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OSEN=연휘선 기자] 가수 화사가 무대에서 손짓 한번 잘못했다가 공연음란죄로 고발 당했고, '핑계고'에서 유모차를 유아차 자막으로 적었다가 거센 비판에 시달렸다. 퍼포먼스 하나, 자막 하나도 쉽게 넘어갈 수 없다. 어떤 예민함은 인권감수성이 되지만, 반대를 위한 불편이 도를 넘는 상황. 전 국민이 연예계의 사공이 되고 있다.
# '워터밤' 노출은 되고 화사는 안 돼?
최근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은 공연음란죄로 고발됐던 화사에 대해 경찰이 최근 불송치 결정한 조사 결과를 검토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검찰은 범죄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혐의 없음'으로 결정을 내렸다.
팬들 사이에서는 당연한 수순으로 인식됐으나, 이는 지난 5월부터 논란이 돼 화사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사건이다. 화사는 tvN 예능 프로그램 '댄스가수 유랑단' 촬영 차 서울 성균관대학교 축제 무대에서 히트곡 '주지마' 공연을 선보이던 중 다리를 벌리고 앉은 후 침을 바른 손을 특정 신체 부위로 가져가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와 관련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약칭 학인연) 측은 보는 이들에게 불쾌감을 선사했다며 화사를 고발했다.
당시 학인연 측은 고발장에서 "화사는 축제 공연에서 안무를 한다는 명목으로 전혀 맥락에 맞지 않는 행위를 했다. 화사의 행위가 변태적 성관계를 연상케 해 공연을 목격한 대중에게 수치심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라고 밝혔다. 이에 화사는 지난 9월 서울 성동경찰서에서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까지 받았다.
그러나 경찰은 '불송치'를 결정했고 범죄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검찰 또한 다르지 않았고, 화사는 반 년 가까이 시간이 지난 뒤에야 '무혐의'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
# '유모차'→'유아차', 인권위·국어원도 권장하는데
지난 3일 공개된 유튜브 콘텐츠 '핑계고'에서는 배우 박보영과 코미디언 조세호가 게스트로 출연해 방송인 유재석을 만났다. 이 가운데 박보영이 조카들과의 이야기를 하던 중 '유모차'를 언급했다. 1남 1녀의 자녀를 둔 유재석 또한 이에 호응하며 '유모차'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만 자막은 '유아차'로 표기됐다.
이를 두고 네티즌 일각에서 거센 비난 여론이 일었다. 굳이 '유모차'를 '유아차'로 표기한 '핑계고' 제작진을 향해 '페미니스트 단어'를 사용했다며 힐난이 쏟아진 것이다. '유아차'가 지난 2018년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성평등 언어사전을 발표하며 '유모차'의 대체로 권장한 단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당시 서울시인권위원회 또한 '유모차'가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단어지만 '어미 모(母)’자만 들어가 부모 모두 육아에 참여하는 소위 공동 육아, 평등 육아 개념에 반하는 용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서울시 인권 조례나 서울시 인권위원회의 자치법규 개선 권고 사항을 담아 용어 바꾸기에 앞장섰다. 굳이 '핑계고'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송에서 '유아차'로 말하거나 자막을 표기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 화사도 유아차도 무슨 죄
결국 화사나 '핑계고' 유아차의 경우나 특정적인 집단 혹은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반대 바람에 희생양이 됐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특히 화사의 경우 유독 그에게만 엄격한 잣대가 적용됐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K팝에서 섹시 퍼포먼스는 이제는 뗄 수 없는 관계다. 의상의 노출, 노골적인 안무나 외설적인 뮤직비디오 등은 도마 위에 오를 법 하지만 현장성이 강한 공연에서 관객들과의 호흡 속에 열기가 고조되며 벌어지는 퍼포먼스의 경우 상당 부분 자유로운 표현이 용인돼 왔다. 남여를 불문하고 라인업 출연자들의 노출과 물에 젖은 모습으로 유명한 '워터밤'이 매해 여름 빠질 수 없는 인기 공연이 됐을 정도다.
'핑계고'의 유아차 자막도 마찬가지. 다양한 방송에서 '유아차'가 등장했음에도 '핑계고'의 댓글에서만 '유아차'를 두고 '페미니스트 단어'라며 비난한 것은 '여성'의 인권에 대한 모든 표현에 반발심을 갖는 혐오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편견과 반대를 위한 힐난 여론이 말 한 마디, 손짓 한번 조차 쉽게 하지 못하게 만든 상황. 이게 '프로불편러'가 아니면 무엇일까.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DB. 유튜브.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