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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와 경기에서 선발 이지강의 호투와 문보경의 연타석 홈런에 힘입어 4-3으로 이겼다.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LG(75승47패2무)는 2위권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으며 자력으로 매직넘버 하나를 더 줄였다. 최근 5연승을 기록했고, 광주 KIA전 약세도 지웠다. 반면 5위 싸움에 갈 길이 바쁜 KIA(60승58패2무)는 6연패에 빠지며 위기를 자초했다.
LG는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이 “잘 던져야 하는데…”라며 애를 태웠던 선발 이지강이 5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프로 데뷔 후 1군 첫 승을 선발승으로 장식하는 기쁨을 맛봤다.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45㎞ 정도로 빠르지 않았지만 적극적인 승부를 펼치며 KIA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도한 끝에 힘으로 이겨내는 쾌거를 거뒀다.
이지강의 승리를 지켜야했던 불펜은 고우석의 활약이 돋보였다. 4-0으로 앞선 6회 김진성이 1이닝 1실점, 7회 백승현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가운데 8회 투입했던 최동환이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2점을 내줘 1점차로 쫓겼다. 하지만 4-3으로 앞선 8회 무사 1루에서 최동환을 구원한 고우석이 추가 실점 없이 남은 이닝을 마무리하며 LG가 이길 수 있었다.
타선에서는 문보경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이날 선발 6번 3루수로 출전한 문보경은 2회 결승 솔로포에 4회 결정적인 3점 홈런을 터뜨리며 KIA 선발 양현종을 무너뜨리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문보경의 개인 첫 연타석 홈런이 아주 중요한 순간 터져 나왔다. 문보경은 이날 홈런 두 방으로 4타점을 뽑아내는 등 4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나머지 타자들의 활약이 그렇게 빛이 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홍창기가 볼넷 2개를 고르며 분전했고 신민재도 안타 하나를 치며 감을 이어 나갔다. 오스틴이 4타수 1안타, 김현수가 4타수 1안타, 오지환이 3타수 1안타 1볼넷으로 안타 하나씩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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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은 이날 포심 38구(최고 146㎞, 평균 141㎞)을 비롯, 슬라이더(25구), 체인지업(14구), 커브(5구) 등을 이용해 완급조절을 했다. 실제 홈런 이외에는 좋은 투구로 LG 강타선을 막아서기도 했다. 문보경에게 당한 일격이 너무 뼈아팠다. 타선 지원도 받지 못했다.
불펜은 8회 김대유와 전상현이 나눠 들었고, 9회는 최지민이 깔끔하게 막아내며 타선 지원을 기다렸으나 결국 응답은 없었다.
타선은 무기력했다. 전날 15안타를 치고도 4점에 그치는 등 전체적인 응집력에서 문제를 드러냈던 KIA 타선은 이날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 갔다. 7회까지 6개의 안타를 쳤지만, 단 1득점에 그쳤고 그마저도 그 1득점은 최형우의 홈런 한 방에서 나왔다. 지독한 응집력 부족이었다. 8회 찬스에서 경기를 뒤집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9회 1사 1,3루에서는 그 발 빠른 김도영이 병살을 치는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최형우가 홈런 하나를 포함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고, 3번 나성범이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지만 타선에 불이 붙지 않았다. 리드오프 최원준이 5타수 3안타, 김도영이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5번부터 9번 타순은 안타가 거의 없었다. 대타로 경기 중간에 들어간 김태군이 안타 하나를 친 게 7회까지의 성과 전부였다.
▲ 경기 전 KIA에 들려온 희소식, LG는 85승을 이야기하다
연패에 빠진 KIA지만 그래도 경기 전 희소식 하나는 있었다. 바로 손가락 인대 부상으로 빠진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타격 훈련을 재개했다는 소식이었다. 박찬호는 지난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5회 유격수 땅볼을 친 뒤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왼쪽 네 번째 손가락을 다쳤다. 다행히 오른손이 아니라 주루와 수비는 가능해 1군 엔트리에는 남았지만, 정상적인 타격이 되지 않는 이상 선발 복귀는 불가능했다.
하지만 18일 실내에서 가볍게 타격 훈련을 한 뒤 통증이 생각보다 심하지 않았고, 19일에는 야외에서 역시 가볍게 훈련을 했다. 통증이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박찬호는 스스로 경기 출전에 대한 의욕을 드러내기도 했다. 늦어도 다음 주에는 선발 출장이 가능한 흐름으로 KIA에 한가닥 위안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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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양현종은 올 시즌 23경기에서 7승9패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 중이었고, 최근 5경기에서는 2승3패 평균자책점 4.25로 약간은 들쭉날쭉한 페이스였다. 올 시즌 LG를 상대로는 3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4.32의 성적이었고, 통산 LG전 72경기에서는 27승13패 평균자책점 3.17로 강한 면모가 있어 기대를 모았다.
주말 SSG와 시리즈를 모두 이기며 신바람을 낸 LG는 연승 기세로 광주에 왔다. 2위 kt가 어제 한화에 져 2위와 격차는 6.5경기로 벌어진 상황이었다. 여유가 생겼다. 다만 광주 KIA전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 양상이 있어 염경엽 LG 감독은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염 감독은 남은 21경기에서 12승 이상을 거둬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짓겠다는 계산을 드러냈다. 못해도 11승을 거둬 85승을 하면 정규시즌 우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이번 주 로테이션은 19일 이지강을 시작으로 20일 김윤식, 21일 케이시 켈리, 22일 이정용, 23일 임찬규, 24일 최원태 순으로 예고했다.
선발 라인업은 큰 변동이 없었다.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박해민(중견수)의 주전 라인업은 거의 일치했다.
선발 이지강은 시즌 9번째 선발 등판이었다. 올해 시즌 8번의 선발 등판에서 32이닝을 던지며 3패 평균자책점 5.34를 기록 중이었다. 다만 최근 5경기 평균자책점이 1.54로 좋았고, 올 시즌 KIA를 상대로 한 2경기 3⅓이닝 동안에는 실점이 없었다는 점에서 기대가 걸렸다.
▲ 이지강에 홀린 KIA 타선, 문보경의 장쾌한 한 방
사실 선발 매치업에서는 양현종 쪽이 유리해 보였다. KIA 타선이 전날 4득점에 그치기는 했지만 15안타를 터뜨린 만큼 감도 살아 있었다. 결국 이날 경기는 이지강이 초반에 KIA 타선을 어떻게 묶느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다. 이지강이 잘 던지면 LG는 어제 하루를 쉰 불펜을 동원해 승부를 걸어볼 수 있었다. 반대로 그렇지 않으면 LG도 다음 경기를 생각해야 할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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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LG가 먼저 점수를 뽑았다. 2회 2사 후 문보경이 양현종의 2구째 144㎞ 포심이 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맞는 순간 양현종이 그대로 멈춰섰을 정도로 잘 맞은 타구가 우측 담장을 그대로 넘겼다.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였다. 문보경의 시즌 9호 홈런이었다.
득점 지원을 받은 이지강은 더 힘을 냈다. 사실 삼진을 여러 개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구위는 아니었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KIA 타자들과 정면 승부를 벌였고, 이것이 통했다. KIA 타자들도 적극적으로 맞불을 놨지만 이지강의 공이 강했다. KIA는 2회 소크라테스가 좌익수 뜬공, 황대인이 포수 땅볼, 한승택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지강의 2회 투구 수는 10개였다.
3회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김규성과 최원준을 차례로 뜬공 처리했다. 이후 김도영에게 볼넷, 나성범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1,2루에 몰렸지만 최형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불을 껐다.
그러자 LG는 1-0으로 앞선 4회 양현종을 한 방에 좌절시켰다. 선두 신민재가 좌전 안타를 쳐 포문을 열었다. 이후 양현종이 계속 땅볼을 유도했는데 병살이 나오지는 않았다. 김현수의 1루 땅볼 때는 1루 주자만 2루에서 아웃됐고, 오스틴의 중전 안타로 이어진 1사 1,2루에서는 오지환의 1루 땅볼 때도 1루 주자만 처리하는 데 그쳤다.
여기서 문보경이 또 한 방을 터뜨렸다. 1S에서 KIA 배터리는 높은 쪽에 빠른 공을 던지고자 하는 듯 보였다. 그런데 이것이 한가운데 몰리는 실투가 됐다. 양현종답지 않은 실투였고 이미 홈런이 있었던 문보경이 이를 놓치지 않았다. 다시 이를 받아쳐 우중간을 넘기는 결정적인 3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LG가 순식간에 4-0으로 달아났다. 문보경의 개인 첫 연타석 홈런이자, 개인 첫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 양현종의 분전, 추격에 나선 KIA, LG의 고우석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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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6회 김진성에 이어 7회는 백승현이 막았다. 가장 믿을 만한 셋업맨 두 명을 투입해 일단 KIA를 저지했다. 9회는 마무리 고우석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8회를 누가 막을지가 관심이었다. 염경엽 LG 감독의 선택은 우완 최동환이었다.
그런데 이 고리를 KIA가 공략했다. KIA는 1-4로 뒤진 8회 선두 최원준이 좌전 안타로 팀 분위기를 살렸다. 이어 가장 중요한 타자였던 김도영이 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최동환의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려 단번에 무사 2,3루를 만들었다.
코칭스태프가 한 차례 마운드를 방문했지만 투수 교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KIA는 나성범이 1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최동환의 패스트볼을 다시 공략해 우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날렸다. 3루 주자 최원준은 물론 발 빠른 2루 주자 김도영도 홈을 밟았다. 단숨에 1점차까지 쫓아갔다.
그러자 LG에서는 강수를 썼다. 대기하고 있던 고우석을 마운드 위에 올린 것이다. 최동환이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해 고우석에게는 6개의 아웃카운트가 남아있었다. 그런데 고우석이 LG의 수호신답게 이를 하나둘씩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무사 1루에서 최형우 타석 때 폭투를 범해 나성범에게 2루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최형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고 한숨을 돌렸다. 이어 콘택트가 좋은 김선빈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 과정에서 3루로 뛰던 나성범이 불편함을 느껴 교체되기도 했다. 그러자 LG는 소크라테스를 고의4구로 거르고 1루를 채웠다. KIA는 대타 변우혁을 승부수로 투입했으나 고우석이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1점 리드를 끝내 지켰다.
KIA는 마지막까지 경기를 뒤집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3-4로 뒤진 9회 1사 후 대타 오선우가 볼넷을 골라 고우석을 괴롭혔고, 이날 맹활약한 최원준이 1루수 아래로 빠지는 안타를 쳐 1,3루를 만들었다. 그런데 여기서 김도영이 2루수 방면 병살타를 쳐 KIA의 경기가 허무하게 끝났다. 신민재가 공을 잘 잡아 2루를 밟고 1루로 던져 경기를 마무리했다. LG의 극적인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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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염경엽 LG 감독은 "이지강이 오랜만의 선발이라 투구 수를 70개 정도로 생각했는데 72개의 투구로 5이닝을 깔끔하게 소화해주며 선발로서 역할을 완벽하게 해주었다. 지강이의 첫 승을 축하한다"면서 "공격에서 최근 타격감이 좋은 문보경이 연타석 홈런으로 타선을 주도하였고 계속해서 좋은 타격감을 유지해주었음 좋겠다"고 승리를 이끈 두 선수를 칭찬했다.
이어 "추가득점 상황에서 득점을 못하면서 어려운 상황이 있었고 부담이 큰 상황에서 마무리 고우석이 2이닝을 책임져주며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었다. 고우석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마무리 고우석을 격려하면서 "평일임에도 많은 팬들이 찾아주셔서 응원해주신 덕분에 중요한 승리를 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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