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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 (일)

“중국 독한 매연 다 어디갔지”…한국대표팀도 놀랐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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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저우 아시안게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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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시민들이 지난 19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 주변의 야경을 지켜보며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A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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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아시안게임 선수촌에 전기차 수백대가 각국 선수단을 실어나르고, 메인미디어센터에서는 로봇이 길안내를 도왔다. 도로에 차량이 빽빽한 모습도, 베이징 등 다른 중국 대도시에 가득한 매연도 항저우에는 없다. 석탄 대신 풍차와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하는 경기장은 밤이 되자 화려한 빛을 뿜어내며 대회 열기를 높였다.

1990년 베이징, 2010년 광저우에 이어 중국에서 세 번째로 개최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현지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아시아 45개국, 1만2500여명이 참가하는 아시안게임에 인민일보,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 등 중국 매체들은 연일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중국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스포츠 대회”라며 개막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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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폐회식이 열릴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 메인 스타디움(오른쪽). 왼쪽은 테니스 센터. [신화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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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바바의 거점 도시 답게 첨단 기술과 저탄소·친환경 아시안게임을 지향한다. 첸웨이창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항저우의 디지털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아시안게임 준비 전반에 걸쳐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여 잊을 수 없는 스포츠 이벤트가 치러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최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중국 저장성 통계국은 아시안게임 개최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든 비용만 2248억위안(약 41조2400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4만여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 5만㎡ 규모의 메인미디어센터 등 대회를 지원하는 규모는 중국 특유의 ‘통 큰 스케일’을 떠올리게 한다. 최윤 한국 선수단장은 “선수촌이 전체적으로 편하다. 2년 전 도쿄올림픽보다 시설만큼은 확실히 잘 돼있다. 조직위원회에서 준비를 많이 한 듯하다”고 말했다.

다만 무작정 새롭게 짓거나 물량 공세에 치중하는 일을 줄인 것도 눈에 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접목한 시스템 정비로 기존과 차별화된 아시안게임 개최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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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미디어 빌리지에서 운행하는 AR 버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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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촌, 미디어 빌리지 등 대회 관계자들이 묵는 시설에는 전기차 2000여대가 곳곳을 누비고 있다. 전기차 중에서는 증강현실(AR)로 마을 내 주요 시설을 돌아보고 체험할 수 있는 버스도 있다. 미디어센터 내에는 각종 시설 안내와 대회 홍보를 하는 로봇들이 활동 중이다.

신기술과 함께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추구하는 건 저탄소·친환경이다. 지난해 11월 대회 조직위원회는 아예 “사상 첫 제로 웨이스트(쓰레기나 낭비 줄이기) 아시안게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경기장 신축부터 최소화했다. 56개 경기장 중 12곳만 새로 지었다. 경기장은 대부분 향후 지역 주민을 위한 체육 시설로 재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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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미디어 빌리지 식당 내에 빈 플라스틱 물병을 넣으면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자판기. [김지한 기자]


좀 더 환경친화적인 아시안게임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통행 차량을 줄이는 대신 공유 자전거 7만5000여대를 투입했다. e스포츠 경기장과 수영장 등은 태양광을 활용해 경기장 내 조명을 활용한다. 조정과 카누 등이 열릴 수상 경기장의 물 중 일부는 빗물을 재활용했다. 참가자들의 탄소 중립참가를 돕는 이벤트도 열고 있다. 선수, 스태프, 미디어 등이 묵는 숙박 시설 내에서는 빈 플라스틱 병을 자판기에 넣으면 적립된 포인트에 따라 선물을 주는 이벤트 자판기를 운영하고 있다. 프레스센터에서는 경기 기록을 전할 때 종이를 사용하는 대신 온라인·모바일 서비스로 모두 대체했다.

23일 열릴 아시안게임 개회식에는 불꽃놀이도 없앴다. 기존의 실물 불꽃놀이 대신 3차원 애니메이션과 AR 기술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이른바 ‘전자 불꽃놀이’가 시도된다. 사샤오란 개회식 총감독은 “이번 대회 개회식은 친환경적인 대회 개최라는 철학을 고수할 것이다. 불꽃놀이를 하는 전통을 깨뜨릴 것”이라면서 “환경 보호를 향한 우리의 철학을 잘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회식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 노로돔 시하모니 캄보디아 국왕 등 각 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가한다.

인구 1200만명 도시 항저우는 성공적인 대회 개최로 ‘아시안게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21일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약 3주 동안 2000만명 이상이 항저우를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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