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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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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학폭 피해→AFC 챔피언.. UFC 도전하는 김상욱 “영어 인터뷰 위해 틈틈이 공부했죠” [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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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UDT 출신 파이터 김상욱은 시련을 이겨내고 비상을 준비 중이다. 김동현 제자로 시작해 AFC 웰터급 챔피언까지 오른 그에게 학교 폭력 피해, 흉기 피습 사건 등 시련도 있었다. 하지만 성실함과 강인한 정신력으로 UFC라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김상욱(29·하바스MMA)은 오는 27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실내 체육관에서 열리는 ‘로드 투 UFC’ 시즌 2 준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그는 UFC 무대 도전을 위해 22일 싱가포르로 출국한다.

상대는 지난 5월 홍성찬을 꺾고 올라온 롱주(23·중국)다. 롱주는 참가 선수들 중 유일하게 UFC에서 뛰었으며 당시 1승 2패라는 성적으로 방출됐던 파이터다. 김상욱은 롱주에 대해 “UFC에서 뛰었던 경험이 있고, 23승 5패인 스트라이커 스타일이다. MMA적으로 여러 가지를 섞어서 경기를 운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번과는 다른 부분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를 약 2주 앞둔 현재, 김상욱은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다. “지금 80% 정도다. 나쁘지 않고 몸무게도 순조롭게 잘 빠지고 있다. 저번에는 힘들게 뺐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수월하게 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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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이 지난해 4월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열린 ‘AFC 19’ 웰터급 잠정타이틀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스승 김동현과 기뻐하고 있다. 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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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팀스턴건이 아닌 하바스MMA 소속이다. 지난 6월 ‘스턴건’ 김동현은 유튜브 채널 댓글창을 통해 “저와 10년을 동고동락했던 이정원 관장이 이끄는 하바스MMA 선수들에게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린다. 팀스턴건 선수들은 이제 하바스MMA 선수다. 팀스턴건은 짧은 기억과 함께 사라진다”라고 한 바 있다.

김상욱은 “김동현 관장님께서 가르쳐 주실 때도 좋았지만 아무래도 좀 바쁘셨다. 이정원 관장님께서 같이 옆에 있으니까 좀 더 좋았던 부분이 있다. 김동현 관장님은 이제 형님으로서 저희를 잘 지원해 주셔서 더 좋아진 것 같다. 부족한 부분을 이정원 관장님께서 잘 채워주시지 않았나”라고 전했다.

이어서 “그래도 체육관에는 매일 오신다. 어제도 뵀다”라며 이번 경기를 앞두고 “‘체력을 많이 쓰는 경기를 해라’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롱주와의 대결을 앞두고 같은 소속인 송영재, 윤창민, 고석현이 많은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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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은 성실함이 강점인 파이터다. 지난 5월 열린 오프닝 라운드 마루야마 카즈마전 승리 이후 직접 영어로 인터뷰 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심심할 때 고등학교 때 풀던 문제집으로 한두 문제씩 풀어본다”라며 “외국 인터뷰를 들을 때도 자막을 켜고 볼 때도 있고 안 켜고 볼 때도 있다. 외국 유튜브는 자막이 없는 것도 있다. 그런 걸 보면서 자의적으로 해석한 다음 자막 켜고 본다. 영어를 잘하는 건 아니지만 눈치로 알아듣고 한다”라고 밝혔다. 평소 취미도 달리기와 책 읽기라고.

우승해서 UFC에 진출한다면 본인만의 강점이 무엇일지에 대해 ‘용기’를 꼽았다. 그는 “김동현 관장님께서 제가 데뷔하기 전에 ‘뭘 잘한다’ 이렇게 선수마다 짚어주셨다. 보통 펀치력이 좋다, 킥이 좋다, 그래플링이 좋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저한테는 ‘용기’라고 하시더라”라며 웃었다. “다른 선수보다 용기가 조금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대중에게는 특수부대 UDT 출신으로 잘 알려져 있다. 채널A ‘강철부대’ 등 방송에도 출연하며 강인한 인상을 남겼던 그에게도 아픔은 있었다. 김상욱은 스포츠서울과의 통화에서 학교폭력을 당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저도 몰랐었는데 얼마 전에 일기를 보고 알았다. 제가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학교폭력을 당했더라. 친구들과는 잘 지냈지만 일진 무리들이 마음 놓고 괴롭혔다. 급식 시간에 줄을 서 있으면 일진 무리들이 제 뒤에 4~5명이 섰다. 뒤에 있는 애가 뒤통수를 퍽 치고 제가 뒤를 돌아보면 걔는 자기가 안 그랬다면서 자기 뒤에 있는 애를 가리키고, 그 애는 또 자기 뒤에 있는 애를 가리키는 식이다. 저한테 숙제 해오라고 시킨 적도 있다. 그러다 보니까 강함을 동경해서 UDT도 다녀오고 격투기 선수도 하게 됐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AFC 웰터급 챔피언에 오르기까지의 과정도 쉽지 않았다. 이겨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김동현 전 관장이었다고. 김상욱은 “저는 스스로를 못 믿었는데 관장님께서 믿어주셔서 제가 저를 좀 더 믿을 수 있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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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로드 투 UFC’ 시즌 2 오프닝 라운드를 앞두고는 한쪽 눈썹을 밀어 화제를 모았다. 훈련 과정에서 안 풀리는 부분들, 개인적으로 힘든 부분들로 마음고생을 했던 김상욱은 마음을 다잡기 위해 한쪽 눈썹을 밀었다. 극진공수도 창시자 최배달(최영의)이 산에 들어가 마음을 다잡기 위해 눈썹을 밀었다는 일화를 떠올렸다고.

현재는 많이 자라서 원상 복귀됐다며 “그만큼 힘든 일이 있거나 하면 다시 한번 정신 차리려고 밀 수는 있을 것 같다. 그게 아니면 특별하게 밀지는 않을 것 같다. 보여주려고 민 건 아니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터닝 포인트가 됐던 경기로, 지난 2020년 8월에 열렸던 ‘AFC 14’ 오호택과의 경기를 꼽았다. 또한 “박재현과의 ‘AFC 20’ 라이트급 타이틀전 이후로 반등했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마음가짐은 항상 비슷했다. 베트남에서 경기했을 때(‘AFC 21’)랑 한국에서 로드 투 UFC 가기 전 경기했을 때 그렇게 훈련을 많이 못하고 나갔다. 전적이 얼마 안 된 상대였는데 제가 완벽하게 제압해서 이긴 게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훈련을 열심히 하고 나가야겠다는 걸 느끼게 해준 경기였다”라고 전했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에 대해 “성실한 선수로 알려지고 싶다”라며 “스스로가 강하다고 남들을 내리깔아서 제가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남들을 비난하면서 끌어내리고 싶지 않다. 열심히 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상욱은 팬들에게 “저를 보고 힘을 얻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제가 그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경기하겠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당장 앞의 결과도 알 수 없지만 제가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맞이할 수 있도록 하겠다. 목표가 행복이라기보다는 준비하는 과정이 행복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은 것 같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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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이 ‘로드 투 UFC’ 시즌 2 준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출처 | 김상욱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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