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베테랑 파이터 드류 도버. 사진=AFPBB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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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하는 드류 도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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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UFC 파이터인 ‘글래디에이터’ 드류 도버(35·미국)는 태권도 검은 띠 보유자다. 그런데 태권도를 시작한 계기가 재밌다. 바로 벨기에 출신 영화배우 장 클로드 반담(63)에 반해서다. 장 클로드 반담은 어릴 적부터 해온 다양한 동양무술을 바탕으로 영화계에서 액션배우로 큰 성공을 거뒀다.
“장 클로드 반담이 나오는 ‘투혼(Bloodsport)’이라는 영화를 아는가. 내가 어렸을 때 그 영화를 정말 좋아했다. 그래서 아주 어렸을 때부터 태권도 도장에 다녔다. 포인트 스파링을 하고, 품새를 배웠다”
장 클로드 반담 덕분에 시작한 태권도는 그의 인생을 바꿨다. 본격적으로 무술을 알게 되면서 더 강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14살에 무에타이를 시작했고 고등학생 때는 레슬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2009년 프로 파이터의 길로 접어들었다. 지금은 10년 훨씬 넘게 선수 생활을 하면서 39전(26승 12패 1노콘테스트)을 치른 베테랑이 됐다.
도버는 지금은 전문적으로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어릴 적 배운 태권도가 자신의 격투기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태권도가 내 인생에 큰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다. 올림픽 태권도는 확실히 연성화됐다. 하지만 앞차기, 옆차기, 돌려차기 같은 기술들은 지금도 종합격투기에서 먹힌다. 에드손 바르보자나 료토 마치다 같은 선수들을 봐라. 태권도는 강한 무술이다”
프로파이터가 된 것은 도버에게 운명이었다. 그는 어릴때 작고 약한 아이였다. 원래 혼자 책을 보고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 괴롭힙도 많이 당했다. 하지만 격투기를 통해 삶이 바뀌었다.
“격투기는 다섯 살 때부터 내 꿈이었다. 그러다가 태권도를 발견했다. 나는 정말 열정적으로 격투기를 사랑했고, 프로 파이터가 되고 싶었다. 내 힘과 육체는 나중에 얻은 것이다. 격투기를 발견한 순간부터 빠져들었다. 그래서 챔피언이 되기 위해 열심히 운동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든 도버지만 여전히 자신은 발전한다고 믿는다. 2022년에만 3차례 경기를 치러 모두 승리할 만큼 경기에 치르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이제 막 시작한 셈이라고 생각한다. 10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UFC 데뷔전이 바로 어제인 것처럼 느껴진다. 난 34살이지만 24살일 때보다 더 몸 상태가 좋다. 와인 처럼 나이가 들수록 더 깊어지는 것이다. 앞으로 드류 도버의 최고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도버에게 있어 가장 기억나면서 아쉬운 경기는 2021년 3월에 열린 이슬람 마카체프(러시아)와 경기였다. 당시 도버는 마카체프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지만 3라운드 1분 37초 만에 암 트라이앵글 초크에 걸려 서브미션 패배를 당했다. 그 이후 마카체프는 승승장구해 라이트급 챔피언까지 등극했다.
마카체프는 그 경기 이후 인터뷰에서 누군가 자신을 도발하고 도전의지를 나타낼때 ‘드류 도버부터 이기고 오라’고 말한다. 그만큼 도버를 높이 평가하면서 그의 실력을 인정하고 있다.
“이슬람의 생각에 동의한다. 톱 10, 톱 5 랭커라는 게 꼭 재능을 보여주는 건 아니다. 이건 단지 인기를 보여줄 뿐이다. 더스틴 포이리에가 나보다 유명하지만 난 더스틴 포이리에를 이길 수 있다. 우리 둘 다 유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랭킹이 낮았을 때 그가 나를 이겼다. 난 이슬람이 하빕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그저 하빕이 이슬람보다 더 유명할 뿐이다. 결국 그는 챔피언이 됐다”
도버의 궁극적 목표는 마카체프와 다시 경기를 치르는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지만 리매치가 이뤄진다면 이길 자신이 있다고 큰소리친다.
“그와 다시 싸우고 싶다. 다음 번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 당시 그의 그래플링을 두려워했고 그래플링 싸움을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가 마카체프의 그래플링에 겁 먹지 않고, 맞서 싸울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에 마카체프와 싸울 때는 더 그래플링을 많이 할 것이고 결국 KO시킬 수 있을 것이다”
도버는 화끈한 파이터다. 라이트급 역사상 KO승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파이트 보너스도 6번이나 받았다. 이기든 지든 도버가 옥타곤 위에 올라가면 재미는 보장돼있다.
“따로 생각하고 그러는 건 아니다. 그냥 그게 내가 싸우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이 정말 좋다. 누군가 춤을 좋아하면 아무도 보지 않아도 춤을 춘다. 나도 내가 좋아하니까 싸우는 거다. 그러다 보니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 나도 이게 좋고, 여러분들도 이걸 좋아한다”
도버는 8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나이트 : 도슨 vs 그린’ 대회에서 리키 그린(34·미국)와 대결을 펼친다. 도버와 마찬가지로 그린도 31전(22승 7패 2노콘테스트)의 전적을 자랑하는 베테랑이다. 승률이 아주 높은 것은 아니지만 22승 가운데 16번이 피니시일 정도로 화끈한 스타일이다.
“리키 글렌은 터프한 파이터다. 사실 아무도 그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러니 나도 그에 대해서 많이 알진 않는다. 일단 1라운드에서 그가 뭘 하려는지를 봐야겠다. 그는 키가 큰 사우스포(왼손잡이)이며, 레슬링도 좀 한다. 하지만 일단 그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봐야겠다. 하지만 난 다시 상대를 KO시키는 예전의 드류 도버를 보여줄 준비가 돼 있다. 누가 알겠나. 어쩌면 내가 레슬링을 좀 시도할 수도 있다”
도버는 바로 직전 경기에서 1라운드 KO패를 당했다. 선수 인생에서 처음 맛본 KO패여서 충격이 컸다. 하지만 곧바로 툴툴 털고 일어났다. KO패 후 다음날 클럽에 가서 춤을 추는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난 격투기를 사랑한다. 난 모든 파이터들, 아니면 대부분의 파이터들이 승리만을 원하고, 승리하지 못하면 슬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그저 싸우고 싶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흥분, 재미, 즐거움은 승리나 패배로부터 오는 게 아니라 시합 그 자체로부터 오는 거다. 경기에 졌음에도 난 기쁘고, 가슴이 뛴다. 내가 사랑하는 일을 했기 때문이다”
최근 딸이 태어나면서 아빠가 된 도버는 이번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하고 싶은 간절함도 전했다.
“딸이 생긴 것은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동기부여가 됐다. 나는 항상 열정적이었고, 내 일을 사랑했다. 하지만 이제 딸이 태어나니 더 나은 시각이 열렸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어떻게 내가 여기까지 왔는지를 다시 기억하려고 한다. 이제 나 스스로를 더 증명하기 위해 더 노력하고 변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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