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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역시 캡틴! 겸손한 손흥민 "마이크 사건? 내 평소의 모습…멋있고 특별한 사람 아냐"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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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내가 집에서, 학교에서, 운동장에서 하던 모습 그대로다."

2023/24시즌 토트넘 주장 완장을 차고 부활한 손흥민은 최근 영국 현지에서 '겸손의 아이콘'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9월 클린스만호 A매치 영국 2연전을 치르기 위해 토트넘 연고지 런던에서 웨일스전이 벌어진 카디프까지 열차를 타고 소탈하게 이동해 화제가 되더니, 지난달엔 루턴 타운과의 원정 경기를 마치고 현지 중계진과 인터뷰한 뒤 마이크를 두 손으로 공손히 놓아 영국에서 많은 박수를 받았다.

당시 '스포츠 바이블'은 "인터뷰를 마친 손흥민은 각 축구 전문가들과 악수를 나눈 뒤 마이크를 조심스럽게 내려놓고는 촬영팀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한 뒤 퇴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손흥민은 마이크를 조용히 내려놓는데 무슨 이슈가 되냐며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그는 축구 관련 유명 동영상 채널인 '멘 인 블레이저스'에 출연한 뒤 "마이크를 내려놓은 모습이 화제였다. 그런 겸손한 모습이었다가 어떻게 한 번에 '딱'하고 맹렬한 공격수가 되는가"란 질문을 받고는 "마이크 사건이 왜 화제가 됐는지 모르겠다. 전혀 의도한 것이 아니다"라며 "내 자세가 '딱', '딱' 바뀌는 것은 지기 싫은 것 때문이다. 마치 스위치가 켜지듯 바뀐다. 축구 선수들 모두가 지기 싫어할 거다. 모두가 똑같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손흥민은 '마이크 사건' 외에도 이번 시즌 토트넘 지휘봉을 잡아 지난 10라운드까지 1위로 이끈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그리고 새로운 공격 파트너가 된 제임스 매디슨 등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질문에 응했다.

그는 경기마다 태극기를 내걸고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이나 프리미어리그 내 다른 경기장 찾는 한국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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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내가 골을 넣고 좋은 활약 펼치면 국민들이 기뻐하는 게 행복하다"며 "태극기가 경기장 안팎으로 걸려있을 모습, 한국인 팬들이 여기저기 있는 모습, 내 세리머니를 따라하며 웃는 사람들을 보는 것 모두가 날 기쁘게 한다"고 했다.

앞서 손흥민은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2차전 한국-중국 맞대결에서 전반 11분 페널티킥골, 전반 45분 헤더골을 넣는 등 멀티골을 폭발했다. 또 후반 42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정승현의 쐐기골을 돕는 등 한국의 3-0 승리 일등공신이 됐다.

또 경기 하루를 앞두곤 주장으로 선수들을 불러모은 뒤 "내일 관중도 꽉 찬다는데 우리가 어떤 축구를 하고자 하는지, 플레이를 잘 보여줘서 아예 숨도 못 쉬게 만들어 주자"라며 중국을 상대로 완벽한 경기를 펼치자는 의지를 다졌다. 실제 중국전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중국에 한국 축구의 위력을 마음껏 선보였다. 또 득점한 뒤엔 4만 관중 앞에서 '쉿' 세리머니를 펼치고는 이에 대해 항의하는 중국 간판 선수 우레이에 레이저 눈빛을 쏴 한국 팬들의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 냈다.

손흥민은 토트넘으로 돌아가 오는 26일 오후 11시 홈구장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열리는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애스턴 빌라와의 홈 경기에 출격한다. 토트넘이 승점 26으로 4위, 애스턴 빌라가 승점 25로 5위를 기록하고 있어 상위권 판도 변화에 분수령이 될 경기로 여겨진다. 매디슨이 부상으로 결장하기 때문에 손흥민의 역할이 다시 막중하게 됐다.

중국전 맹활약 기세를 이어가 애스턴 빌라전에서 시즌 9호골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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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멘 인 블레이저스'와의 일문일답.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처음 만난 것은 언제였나. 그가 무슨 말을 했나.

시즌 전 호주서 프리시즌 일정을 치를 때 처음 만났다. 그는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 있었다. 그의 화법과 선수를 다루는 모습은 모두를 사랑에 빠지게 한다. 우리 팀은 여전히 발전할 여지가 충분하지만 그의 첫 인상은 환상적이었고 특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또한 2015년 아시안컵에서도 만난 적 있다(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15년 아시안컵 결승 한국-호주전에서 호주 대표팀 감독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라커룸 연설은 유명하다. 이런 것은 감정적으로 어떻게 다가오는가.

미쳤다고 생각한다. 그는 경기 전날, 경기 전, 경기 후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는데 정말 환상적이다. 사람으로도, 감독으로도 그저 놀랍다. 난 31살이다. 많은 것을 배웠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를 만나고 난 아직 애라는 것을 알았다. 그가 말하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얼른 경기장에 나가서 최선을 다해 뛰고 싶다. 또한 그가 하는 말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거짓말을 하지 않고 진실만을 말하기 떄문이다.

-주장으로 뽑혔다. 어떤 자질을 보고 선임한 것 같나. 또 어떤 주장이 되고 싶나.

사실 날 주장으로 선임할 때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말해주지 않았다. 아침에 SNS 담당자, 언론 담당자 등 구단 직원들을 모두 모아놓고 미팅을 했는데 갑자기 주장을 나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래서 모두 앞에서 연설을 해야했는데 엄청 긴장했다. 방금 말한 것처럼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2015년 (아시안컵에서)만났는데 나를 선수로, 사람으로 긍정적으로 봐준 것 같다. 감사할 뿐이다.

난 멋있고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그저 좋은 모범을 보이고 싶다. 나이 많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구단의 좋은 이미지를 챙기는 것은 내게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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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에는 오랜 시간 기회를 창출하는 미드필더가 필요했다. 매디슨이 와서 같이 뛰고 있는데 어떤가.

비슷한 선수와 뛰어본 적이 있다. 해리 케인과 비교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케인처럼 매디슨은 내게 패스를 준다. 케인은 완벽한 10번이었다. 패스와 득점 모두 능하다. 그러나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떠난 후 우리는 공격진에서 결정적인 기회나 최종 판단을 중심적으로 내려줄 선수가 없었다.

케인이 그 역할을 넘겨받고 몇 년간 해줬지만 매디슨이 온 뒤에야 다시 중추적인 선수가 생긴 셈이다. 그는 빛나는 사나이다. 매일 열심히 훈련한다. 그와 함께 할 수 있어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매디슨이 레스터에서 뛸 때도 정말 잘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그도 고마워 했다. 매디슨과 나는 잘하면 잘한다고 인정해주는 사람들이다.

-(매디슨의)다트 세리머니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급조된 건가.

우리 둘이 특별한 관계 맺는 중이라는 표시인 것 같다. 3~4달밖에 안됐지만 우리 관계는 특별하다. 경기장 내외에서 친밀하기 때문이다. 그의 옆에서 뛸 수 있어 행복하다. 매우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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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를 내려놓은 모습이 화제였다. 그런 겸손한 모습에서 어떻게 한 번에 '딱'하고 맹렬한 공격수가 되나.

마이크 사건이 왜 이슈가 됐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집에서, 학교에서, 운동장에서 하던 모습 그대로였다. 전혀 의도한 것이 아니다. 내 자세가 '딱', '딱' 바뀌는 것은 지기 싫은 것 때문이다. 마치 스위치가 켜지듯 바뀌는 셈이다. 축구 선수들 모두가 지기 싫어한다. 모두가 똑같을 거다.

-득점하고 나면 한국 해설가들이 소리지리는 영상이 유명해지곤 한다. 한국 내 프리미어리그 인기에 어떻게 기여한다고 보는가.

내가 프리미어리그 인기를 몰고온 것은 아니다. 프리미어리그는 세계에서 가장 큰 리그다. 내가 오기 전부터도 모두가 응원하는 리그였다. 내가 골을 넣고 좋은 활약을 펼치면 국민들이 기뻐하는 것이 행복하다. 또 태극기가 경기장 안팎으로 걸려있을 때나, 해설가들이 약간 미쳐있는 모습, 한국 팬들이 여기저기 있는 모습, 내 세리머니를 따라하며 웃는 사람들을 보는 것 모두가 날 기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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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리그 우승에 대해 토트넘 팬들에게 "꿈은 누군가 깨울 때 까지 꿀 수 있다"고 했다. 개인적인 목표와 토트넘의 목표는 무엇인가. 리그 우승은 가능한가.

아직 우리가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 적은 없다. 사실 우리는 최고가 아니라 특별해지고 싶다. 우리 모두 경쟁에 힘껏 참여해야 한다. 또 우리는 꿈을 살고 있지 못하다. 현재를 살고 있다. 그저 경기 하나씩 치르다 보면 시즌이 끝나고 그 이후 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난 과거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계속 정진할 뿐이다. 더 열심히 훈련하고 경기를 치르는 것이 내 꿈이고 내 목표다.

사진=연합뉴스, 토트넘 홋스퍼 SNS, 멘 인 블레이저스, TNT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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