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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류현진 저평가 아쉬움 달래나… “이제 다른 레벨 됐다” 美 매체 선정 MVP ‘TOP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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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어깨 수술 여파에서 극적으로 재기한 류현진(36토론토)은 2019년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재수를 선택했다. 당시 소속팀이었던 LA 다저스의 퀄리파잉오퍼(보상FA선수자격)를 수락하고 1년 계약을 했다.

어깨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됐다는 증거가 아직 부족했다. 2017년 126⅔이닝을 소화했지만 평균자책점은 3.77이었고, 2018년은 평균자책점 1.97의 호투를 펼쳤지만 이런 저런 사정에 82⅓이닝 소화에 그쳤다. FA 시장에서 제값을 받기 위해서는 신체적으로나 투구적으로나 건재를 과시해야 했다. 그리고 류현진은 딱 한 번의 기회였던 2019년, 그것을 제대로 살리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시즌 초반부터 완벽에 가까운 피칭으로 치고 나간 류현진은 2019년 182⅔이닝을 던졌다. 이는 메이저리그 첫 시즌이었던 2013년(192이닝) 이후 가장 많은 이닝 소화였다. 여기에 투구 내용도 빼어났다. 29경기에서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것이다. 한국 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경사 중 경사였다. 한국인 투수 중 이런 성적을 낸 선배들은 아무도 없었다.

류현진은 2019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제이콥 디그롬(당시 뉴욕 메츠)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도 한국인 선수 역사상 처음으로 ‘TOP 10’ 진입의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사실 메이저리그 투표 인단들은 MVP 투표에서 야수 우선이다. ‘매일 경기에 나가는 선수가 더 가치가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래도 사이영상 2위 투수이니, MVP 투표에서도 10위 내 진입을 기대하는 건 무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MVP 투표는 다소 심심했다. ‘TOP 10’은커녕 15위 안에도 들어가지 못한 것이다. 당시 내셔널리그 MVP 투표는 수상의 영예를 안은 코디 벨린저(당시 LA 다저스)를 비롯, 1위부터 9위까지가 모두 야수였다. 야수 초강세였다. 2019년 사이영상을 수상한 디그롬이 10위에 턱걸이하는 데 그쳤으니 류현진이 ‘TOP 10’에 들어갈 구멍이 없었다.

오히려 13위에 잭 플래허티(세인트루이스), 15위에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가 오르며 사이영상 투표에서는 류현진보다 뒤처졌던 선수가 MVP 투표에서는 앞서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이 투표에서 류현진이 저평가됐다는 것은 분명했다. 류현진은 2020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를 기록했으나 MVP 투표에서는 13위에 그쳐 역시 ‘TOP 10’ 문턱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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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류현진의 저평가 아쉬움을 김하성(28샌디에이고)이 달랠 수 있을까. 일단 가능성은 보인다. 올 시즌 공수주에서 대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하성은 최근 현지 언론의 MVP 투표 명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물론 무키 베츠(LA 다저스)나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처럼 최유력 후보까지는 아니다. 5위 내 입성을 점치는 시각도 크지 않다. 그러나 10위 내를 기준으로 하면 꽤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게 현지 언론의 예상이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블리처리포트’도 8월 31일(한국시간) 현시점 선정한 MVP 투표 ‘TOP 10’ 명단의 끝자락에 김하성의 이름을 넣었다. 10위에 선정한 것이다. ‘블리처리포트’는 ‘KBO리그에서의 화려한 경력 이후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세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그의 경기력을 다른 레벨(another level)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블리처리포트’는 김하성이 올 시즌 공격에서 뚜렷한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 시즌인 2021년에는 리그 평균 이하의 공격력, 2022년에는 평균 수준의 공격력으로 평가받은 김하성은 올해 평균보다 더 뛰어난 득점 생산력을 인정받고 있다. 31일 현재 129경기에 성실하게 나가 타율 0.278, 17홈런, 51타점, 76득점, 29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09를 기록 중이다.

구장 보정 효과를 거친 조정 OPS는 127이다. 리그 평균보다 27% 더 좋은 OPS를 기록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이 수치는 106이었고, 2021년은 73이었다. 2년 사이 54나 상승했다. 김하성의 가파른 공격 상승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블리처리포트’는 이런 공격 성적을 언급하면서 ‘그를 야구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선수 중 하나로 만든 것은 그의 수비력이다. 2루, 유격수, 3루에서 모두 플러스 수비 기준을 가진 선수다’면서 ‘그는 6.2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선수다. 그것은 내셔널리그에서 세 번째로 높은 점수’라면서 김하성을 주목해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역설했다.

이 매체가 기준으로 삼은 WAR 순위는 ‘베이스볼 레퍼런스’를 기준으로 했다. 수비 가중치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매겨지는 이 매체의 집계에서 김하성은 무키 베츠(7.6),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6.5)에 이은 내셔널리그 3위다. 메이저리그 전체를 따져도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10.0)이 더 추가돼 김하성이 4위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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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 WAR에서는 조금 더 공신력이 있다고 평가되는 ‘팬그래프’의 WAR 집계에서도 상위권인 것은 분명하다. 31일 현재 4.8의 WAR을 기록해 야수 중에서는 전체 10위, 내셔널리그에서는 6위에 올라있다. 김하성은 리그 평균보다 28% 좋은 득점 생산력을 보유 중이며, 수비에서도 정상권 수치를 찍고 있다.

김하성이 상대적으로 공격에서 빛이 나는 선수는 아니라 MVP 투표에서도 다소간 저평가될 가능성은 꽤 크게 존재한다. 다만 최근 투표인단도 기존의 클래식 기록뿐만 아니라 세이버 매트릭스 기록도 꽤 참고하는 편이다. WAR이 대표적이다. 그런 측면에서 ‘베이스볼 레퍼런스’, ‘팬그래프’ 양 기관에서 모두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는 김하성의 이름은 투표인단의 판단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가능성이 있다. 이제 이 기세를 끝까지 이어 가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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