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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복귀 후 가장 나빴다…결국 구위 회복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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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구속+흔들린 제구…탬파베이전 시즌 최다 3피홈런

연합뉴스

탬파베이전에서 고전한 류현진
[USA TODAY=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은 1회 첫 타자 얀디 디아스와 상대하다가 포수 타일러 하이네만을 불러 한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공을 몇 개 던지지도 않고 포수와 이야기한다는 건 뭔가 경기가 안 풀린다는 의미다.

불길한 예감대로 류현진은 디아스에게 몸쪽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가 홈런을 맞았다.

그리고 볼넷 2개로 맞이한 2사 1, 2루에서는 조시 로에게 스리런 홈런을 두들겨 맞고 말았다.

시속 87.9마일(약 141.5㎞)짜리 포심 패스트볼, 스트라이크 존 한복판 실투였다.

평소 홈런을 내줘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던 류현진은 고개를 돌리며 자책하며 소리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렇게 불안하게 경기에서 출발했던 류현진은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4⅓이닝 7피안타(3홈런) 3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4회에는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에게 헛스윙을 유도하고자 하이 패스트볼을 던졌다가 솔로포를 내줬다.

팔꿈치 수술을 마치고 올해 후반기 복귀한 이래 한 경기 최다 피홈런이자 최다 실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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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탬파베이전 투구
[AP=연합뉴스]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은 여러모로 평소와 달랐다.

스트라이크 존 경계선을 살짝 걸치며 넘나들었던 그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제구는 눈에 띄게 무뎠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 탬파베이 타자들은 한결 손쉽게 류현진과 상대할 수 있었다.

게다가 공의 스피드도 떨어졌다.

이날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88마일(약 141.6㎞)로 시즌 평균 88.6마일(약 142.6㎞)보다 느렸다.

포심 패스트볼뿐만 아니라 커터와 싱커 등 속구 계열 구종 모두 시즌 평균보다 낮은 스피드가 측정됐다.

이날 커터 평균 구속은 시속 83.3(약 134.1㎞)마일로 시즌 평균 85.2마일(약 137.1㎞)보다 1.9마일 느렸고, 싱커도 시속 86.7마일(약 139.5㎞)로 시즌 평균 87.8마일(약 141.3㎞)보다 1.1마일 떨어졌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느린' 속구를 던지고도 날카로운 제구력으로 버텼던 류현진은 제구력까지 무뎌지자 타자들을 이겨내지 못했다.

전가의 보도와도 같았던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속구 구위가 떨어지자 함께 빛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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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베이전에서 4⅓이닝 3피홈런 5실점으로 부진한 류현진
[USA TODAY=연합뉴스]


이날 류현진은 전체 89구 투구 가운데 체인지업(27구)을 가장 많이 던졌다.

탬파베이 타자들은 27구 가운데 12번 스윙했는데, 헛스윙은 단 1번뿐이었다.

투구 전체를 따져도 헛스윙은 4번밖에 안 나왔다. 커브로 헛스윙 3개를 유도했고, 속구 계열은 모두 탬파베이 타자의 스윙에 걸렸다.

어떤 투수든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 있기 마련이다.

류현진에게는 빅리그 생존 여부가 걸린 시즌 막바지 등판에서 그런 날이 찾아온 것뿐이다.

아무리 면도날과 같이 예리한 제구력을 갖추고 있어도 구위가 뒷받침돼야 더욱 수월하게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

제구력이 흔들리는 날에는 구위로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토론토와 4년 계약을 마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류현진이 계속해서 빅리그에서 선발투수로 살아남으려면 구위 회복이 숙제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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