를 비롯해 김선형과 허일영을 상대로 성공한 2번의 플로터는 하이라이트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김 감독이 3차전에서 보여준 2번의 결단은 분명 날카로웠다. 모든 순간이 때를 놓쳤을 때 패배로 이어질 수 있었을 정도로 위태로웠다. 그러나 김 감독은 항상 옳은 선택을 했고 그렇게 승리를 이끌었다.
창단 이후 2번째 통합우승까지 단 2걸음을 남겨둔 KGC. 김 감독이 3차전에서 보여준 날카로움이 4, 5차전에도 이어진다면 잠실에서 우승을 자축할 자격이 주어진다. 최대 승부처가 될 수 있었던 3차전을 가장 이상적으로 승리한 그들이다. 분위기는 확실히 가져왔다.
[잠실(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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