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류현진이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구세주’가 됐다.

류현진은 2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1피홈런 2볼넷 2실점 3탈삼진으로 호투했다. 불펜진이 리드를 지키지 못해 류현진의 4승은 불발됐지만, 토론토는 13-9로 이겼고 2연승을 내달렸다.

해발 1600m 고지대에 위치한 쿠어스필드는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공기 밀도가 낮아 타구가 저항을 덜 받고,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는 환경이다. 류현진도 LA 다저스 시절 쿠어스필드에서 피장타율 0.667로 고전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3회를 제외하면, 류현진은 상대 타선에 장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엘로리스 몬테로에게 투런포를, 에제키엘 토바에게 좌측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를 맞은 게 전부였다. 류현진은 땅볼을 유도하거나 삼진을 솎아내며 마운드를 지켰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은 류현진은 건강하게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6경기에서 29이닝을 소화했고 3승 1패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2.48에 불과하다. 1년 공백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모습이다.

류현진이 등판하는 경기는 토론토의 승리로 이어진다. 복귀전이었던 지난달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류현진은 5이닝 9피안타 1피홈런 1볼넷 4실점을 기록했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한 데다 불펜진이 대량 실점하면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 경기를 제외하면 류현진 등판일에 토론토는 모두 승리했다. 류현진 등판은 토론토 승리 공식이 됐다.

류현진의 활약 속에 토론토는 2일 기준 74승 61패 승률 0.548을 기록.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에 랭크됐다.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는 4위에 올랐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려면 최소 3위에 들어야 하는데, 토론토는 텍사스 레인저스(75승 59패 승률 0.560)에 1.5경기 뒤져 있다.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토론토는 류현진이 있어 더 밝은 미래를 그릴 수 있다. 알렉 마노아가 부진 끝에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탈한 상황이라, 류현진의 존재감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탄탄한 마운드를 구축한 토론토는 타선이 더 분발한다면, 시즌 마지막 순간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두고 경쟁을 벌일 수 있을 전망이다.

올 시즌을 마치면 류현진은 FA 자격을 얻는다. 지난 2020년 맺은 4년 총액 8000만 달러 계약이 끝이 난다. 류현진이 토론토와 동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류현진은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더 많은 추억을 쌓고 싶은 욕심이 크다. 올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류현진은 “복귀 후 동료들과 10월까지 경기를 하고 싶다”며 토론토 소속으로 포스트시즌을 함께 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류현진의 바람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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