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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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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서 보던 네이비실이 여기에?"…세계로 판 키우는 K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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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특수부대 출신들과 격돌하는 '강철부대', '월드클래스' 댄서들 섭외한 '스우파2'

'헉소리' 나는 호화 캐스팅…"높아진 K 콘텐츠의 위상 보여줘"

연합뉴스

채널A·ENA '강철부대3'
[방송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망망대해에 떠 있는 거대한 함정 위. 각종 특수부대 출신 예비역들이 군복 차림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초면에 인사는커녕 서로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앉아있는 부대원들 사이에는 살얼음판 같은 긴장감이 감돈다.

격납고 문이 열리고 마지막 부대가 실루엣을 드러내자 하나둘씩 감탄이 터져 나오고, 부대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이야 팔뚝 봐라", "체격이 다르다", "군복이 뭐야?"

단번에 이목을 집중시키며 등장한 4명은 미군 특수부대 출신들.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볼 법한 위협적인 체격의 특전사들이 한국 예능에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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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ENA '강철부대3'
[방송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19일 처음 방송한 채널A·ENA의 '강철부대3'은 특수부대 예비역들이 출신 부대의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육탄전을 벌이는 예능이다. 돌아온 시즌 3에서는 미 특수부대 출신들을 섭외해 차별화를 꾀했다.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미 해군 특수전 부대 네이비실(Navy SEAL)과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Green Beret) 두 부대의 연합팀이 참가했다.

네이비실의 SEAL은 Sea, Air and Land 즉 해상, 공중, 육지를 의미한다. 육해공 어디서든 전투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전 세계에서 고난도의 대테러·특수 작전을 수행한다. 그린베레 역시 전 세계 분쟁 지역에 투입돼 게릴라전과 비정규 전투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전 전문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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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ENA '강철부대3'
[방송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첫 만남에서 네이비실 1급 특전부사관(하사) 제프 검은 가장 약할 것 같은 팀으로 한국의 육군첩보부대(HID)와 해군첩보부대(UDU)를 꼽는다. 전투복이 기밀이기에 정장 차림으로 나온 첩보부대원들을 보고 그는 "칵테일파티에 가는 젊은 모델들 같다"며 "한국인 '제임스 본드'들이 우리 상대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실제 전장 경험은 물론이고 팀 평균 군 생활 경력이 무려 13년에 달한다는 이들의 도발은 결코 가벼운 허풍처럼 들리지 않는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기대감이 감돈다.

"피지컬이 압도적이다", "우리나라 특수부대가 걱정되기는 처음이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강철부대' 속 미션은 실전과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한국군 출신이 더 유리할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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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 시즌2
[방송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방송 중인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 시즌2도 글로벌 댄스 크루를 섭외해 판을 키웠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잼리퍼블릭은 영미권 댄서들의 프로젝트 크루다. 리더인 커스틴은 가수 리한나, 저스틴 비버, 제니퍼 로페즈 등의 유명 팝스타 안무에 참여한 '월드클래스' 댄서다.

타고난 리듬감, 바디 컨트롤을 활용한 강약조절, 동작 하나하나를 살리는 파워, 그리고 여유로운 태도까지. 커스틴은 "역시 다르다"는 소리를 절로 자아내며 뜨거운 화제를 끌고 있다. 마네퀸의 왁씨와 펼친 약자 지목 배틀과, 리더 계급 미션에서 보여준 바다와의 배틀은 이번 시즌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지난 12일 방송에서 아쉽게 탈락한 츠바킬도 일본을 대표하는 수준급 댄스 크루다. 자넷 잭슨, 아무로 나미에, 기무라 타쿠야 등 유명 아티스트들의 전담 댄서가 멤버로 소속돼있다.

이들은 '한일전' 구도를 강조하는 편집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기량과 신선한 퍼포먼스로 국내 팬들의 응원을 받았다. 유튜브에 개재된 츠바킬의 'K팝 데스 매치 미션' 영상 클립은 조회수 230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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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2'
[방송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판을 키워 해외의 실력자들을 섭외할 수 있게 된 것은 K-콘텐츠의 높아진 위상 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도 '미녀의 수다'나 '비정상회담' 등 외국인들을 섭외해 진행하는 토크 프로그램들이 더러 있었지만, 주로 한국에 거주하고 한국어를 유창하게 할 줄 아는 '대한외국인'들이었다.

그러나 '강철부대3', '스우파2'의 해외 출연진은 다르다.

"도대체 어떻게 섭외했나"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각 분야에서 최고로 꼽히는 실력자들이다. 이들은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위해 모국을 떠나 한국까지 먼 길을 찾아왔다.

커스틴은 방송에서 "케이팝 세계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편이었다"라며 '스우파2'는 K팝을 더 알아갈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각자의 언어를 사용하고, 통역이 마땅치 않은 경우에는 서로와 소통하기 위해 손짓, 발짓도 동원하는 모습이 이전까지 국내 방송에서는 보지 못했던 신선한 광경을 만들어낸다.

김교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 콘텐츠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제 우리도 '한 수 높다'는 평을 받는 해외 실력자들까지 섭외할 수 있게 됐다"며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오는 차이가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짚었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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