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하는 문성곤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농구 챔피언 안양 KGC인삼공사의 포워드 문성곤이 9일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열린 FA 설명회에 참석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5.9 pual07@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 센터 심판교육장에서는 전날부터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설명회가 열렸다.

복잡한 FA 제도에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이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하도록 KBL이 마련한 교육의 장이다.

에이전트 제도가 자리 잡지 못한 프로농구에서 선수와 구단 간 정보 비대칭을 완화하자는 취지도 담겨 있다.

이 자리를 찾은 선수들은 프로농구 이적 제도에 대해 평소 가지고 있던 의문점을 거침없이 질문했다.

수원 kt의 간판 포워드인 양홍석은 FA 신분이 됐다면 해외 구단으로 이적도 자유로워지는지 물었다.

필리핀 등 아시아쿼터 제도로 우리나라를 밟은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반대의 경우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현행 제도상 FA 신분이 됐다고 해외 구단과 덜컥 계약하면 국내 선수 자격이 정지되는 사태를 감수해야 한다.

원소속팀과 동행하지 않기로 한 뒤 한 곳이라도 국내 팀에 영입 제안을 받았다면, 이를 무시하고 해외 진출을 강행할 시 '입단 거부 선수'가 돼 5년간 국내 선수 자격을 잃는다.

설명회 강연자로 나선 김성태 KBL 사무차장은 "예컨대 FA로서 일본에서 제안이 왔다고 하면 가도 된다. 그런데 이럴 경우 우리 제도권에서는 제한이 생긴다"며 "우리 리그로는 (당분간) 못 돌아오게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인터뷰하는 양홍석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농구 수원 kt의 양홍석이 9일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열린 자유계약선수(FA) 설명회에 참석해 인터뷰하고 있다. 2023.5.9 pual07@yna.co.kr

김 사무차장은 "이런 제도적 장치는 나라마다 어느 정도는 갖추고 있는 부분"이라며 '임의해지' 신분을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임의해지는 '보류권'을 가진 구단이 소속 선수를 묶어놓는 규정으로, 이에 해당하는 선수는 구단 동의가 없으면 타 팀으로 이적이 불가능하다.

본래 구단이 선수에게 불이익을 주는 수단으로 사용됐던 제도의 맥락과 달리, KBL에서는 해외 진출 시 선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제도를 통해 원소속 구단과 계약을 일시 중단한 후 해외팀에 입단할 수 있다.

실제로 이대성(한국가스공사)이 울산 현대모비스에 몸담았던 2017년 임의탈퇴 신분으로 미국프로농구(NBA)의 하부리그인 G리그에 도전한 바 있다.

김 사무차장은 "(해외 진출을 원할 시) FA 기간 (구단과 이 문제와 관련된) 협상을 하라. 계약을 해서 구단에 적을 두고, 임의탈퇴를 통해 해외에 다녀오겠다고 (구단과) 협의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다만 FA라도 결국 국내 구단과 '협의'가 전제돼야 외국 리그 진출도 가능한 현실이 '자유계약'이라는 명칭에 걸맞은지는 따로 평가하지 않았다.

FA로 이적할 시 구단 간 '보상'을 주고받는 제도에 대해서는 안양 KGC인삼공사의 포워드 문성곤이 의구심을 표했다.

KBL 로고 [KBL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문성곤은 "이런 보상이 발생하는 게 선수들의 이동에 제약이 될 수 있는데 이게 '자유'인가 싶다"고 말했다.

김 사무차장은 "보상이 생기는 경우는 보수 순위 30위 이내의 'A급 선수'이면서 만 35세 밑으로 아직 전성기라고 평가되는 선수"라며 "구단이 그 선수를 성장시키는 데 보상의 차원이기도 하고, 프랜차이즈 (대표) 선수와 협상에서 그 구단에 약간의 우선권을 주자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들의 타 구단으로 이적에 제한이 생기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구단 쪽에서 순기능을 발휘하기 위한 제도로 프로농구 원년부터 있었다"며 "시간이 갈수록 보상의 수준이 완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KBL이) 타 단체, 다른 나라 등의 이 부문을 많이 연구해왔다"며 "미국프로농구(NBA)에도 제한적 FA·비제한적 FA가 있는 등 나라마다 원소속 구단에 대한 보호장치가 있다. 우리나라는 이런 방식으로 그런 제도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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