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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3연패라는 결과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토트넘 훗스퍼는 26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13라운드에서 애스턴 빌라에 1-2로 역전패했다. 연패를 끊어내지 못한 토트넘은 승점 26점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순위는 5위로 추락했다.
[아쉬움 가득한 손흥민]
경기 후 손흥민의 표정은 우울했다. 아직 패배의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도 주장으로서 마이크를 잡은 손흥민은 먼저 팬들에게 사과했다. 영국 '메트로'에 따르면 손흥민은 "팬들에게 죄송하다. 3연패는 당연히 우리가 마주하고 싶은 결과는 아니지만 팬들의 응원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웠다. 다음 주말 경기를 준비할 때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입을 열었다.
손흥민은 팬들만 챙기지 않았다.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한 선수들도 위로했다. 주장 손흥민은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모든 걸 다했다. 어려운 결과이다. 패배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래도 주장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은 선수 모두가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끝났다고 말하는 것도 힘들었다. 우리는 여전히 좋은 득점 기회를 만들었고, 모든 걸 쏟아붓고 있다"면서 팬들이 선수들의 노력을 알아줬으면 하는 진심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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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인 손흥민은 동료들을 위로하지만은 않았다. 손흥민은 당근과 채찍을 모두 활용할 줄 아는 주장이었다. 먼저 손흥민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해 승기를 확실하게 잡지 못한 상황에 대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가 1-0으로 이기고 있었을 때 더 많은 걸 통제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상대를 존중하고 있지만 몇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우리는 (후반전을) 느리게 시작했다. 골이 오프사이드가 되면서 지연되고, 계속 그렇게 됐다. 그러면서 경기 템포가 약간 떨어지게 되고, 빌라에 기회를 주게 되어버렸다. 경기는 어려워졌다. 빌라는 하프타임 직전에 득점을 터트렸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해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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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는 손흥민은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 모든 걸 보여준 선수들한테는 고맙고 기쁘다. 그러나 (3연패는)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다. 얼마나 경기를 잘했는지와 상관없이 결국 결과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기회를 만들어내는 과정과 우리가 경기를 하는 방식은 너무 좋았다. 난 정말로 행복했다. 그러나 경기를 패배하고, 특히 홈에서 지면 마음이 아프다"면서 이제는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고 강력하게 말했다.
[아! 오프사이드]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퇴장 징계와 미키 판 더 펜의 부상이라는 위기 속에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파격적인 선택을 꺼내들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문 센터백 없이 4백을 구성했다. 데스티니 우도지와 페드로 포로는 원래대로 좌우측면을 맡았고, 중앙에는 에메르송 로얄과 벤 데이비스를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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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라인을 높게 설정해 계속해서 공격적인 축구를 하겠다는 의지는 선발 명단에서부터 드러낸 것이다. 전문 센터백인 에릭 다이어는 벤치에서 출발했다.
공격 축구해 승리하겠다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의지는 토트넘 선수들한테서도 느껴졌다. 그중심에 손흥민이 있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장한 손흥민은 경기장 곳곳을 뛰어다니면서 경기장에서도 선수들의 모범이 되기 위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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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손흥민을 가로 막은 건 다름 아닌 불운과 오프사이드였다. 시작부터 심상치가 않았다. 전반 3분 손흥민은 전방으로 달려가는 데얀 쿨루셉스키에게 정확한 패스를 밀어줬다. 쿨루셉스키는 집중력을 발휘해 공을 가져왔고, 수비를 완벽하게 속인 뒤에 슈팅을 시도했다.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키퍼도 막을 수 없었던 궤적인데 골대가 뱉어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PL 최상위권 스트라이커 중에서도 가장 기대득점값이 높은 선수인데 실제로는 1도움밖에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동료들이 손흥민이 만들어준 기회를 놓치면서 연출된 안타까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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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대 불운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손흥민은 지독할 정도로 오프사이드에 시달렸다. 전반 13분이 그 시작이었다. 포로가 측면에서 뛰고 있는 존슨에게 완벽한 스루패스를 넣어줬다. 이때 손흥민도 브레넌 존슨과 라인을 맞춰서 뛰었다. 손흥민의 생각보다 존슨의 패스가 뒤로 오면서 슈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득점이 됐어도 오프사이드였다. 존슨이 빌라 수비수보다 앞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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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도 득점 기회를 놓치는 순간이 있었다. 전반 20분에 드디어 제대로 된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브리안 힐이 좌측에서 날카롭게 크로스를 올려줬지만 손흥민이 정확한 낙하지점을 찾지 못했다. 머리에만 정확히 맞췄어도 득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지난 중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2차전에서 헤딩골을 터트린 기운이 남아있었던 손흥민이라 더욱 아쉬운 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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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토트넘은 3경기 연속 선제골을 터트렸다. 주인공은 부상을 당한 제임스 메디슨 대신 선발로 출장한 지오바니 로 셀소였다. 전반 22분 코너킥에서 페드로 포로의 킥이 올라왔다. 아무도 맞지 않고 뒤로 공이 흘렀다. 공은 아무런 견제도 받지 않고 있던 로 셀소에게 향했다. 로 셀소는 완벽한 임팩트를 가져갔고, 마르티네스 골키퍼 머리 위를 뚫어버렸다. 손흥민은 곧장 로 셀소에게 달려가 행복한 순간을 즐겼다.
토트넘은 곧바로 올리 왓킨스에게 실점했지만 VAR 판독에 따라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행운이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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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제일 아쉬운 기회는 44분에 나왔다. 교체로 들어온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가 연계 플레이를 통해 전진하자 손흥민은 튀어 나갈 준비를 했다. 타이밍에 맞춰서 호이비에르가 손흥민에게 패스를 넣어줬다. 빌라 수비수들은 손흥민의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마르티네즈 골키퍼와의 일대일 기회에서 손흥민은 멋지게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고 말았다.
후반에도 손흥민의 적극성은 돋보였다. 후반 4분에는 쿨루셉스키가 우측으로 빠져서 크로스를 시도했다. 손흥민의 머리에는 맞았지만 골대 위로 향했다. 후반 10분에는 지오바니 로 셀소와 호흡을 맞춘 손흥민이었다. 로 셀소의 패스를 받은 뒤 돌아서서 슈팅까지 시도했지만 골키퍼 품에 안기고 말았다. 연이어 찬스가 무산되자 손흥민은 답답한 듯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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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사이드가 또 손흥민을 울렸다. 후반 14분 쿨루셉스키부터 토트넘의 공격이 시작됐다. 호이비에르가 패스를 받아서 존슨에게 찔러줬다. 존슨은 득점 기회에서 손흥민에게 공을 양보했다. 손흥민이 미끄러지면서 빌라의 골망을 흔들었지만 이번에는 존슨이 오프사이드인 상태라 골로 인정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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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막판에도 손흥민을 막아선 건 오프사이드였다. 후반 40분 쿨루셉스키가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공을 넘겨줬다. 포로가 페널티박스로 이동해 슈팅을 시도했는데 강력한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다. 골대 바로 앞에서 손흥민이 흘러나온 공을 밀어 넣었지만 오프사이드였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골망을 3번 흔들었는데도 모두 인정받지 못하고 말았다. 지독한 불운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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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적으로 낮은 평가]
경기 후 영국 '풋볼 런던'은 손흥민의 경기력을 두고 "초반에 클루셉스키를 향해서 좋은 찬스를 만들어줬다. 전반 종료 직전에 슈팅을 날렸지만 오프사이드였다. 후반에도 공을 골대 안으로 넣었지만 같은 결과가 나왔다. 그 사이에 손흥민은 힐의 훌륭한 크로스에 머리가 조금 모자랐다. 포로의 슈팅에서 나온 흘러나온 공도 넣었지만 세 번째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취소됐다. 존슨와 함께 노력하면서 뛰었지만 그 외에는 별로 한 게 없었다"면서 박한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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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도 6점에 불과했다. 로얄, 데이비스, 힐, 존슨과 함께 선발 선수 중에서는 가장 낮은 점수를 부여받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을 향한 통계 매체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손흥민에게 7.7점을 부여했다. 공격진 가운데 최고점이었으며 포로(8.2)와 로 셀소(7.9) 다음이다. 다른 통계 매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선발진 중에 낮은 6.7점을 매겼다.
오프사이드에 불운했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 낮은 평가를 받을 만한 경기력은 절대 아니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패스 성공률 88%(25회 시도-22회 성공), 키패스 3회, 빅 찬스 창출 2회, 기대 득점(xG) 0.13, 기대 어시스트(xA) 0.55 등을 기록했다. 손흥민도 몇 차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동료들도 손흥민이 만들어준 기회를 득점으로 매듭을 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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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고 있는 토트넘]
이번 패배로 토트넘은 또 역사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축구 통계 매체 '스쿼카'는 "토트넘은 PL 역사상 처음으로 시즌 첫 10경기에서 무패를 기록하고 다음 3경기에서 패한 팀이다"라며 토트넘의 부진을 조명했다.
현재 토트넘의 추락은 잉글랜드 1부 역사상 단 3번 밖에 나오지 않은 기록이다. 또 다른 축구 통계 매체 'OPTA'는 "토트넘은 1924-25시즌 허더즈필드 타운, 1971-72시즌 셰필드 유나이티드에 이어 잉글랜드 1부 역사상 시즌 첫 10경기에서 무패를 기록하고 다음 3경기에서 패한 세 번째 팀이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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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다음 라운드에서 더 최악의 기록을 작성할 수도 있다. 상대는 리그 2위인 맨체스터 시티다. 토트넘은 홈에서는 맨시티한테 강하지만 원정에서는 썩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적이 많다.
손흥민은 토트넘으로 이적한 후에 맨시티와 17번 싸워서 9번이나 승리했다. 총 성적은 9승 1무 7패다. 문제는 7패 중 5패가 맨시티 원정에서 당했다는 점이다. 토트넘은 홈에서는 맨시티를 상대로 매우 강력하지만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는 힘을 보여주지 못할 때가 잦았다.
기대할 수 있는 건 맨시티 킬러인 손흥민의 활약 뿐이다. 맨시티를 상대로 만난 17번의 경기에서 손흥민은 7골 3도움을 기록해 전 세계가 알고 있는 맨시티 전담 킬러다. 특히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 결승골, 2차전 멀티골은 손흥민의 역대급 활약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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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2시즌 토트넘이 누누 산투 감독과 함께하게 되면서 낮은 평가를 받았을 때도 맨시티를 잡아낸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2021-22시즌 오랜만에 맨시티 원정에서 승리를 거둘 때에도 손흥민은 2도움을 기록하면서 주연이었다.
지난 시즌 토트넘은 맨시티 원정에서 2-4로 패배했다. 먼저 2골을 넣고도 내리 4골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최근 3연패를 당하고 있는 토트넘의 흐름과 유사하다. 선제골을 넣고도 지키지 못하고 무너진다. 맨시티전에서는 똑같은 실수가 반복되어선 안될 것이다. 4연패 수렁에 빠진다면 중위권 추락 위기가 찾아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경기에서 손흥민에게 기대하고 있는 이유는 상대가 맨시티이기 때문이다.
맨시티전에서도 토트넘은 공격 앞으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계속해서 공격 축구를 펼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결과는 확실히 실망스럽다. 우리 팬들에게도, 특히 선수들에게는 더 실망스러울 것이다. 왜냐하면 선수들이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훌륭하게 해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다른 날에는 아마도 우리가 편안하게 승리했을 경기였다. 패배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팀을 구성할 때 감독으로서 원하는 것은 진정한 신념이었다. 난 팀이 원하는 모습을 이번 경기에서 많이 보았다"면서 선수들을 칭찬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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