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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26, 전북현대)가 최근 팀 부진에 말문을 열었다. FA컵 준우승 이후 떨어진 집중력, 체력적인 피로도는 핑계에 불과했다. 트로피를 바라보는 팀이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야 했다.
전북현대는 올시즌 막판에 일이 풀리지 않는다. 시즌 도중 단 페트레스쿠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는데 기대처럼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았다. 구단 최초 파이널라운드B 추락에서 간신히 벗어나 반등하는 듯 했지만, FA컵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포항 스틸러스에 역전으로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현재 리그 4위, 광주FC와 승점 4점 차이라 산술적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 확보 가능성이 있다. 막판 리그 순위 경쟁 레이스에 불을 지피려면 FA컵 준우승을 잊어버리고 분위기를 바꿔야 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 수 아래였던 라이언시티에 승점 3점을 가져와야 할 이유였다.
싱가포르 잘란베사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F조 4라운드에서 라이언시티를 만났다. 기온은 높지 않았지만 숨이 턱턱 막히는 습도를 뚫어야 했다.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동남아 날씨를 버티고 이겨내야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박재용을 톱에 뒀다. 문선민과 이동준이 양 측면에서 날개로 뛰었고, 이수빈과 아마노 준이 한 칸 뒤에서 화력을 지원했다. 백승호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백을 보호, 수비는 정우재, 구자룡, 정태욱, 최철순이 뛰었다. 전북 골키퍼 장갑은 정민기가 꼈다.
백승호는 주장 완장을 팔에 두르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라이언시티가 파이브백 대형으로 내려 앉았기에 중원에서 왕성하게 뛰며 팀 연결 고리를 맡았다. 틈이 보이면 스루패스와 얼리크로스로 화력을 지원했다. 코너킥에선 헤더 슈팅을 시도하며 투지 있는 플레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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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수비 사이로 떨어진 볼을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한 결과였다. 순간 잃은 집중력이 실점의 불씨를 당겼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는데 라이언시티 롱볼과 역습은 꽤 날카로웠다. 백승호는 후반 1분 그라운드를 빠져 나와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후반전에도 흐름은 같았는데 또 전북 골망이 출렁였다. 이번에도 카운터 어택 이후 지르코비치에게 실점이었다. 골대 밑동을 때리며 영점을 조준하던 지르코비치는 역습 상황에서 샤왈이 건네준 볼을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멀티골을 기록했다.
라이언시티는 후반 정규 시간 종료가 다가올수록 더 촘촘하게 밀집했다. 전북에 어떤 틈도 내주지 않았다. 전북에 온 천금 같던 페널티 킥 기회도 구스타보 볼이 멀리 뜨며 날아갔다. 그간에도 동남아시아 원정길에서 부진했던 이들이었지만, 이날은 유효슈팅 두 개만 기록한채 0-2로 고개를 떨궜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백승호에게 라이언시티전 패배를 물었다. 질문을 듣던 그는 "할 말이 없다. 우리가 많이 부족했다. 우리가 하려던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집중력도 떨어졌다.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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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시티전에서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는데 답답한 경기력에 승점까지 잃었다. "(선수단) 집중력이 떨어졌다"던 백승호였다. 이날 실점 장면과 몇몇 역습에서 그런 모습이 보였다. 잠시 생각에 잠긴 뒤 "선수들이 힘들고 피로하다보니 집중력이 떨어진 것 같았다. 하지만 전북이라면 힘든 상황이라도 집중해서 소통하고 이겨내야 했다. 몸도 다들 힘들었고 정신력이 약해진 것 같았다. 남은 경기에선 힘들단 생각보단 집중해서 처리할 수 있는 정신력을 다시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원정까지 온 팬들에겐 죄송한 마음뿐이었다. FA컵 우승 실패에 ACL 패배까지 전북 팬들에겐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었을 테다. "올해도 작년에도 아쉬운 모습을 많이 보여드린 것 같다"던 백승호도 "정말 반성하고 있다. 팬들께 죄송하다는 전해드리고 싶다. 빨리 패배를 잊고 반성할 건 반성하고 준비 잘해서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전북은 FA컵 결승, ACL 싱가포르 원정길 패배를 뒤로하고 리그에 집중해야 한다. 12일 인천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승점 3점을 따내야 다음 시즌 ACL 진출권 희망을 살릴 수 있다. 백승호는 "FA컵 우승 실패, 라이언시티 원정 패배를 빨리 잊어야 한다. 리그에선 분위기가 좋았다. 좋은 분위기를 기억해야 한다"라면서 "이기면 그날을 즐기듯이 져도 다음날엔 일어나서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빨리 회복해서 남은 경기에서 이길 생각만 해야 한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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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시티전 경기 소감
"할말이 없다. 우리가 많이 부족했다. 우리가 하고자하는 플레이도 많이 나오지 않았다. 집중력도 떨어졌다. 반성해야 한다."
FA컵 준우승, ACL 패배. 안 좋은 분위기가 연속이다. 선수단 사기에 영향이 있을것 같은데?
"FA컵 준우승 순간은 사기가 떨어지고 아쉽고 속상하지만, 프로라면 빨리 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개인적으론 끝난 일을 신경쓰고 슬퍼하지 않는다. 선수단도 ACL이 있고 리그가 남았다는 걸 알고 있다. 올시즌 목표 중 FA컵 우승이 있었다. 준우승은 아쉽다. 아쉽지만 우리가 부족했다. 더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이미 끝났다. ACL과 리그에 집중해야 한다."
인조잔디가 경기력에 영향을 줬을까?
"글쎄다. 우리가 빨리 적응을 하지 못했다. 인조잔디에서 많이 뛰었다지만 상대도 똑같은 조건이었다. 불평이나 인조잔디 때문에 졌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 경기력도 원하는대로 안 나왔다. 반성해야 한다."
인조잔디가 평소와 많이 다르긴 했을까?
"없지 않아 다르긴 했다. 예를 들면 킥을 때릴 때 바운드가 길게 간다던지 뜬다던지. 다른 부분이 있지만 딱히 그것 때문에 경기력에 지장이 컸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주장으로 경기를 뛰었다. 방금 전 선수단 집중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는데, 실점 장면에서 그런 장면들이 보였던 것 같다. 전반전 하프타임이 끝나고 동료들에게 어떤 말을 했을까?
"축구를 하다보면 그런 상황이 반복되는 경우가 있다. 선수들이 힘들고 피로하다보니 집중력이 떨어진 것 같았다. 하지만 전북이라면 힘든 상황이라도 집중해서 소통하고 이겨내야 했다. 몸도 다들 힘들었고 정신력이 약해진 것 같았다. 남은 경기에선 힘들단 생각보단 집중해서 처리할 수 있는 정신력을 다시 잡아야 할 것 같다."
FA컵이 끝났고 리그 일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이다. 이런 점이 오늘 경기에 영향을 줬을까?
"아니다. 리그가 막바지에 가도 해야 할 목표가 있다. ACL도 1패가 있고 전승이 아니다. 어떻게든 이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우리 준비가 부족했다."
리그 순위 결과에 따라 다음 시즌 ACL 결정이 될 수 있다.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까?
"보완보다는 FA컵 우승 실패, 라이언시티 원정 패배를 빨리 잊어야 한다. 리그에선 분위기가 좋았다. 좋은 분위기를 기억해야 한다. FA컵, ACL에서 진 흐름을 끌고 가면 안 된다. 이기면 그날을 즐기듯이 져도 다음날엔 일어나서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빨리 회복해서 남은 경기를 이길 생각만 해야 한다."
전반전 부상으로 교체됐다. 몸 상태는?
"다른 근육은 괜찮은데 아시안게임 결승전 전반 끝난 이후부터 내전근이 안 좋았다. 참고 계속뛰다가 안 좋아진 것 같았다. 다칠 상황이 올 것 같아서 교체를 말했다. 빨리 회복해서 정상적인 몸 상태를 만들도록 집중하겠다. 최대한 치료해서 다음 경기에 지장없도록 하겠다."
페트레스쿠 감독을 향한 여론이 썩 좋진 않다. 직접 훈련하고 지도를 받았을 땐 어떤가?
"공격적이고 직선적인 플레이를 좋아하신다. 좋은 경기도 많았다. 아쉬운 경기도 있었지만. 전북이면 모든 경기를 이겨야하는게 당연하다. 질때면 팬들이 많이 아쉬워하시는건 당연하다. 감독님께 불만이나 아쉬움은 없다. 선수들이 더 정신차리고 매 경기 소중하게 임했으면 좋은 결과가 있었을 것이다. 다시 마음을 잡아 준비를 잘 해야 한다."
전북 팬들에게 한 마디
"올해도 작년에도 아쉬운 모습을 많이 보여드린 것 같다. 선수들도 반성하고 있다. 말보다 경기장에서 보여드려야하는데.. 반성하고 있고 멘탈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팬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인천전부터 팬들이 만족할만한 경기로 돌아올 수 있도록, 빨리 패배를 잊고 반성할 건 반성하고 준비 잘해서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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