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첫 金
21초72 대회 최고기록 새로 써
수영대회 중국 금메달 독식 저지
“내가 끊어내 정말 뜻깊었다”
지난해 첫 태극마크 단 ‘대기만성’
가파른 상승세 속 ‘대형 사고’ 쳐
“기록 더 줄여 올림픽도 잘할 것”
21초72 대회 최고기록 새로 써
수영대회 중국 금메달 독식 저지
“내가 끊어내 정말 뜻깊었다”
지난해 첫 태극마크 단 ‘대기만성’
가파른 상승세 속 ‘대형 사고’ 쳐
“기록 더 줄여 올림픽도 잘할 것”
◆ 항저우 아시안게임 ◆
지유찬이 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이틀째, 남자 자유형 50m 결승에서 금메달 획득 후 메달을 물어보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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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6초. 스타트 버저가 울리고 물 속에 뛰어든 시간이다. 삽시간에 50m 레인을 힘차게 헤엄쳐 터치패드를 찍은데 걸린 시간은 21초72. 아시안게임 최고 기록이었다. 순간 중국 관중들은 침묵했다. 한국산(産) 단거리 수영 스타가 새롭게 탄생한 순간이었다.
2002년생 수영 국가대표 지유찬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에서 한국 첫 금메달을 땄다. 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아쿠아틱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수영 남자 자유형 50m 결승에서 지유찬은 21초72로 이안 옌터우(홍콩·21초87)를 0.15초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전날 자유형 100m에서 46초97의 아시아 신기록을 세운 판잔러(중국)는 지유찬에 0.2초 뒤진 3위(21초92)에 그쳤다.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50m에서 금메달을 딴 건 2002년 부산 대회 김민석 이후 21년 만의 일이었다.
수영 50m는 자유형에서도 가장 긴박감이 넘치는 종목으로 꼽힌다. 지유찬은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로운 ‘수중 탄환’으로 떠올랐다. 예선부터 감이 좋았다. 예선에서 21초84를 기록해 닝쩌타오(중국)가 2014년 인천 대회에서 세운 21초94를 0.10초 앞당긴 대회 신기록을 작성했다. 결승에서는 이보다 0.12초를 더 앞당겼다. 자연스럽게 양재훈이 보유한 한국 기록(22초16)도 0.32초나 단축했다.
특히 이 경기 전까지 이어지던 중국의 금메달 독식을 지유찬이 처음 깼다. 중국은 앞서 수영 경영 9개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땄다. 그러나 지유찬이 큰 일을 냈다. 전날 황선우를 제친 판잔러를 지유찬이 설욕한 것도 의미있었다. 시상대 한가운데에 선 지유찬 덕분에 수영장에서는 중국 국가 대신 첫 애국가가 울러퍼졌다.
지유찬이 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이틀째, 남자 자유영 5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점을 찍으며 금메달을 획득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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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유찬은 경기 후 “수영 경기 첫날부터 현장에서 경기를 다 지켜봤는데 1위를 중국 선수들이 모두 하더라. 내심 그걸 내가 끊었으면 싶었는데 해내서 정말 좋았다. 중국에서 치른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서 더 뜻깊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옆에 있던 선수들이 살짝 보여서 순간 이겼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막상 금메달을 땄다고 해 얼떨떨하면서도 짜릿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9세에 처음 수영을 시작한 지유찬은 한때 수영을 포기하고 싶어했다. 그는 “중학생 진학을 앞두고, 수영을 잘하는 사람이 많아 ‘난 안 되나보다’ 싶었다. 그래도 열심히 하면 언젠가 기회가 반드시 온다는 걸 깨닫고 더욱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지유찬은 지난해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리고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지난달 초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는 22초17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그는 “내 장점이 스타트다. 그걸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도록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연습했다. 잘 하는 선수들의 영상을 보면서 레이스 방법도 연구했다. 완벽하게 하려고 연습했고, 결과가 잘 나왔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21초대 진입을 목표로 내걸어 금메달까지 따낸 지유찬은 다른 대표팀 동료들의 선전을 함께 바랐다. 지유찬은 “경기를 앞두고 대표팀 동료들이 열심히 응원해줬다. 내가 스타트를 잘 끊은 것 같다. 뒤에서 경기를 치를 형들도 같이 금메달을 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자신감을 쌓은 그는 “지금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기록을 더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내년 파리올림픽에서도 예선, 결승에 올라가겠다”고 다짐했다.
항저우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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