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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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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과 선수들이 만든 우승" 울산 2연속 K리그 제패, 전북 ACLE 물거품 "정말 죄송하다" [SP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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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울산, 박대성 기자] "이 우승은 우리의 우승이 아니다. 선수들과 팬들의 우승이다. 17년 동안 못 했던 일이 2년 안에 벌어진 건 엄청난 일이다."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

"부임 후 문제점이 많았고 부상자도 많았다. 원하는 결과는 아니었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치를 끌어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팬들에게 죄송하다. 뼈 아픈 순간을 교훈 삼아 다음 시즌에 더 발전하겠다." (전북 현대 단 페트레스쿠 감독)

울산 현대가 안방에서 또 한번 금빛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해 17년 만에 묵은 과제를 해결한 이후 연속 우승이다. 라이벌 팀 전북 현대는 이날 승점을 잃고 15년 만에 최저 순위를 기록했다.

울산은 3일 오후 2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1' 최종전에서 현대가 라이벌 전북에 1-0으로 이겼다.

울산은 이번 시즌 파이널라운드A 돌입 이후 일찍이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 10월 파이널라운드A 35라운드 대구FC와 홈 경기에서 2-0으로 이겨 잔여 경기에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라이벌 매치였지만 울산에 마지막 홈 경기는 축제를 하기 위함이었다.

경기 전 만난 홍명보 감독도 "전북이 우리보단 간절할 것이다. 항상 이 시기엔 간절한 팀이 이기는 경우가 있다. 다만 이미 우승이 결정 났기에 선수들에겐 부담 없이 뛰라고 말했다"라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2만 관중이 운집한 홈 팬들 앞에서 승리도 필요했기에 "승패가 대관식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라이벌 매치에서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이다. 대관식은 대관식대로, 경기는 경기대로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동기부여가 다른 두 팀이었지만 킥오프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가 달아올랐다. 울산은 3분 만에 헤더로 전북 골망을 노리며 예열했다. 조직적인 압박으로 전북 패스 길을 차단했고, 재빨리 볼을 끊어 볼 점유율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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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백승호, 아마노 준, 박진섭이 미드필더 삼각 편대로 울산 압박을 풀어내려고 했다. 백승호가 허리에서 키를 잡고 빌드업을 맡았다. 송민규, 이동준은 측면에서 속도를 살려 울산 뒷 공간을 타격하려고 했다.

울산도 마찬가지였다. 전북 공격을 막은 이후 엄원상이 속도를 내 넓은 공간을 공략했다. 다만 울산 입장에선 부담이 없었기에 차분하게 패스 게임을 하며 경기를 이어갔다. 전반 16분엔 풀백 설영우가 과감하게 전진해 미드필더 라인으로 볼을 뿌렸다. U-22 카드로 공격형 미드필더에 있던 강윤구가 과감한 슈팅으로 전북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울산은 여유있게 경기를 이어갔지만, 전북은 쉽게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이동준이 짧은 원투 패스 뒤에 침투를 시도했지만 울산 최종 방어선(김영권, 김성준 등)을 뚫지 못했다. 울산 페널티 박스 앞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김성준이 볼이 튀어 전북에 잠깐 기회가 왔지만 위협적인 장면까진 연결되지 못했다.

전북이 백승호로 경기를 풀어갔다면, 울산은 이청용이 공격과 수비 방향을 조율했다. 김태환도 활발하게 측면을 오가며 분투했고 두 팔을 벌려 홈 팬들에게 더 뜨거운 응원을 유도했다.

전북은 이동준이 볼을 잡고 역습을 시도했는데 울산 설영우를 넘지 못했다. 이어 문전 앞 혼전 상황에서 방향만 바꾸는 슈팅을 했는데 조현우 선방에 막혔다. 홍명보 감독은 강윤구를 빼고 아타루를 넣어 미드필더에 변화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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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분위기를 올리던 울산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33분 설영우가 전북 골망을 뒤흔들었다. 박스 앞에서 볼을 받은 설영우가 골키퍼 정면을 향해 지체없이 슈팅을 날려 전북 수비망을 뚫었다.

전북은 세트피스에서 동점골을 노렸다. 전반 40분엔 프리킥으로 울산 골망을 조준했지만 정확하지 않았다. 아마노 준이 박스 안으로 볼을 깊게 감아 공중볼 다툼을 걸었는데, 조현우 골키퍼 펀칭에 막혔다.

전북에 예상치 못한 일이 있었다. 홍정호가 조현우와 공중볼 다툼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다. 그라운드에 쓰러진 홍정호를 본 선수들은 급히 손으로 엑스를 가리키며 뛸 수 없다는 사인을 벤치에 보냈고 엠뷸런스가 투입됐다. 급히 손으로 엑스를 가리키며 뛸 수 없다는 사인을 벤치에 보냈고 엠뷸런스가 투입됐다.

긴박한 상황이 지나고 전반 추가 시간은 13분이 주어졌다. 소강 흐름이 끝나고 그라운드 열기는 다시 뜨거워졌다. 전북은 박스 안팎에서 슈팅으로 울산 골망을 조준했다. 울산은 높게 올라온 전북 배후 공간을 스피드로 타격했다.

전반전은 울산이 한 골 리드를 쥐며 마무리됐다. 후반전엔 전북이 교체 카드를 활용해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다. 하파 실바, 문선민을 투입해 그라운드에 변화를 줬다. 문선민은 투입과 동시에 저돌적인 드리블로 울산 진영으로 파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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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주민규 등이 부지런히 뛰며 추가골을 조준했다. 주민규는 득점왕을 확정해도 울산 추가골을 위해 총력을 다했다. 전북은 후반 13분 안현범이 오버래핑 이후 슈팅을 시도했는데 조현우 골키퍼 손끝에 걸려 아쉬움을 삼켰다.

전북은 전반보다 더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울산이 후방 빌드업을 시도하면 압박해 주도권을 되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울산은 와이드한 공격 전개로 전북의 빈 틈을 파고 들었다. 후반 13분 안현범이 오버래핑 이후 슈팅을 시도했는데 조현우 골키퍼 손끝에 걸려 아쉬움을 삼켰다.

홍명보 감독은 주민규를 빼고 마틴 아담을 넣었다. 9번 공격수 자리를 바꿨기에 특별한 전술적인 변화는 아니었다. 이후 엄원상이 전북 수비 사이를 뚫고 들어가 슈팅했는데 골대를 강타하며 추가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전북은 코너킥, 박스 안 공중볼 다툼 등으로 울산을 흔들려고 했다. 하지만 생각처럼 풀리지 않았다. 울산은 전북의 강한 측면 압박을 삼자 패스로 풀어내며 전진했다. 하파 실바가 박스 근처에서 슈팅을 가져가며 울산 골망을 조준했고, 이후에도 위협적인 헤더를 했는데 조현우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북은 이동준을 활용해 더 고삐를 당겼다. 풀백 정우재는 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홍명보 감독은 체력적인 부분을 감안해 김성준을 빼고 이재욱을 투입, 엄원상 대신에 이명재를 넣었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도 정우재 대신에 최철순을 넣어 고삐를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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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은 풀백 김태환을 한 칸 더 올려 공격에 변화를 줬다. 김태환은 오른쪽 측면에서 유려하게 볼을 잡은 뒤 박스 안 크로스를 시도했다. 기다리고 있던 마틴 아담 발에 걸렸지만 골대 위를 살짝 벗어나며 득점하지 못했다.

이후 전북은 얼리크로스로 박스 안팎에 볼을 붙여 울산을 공략했다. 볼이 떨어지면 회심의 중거리 슈팅으로 울산 골망을 겨냥했는데 정확도가 살짝 떨어졌다. 울산 원정에서 동점골 위해 총력을 다했고, 문선민도 끝까지 분투했다. 하지만 전북은 득점하지 못했고 울산의 승리로 끝났다.

전북은 일단 울산전을 이기고 광주FC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승점 3점 확보에 실패했기에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엘리트 진출권을 따지 못했다. 하위 대회인 ACL2로 밀렸고, 리그 4위를 기록하며 15년 만에 최저 순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기지 못했다. 팬들에게 죄송하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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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엔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뛰었다. 전반 막판 홍정호 부상으로 변수가 생겼다. 후반전에 전방에서 방법을 찾기 힘들었다. 긴 여정과 빠듯한 일정 속에도 선수들이 잘 해줬다. 이겼으면 3위로 ACLE에 갈 수 있었지만 놓쳤다. 뼈아픈 오늘을 교훈삼아 다음 시즌에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 부임 후 부상자도 많았다. 원하는 결과는 아니었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치를 끌어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문제점이 개선된다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시상식 이후 기자회견장에 참석했다. 멋쩍은 미소로 마주한 그는 "결과에 관계 없이 우승을 확정 지었던 경기였다. 전북은 동기부여가 있었다. 우리 입장에선 힘든 경기가 될 거라고 예상했다. 우리가 준비한대로 잘 했다.1년 동안 오면서 많은 일이 있었지만 마지막 경기를 홈 팬들 앞에서, 대관식에서 이겨서 정말 기쁘다"라고 답했다.

이어 "마지막 경기를 많은 홈 팬, 대관식에서 이겨 기쁘다. 이제 울산을 맡은지 3년이 됐다. 그동안 울산이 중요한 경기에서 매번 지는 팀이었는데 이젠 이기는 팀이 됐다. 올해는 라이벌 매치에서 승점을 가져온 것도 우리 팀이 우승하는데 원동력이었다. 1년 동안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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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이후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홍명보 감독에겐 어떤 의미였을까. 그는 "이 우승은 우리의 우승이 아니다. 선수들과 팬들의 우승이다. 17년 동안 못 했던 일이 2년 안에 벌어진 건 엄청난 일이다. 문제점이 어떤지 파악하고 수정해서 발전하는 과정이 쉽진 않았다. 올해 우승을 하는데 있어서, 많은 사람이 헌신했다. 이번 우승은 울산이 앞으로 더 성장하는데 큰 자산이 될 것이다. ACL까진 마친 다음에 다음 스텝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울산은 홍명보 감독 부임 이후 성적과 마케팅 모두 결과를 냈다. 홍명보 감독에게 이를 묻자 "관중들이 경기장에 오려면 우선 축구가 재밌어야 한다. 여기에 결과도 가져와야 한다. 경기를 보러오는 분들께 재밌는 경기와 결과라는 서비스를 하지 않고 경기장에 오라고 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 부분을 모두가 노렸다. 이제 이 노력이 성장을 했고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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