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그야말로 손흥민의 날이었다.
손흥민이 1골 1도움을 기록한 것은 물론 자책골까지 넣으면서 토트넘의 맨시티 원정 극적인 3-3 무승부에 기여했다.
토트넘은 비록 승리를 거두진 못했으나 유럽 최강 맨시티와 대등하게 싸우면서 3연패에서 탈출하고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아래서의 경쟁력을 알렸다.
토트넘은 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맞대결에서 난타전 끝에 3-3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두 팀은 비기면서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순위가 바뀌었다. 맨시티는 승점 30(9승3무2패)이 되면서 리버풀(승점 31)에 2위를 내주고 3위로 미끄러졌다. 토트넘은 승점을 27(8승3무3패)로 늘리면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승점 26)를 제치고 다시 5위로 올라섰다.
이날 원정팀 토트넘은 4-2-3-1으로 내세웠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켰고, 데스티니 우도기, 벤 데이비스, 에메르송 로얄, 페드로 포로가 백4를 구성했다. 3선은 지오바니 로셀소와 이브 비수마가 지켰고, 2선에 브리안 힐, 데얀 쿨루세브스키, 브레넌 존슨이 배치. 최전방 원톱 자리에 손흥민이 이름을 올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날도 센터백 다이어 대신 풀백인 에메르송을 중앙 수비수 자리에 세웠다. 다이어는 이날은 아예 명단에서도 빠졌다.
홈팀 맨시티는 3-2-4-1로 맞섰다. 에데르송 모라에스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요슈코 그바르디올, 후벵 디아스, 카일 워커가 백3를 형성했다. 3선에서 로드리와 마누엘 아칸지가 호흡을 맞췄고, 2선은 제레미 도쿠, 베르나르두 실바, 훌리안 알바레스, 필 포든이 맡았다. 최전방에서 엘링 홀란이 맨시티 골문을 노렸다.
지난 13라운드 애스턴 빌라전과 명단과 비교하면 토트넘 미드필더 비수마가 징계에서 복귀했다. 비수마는 올시즌 전반기 동안 경고 횟수가 5장이 되면서 한 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아 빌라전에 나서지 못했다.
비수마가 돌아왔지만 장기 부상에서 돌아온 뒤 직전 경기인 애스턴 빌라전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우루과이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위험한 태클을 당해 2개월 아웃 판정을 받고 전력에서 이탈했다. 세네갈 미드필더 파페 사르도 여전히 햄스트링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화제가 된 발언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손팀' 발언이었다.
맨시티가 토트넘과의 승점 차를 벌릴지 아니면 토트넘이 맨시티와 승점 동률을 이룰지 주목된 가운데 과르디올라 감독은 토트넘과의 홈경기 사전 기자회견에서 "토트넘을 손흥민 팀(Son team)이라고 부르는 같은 실수를 범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사전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과거 과르디올라 감독이 토트넘을 '해리 케인 팀(Harry Kane team)'이라고 말하면서 화제를 일으켰다. 토트넘이 케인 원맨팀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지난 2017년 과르디올라 감독은 당시 케인이 시즌 개막 후 7경기에서 11골을 터트리는 어마어마한 득점력을 과시하자 현지 언론을 통해 "우린 해리 케인 팀이 매일 2~3골씩 터트리는 모습을 봤다"라고 말했다.
토트넘을 팀 이름으로 부르는 대신 케인 원맨팀으로 묘사하자 당시 클럽을 이끌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불쾌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에서 큰 성공을 거둔 감독이지만, 난 그의 팀을 '리오넬 메시 팀'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발언은 6년이나 지났음에도 꾸준히 거론되면서 그를 괴롭혔다. 2023/24시즌을 앞두고 토트넘 통산 430경기 278골 64도움을 기록한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면서 토트넘을 '해리 케인 팀'이라고 부를 수 없게 됐는데, 과르디올라 감독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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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는 토트넘을 손흥민 팀이라고 부르는 같은 실수를 하고 싶지 않다"라며 "내가 전에 말했듯이, 감독에겐 영향력이 있다. 안토니오 콘테가 클럽을 이끌 때 팬들은 토트넘이 원하는 대로 경기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발언은 케인이 떠난 뒤 토트넘을 대표하는 선수는 손흥민이라는 걸 암시한다. 올시즌 케인이 떠나면서 토트넘 주장으로 선임된 손흥민은 현재까지 리그에서 8골을 터트리며 토트넘 득점을 책임졌다. 또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 상대로 15경기 7골 3도움을 기록하면서 매 경기 과르디올라 감독의 경계를 샀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에 대해 그는 "짧은 시간 안에 그들이 최근 이지지 못한 경기에서도 토트넘이 하고자 하는 것들이 얼마나 좋은지, 그들이 만들어 내는 기회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라며 "모든 영역에서 공격적이다. 포스테코글루와 같은 사람들은 축구를 더 발전시킨다. 난 그들의 접근 방식을 매우 좋아한다"라고 평가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최근 과르디올라의 축구를 흉내낸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선 "그건 농담이다. 난 높은 라인에서 플레이하는 유일한 감독이 아니다. 그건 포스테코글루의 것"이라며 "가끔 우리 팀 풀백이 안쪽으로 들어가고 공격형 미드필더가 빈 공간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있지만, 난 그런 방법을 사용한 적 없다"라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손흥민을 떠올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맨시티전을 앞두고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뒤 손흥민 오프사이드 횟수에 대해 입을 열었다. 올시즌 손흥민은 오프사이드 9회를 기록하면서 타이워 아워니이(노팅엄 포레스트)와 함께 오프사이드 횟수 공동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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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시즌 개막 후 8골을 터트리며 프리미어리그 득점 3위에 올랐지만 최근 3경기에서 모두 침묵하며 팀의 연패를 막지 못했다. 특히 지난달 26일 리그 13라운드 애스턴 빌라와의 홈경기에서 골망을 3번이나 흔들었으나 모두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취소됐다. 3번의 오프사이드 중 2번이 손흥민의 오프사이드로 기록됐다.
손흥민이 오프사이드로 인해 고전하고 있음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변함없는 신뢰를 보이면서 손흥민을 맨시티전에서도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손흥민의 오프사이드 중 일부는 우리가 이해하고 있다. 지난주에 우리가 조금 더 일찍 공을 찰 수 있었고, 손흥민의 타이밍이 완벽했던 적이 몇 번 있었다"라며 "손흥민은 해리 케인과 다른 유형의 스트라이커이다. 내가 말했듯이, 우리가 패스를 1000분의 1초만 더 빨리했어도, 손흥민의 타이밍은 완벽했다"라고 밝혔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과르디올라의 생각은 틀렸음이 드러났다. 손흥민이 맹활약하면서 골을 터트렸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리드를 잡았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었다.
맨시티 코너킥 공격을 막아낸 토트넘은 곧바로 역습을 진행했다. 이때 쿨루세브스키가 중앙선부터 전방으로 쇄도 중인 손흥민을 발견해 앞으로 침투 패스를 넣었다. 공을 잡은 손흥민은 빠른 속도로 페널티 박스를 향해 달렸다. 도쿠가 손흥민을 막기 위해 끝까지 따라붙었으나, 이를 이겨낸 손흥민은 박스 안까지 들어오는데 성공했다.
박스 안으로 들어온 손흥민은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이 슈팅은 맨시티 수문장 에데르송 옆구리를 뚫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면서 토트넘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맨시티전 선제골로 손흥민은 리그 9호골을 달성하면서 홀란과의 득점 차를 좁혔다.
또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통산 112호골을 달성하면서 사디오 마네(111골)를 제치고 프리미어리그 통산 득점 단독 24위로 올라섰다.
기쁨도 잠깐이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선제골이 터진 지 불과 3분 만에 동점골을 내줬다. 첫 골 주인공 손흥민이 이번엔 맨시티에 자책골을 헌납했다.
전반 8분 맨시티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알바레스가 박스 안으로 오른발 크로스를 올렸다. 이 크로스는 점프한 홀란의 머리를 그냥 지나쳤는데, 뒤에 있던 손흥민의 허벅지를 맞고 그대로 토트넘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손흥민 선제골과 자책골이 짧은 시간 안에 나오면서 스코어는 1-1이 됐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동점을 만든 맨시티는 경기 주도권을 쥐면서 토트넘을 계속 몰아치면서 역전골까지 터트릴 뻔했다. 전반 13분 완벽한 득점 찬스를 잡았지만, 이를 홀란이 놓치면서 맨시티 팬들을 탄식하게끔 만들었다.
박스 안에서 기회를 엿보던 홀란은 실바의 패스를 받아 슈팅 찬스를 잡았다. 이때 토트넘 수문장 비카리오 골키퍼 위치가 한쪽으로 쏠린 상태라, 홀란은 그대로 비어 있는 공간으로 공을 밀어 넣으면 됐다.
경기를 보던 모두가 홀란의 골로 이어질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홀란의 왼발 인사이드 슈팅은 골대 밖으로 향하면서 토트넘의 골킥으로 이어졌다. 완벽한 득점 찬스를 놓친 홀란은 자신의 머리를 감싸 쥐었다.
행운이 따르면서 실점 위기를 넘긴 토트넘은 다시 앞서가는 골을 터트리기 위해 분투했다. 전반 23분 로셀소의 패스를 받은 존슨이 오른쪽 측면 돌파에 성공했고, 골문 바로 앞에 있던 손흥민을 향해 컷백패스를 시도했다. 연결만 됐다면 득점으로 이어졌겠지만, 손흥민한테 공이 닿기 전에 디아스가 슬라이딩 태클로 차단에 성공했다.
전반 29분엔 맨시티 돌격대장 도쿠가 왼쪽 측면을 휘저으면서 박스 안으로 들어와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먼 포스트 상단 구석을 노린 도쿠의 슈팅은 골대를 때리면서 토트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토트넘 골문을 두드리던 맨시티는 전반 31분 기어코 역전골까지 만들었다. 박스 인근에서 공을 잡은 도쿠는 빈 공간으로 쇄도하는 알바레스를 발견해 공을 넘겨줬다. 공을 잡은 알바레스는 모두가 자신한테 시선이 쏠린 점을 활용해 직접 슈팅을 하기 보다 좀 더 좋은 위치에 있던 포든한테 패스했다.
맨시티의 훌륭한 연계 플레이를 마지막에 포든이 깔끔하게 마무리 지으면서 맨시티는 역전에 성공했다.
전반 6분 만에 손흥민의 선제골로 앞서가던 토트넘은 다시 한번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내주면서 4연패 공포가 엄습했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4경기 연속 역전패를 당한 클럽은 전무했기에, 토트넘은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최초로 작성할 위기에 처했다.
맨시티는 전반 36분 토트넘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릴 수 있었으나 홀란이 다시 한번 유효슈팅에 실패하면서 스코어 차를 벌리는데 실패했다. 박스 안에서 실바가 넘어지는 와중에도 홀란한테 공을 넘겨주는데 성공했는데, 홀란의 왼발 인사이드 슈팅이 이번엔 허공으로 날아갔다.
맨시티의 파상공세가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토트넘은 좀처럼 슈팅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42분 손흥민, 쿨루세브스키, 힐로 이어지는 롱패스로 슈팅 기회를 만드는 듯했지만,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고 속력 1위 워커가 힐보다 먼저 공을 차지하면서 수비에 성공했다.
전반 추가시간이 3분 주어진 가운데 토트넘은 결국 동점골을 넣지 못하면서 전반전을 1-2로 마쳤다. 불운이 따르면서 자책골을 내준 손흥민은 얼굴이 굳은 채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전반 45분 동안 맨시티는 사실상 토트넘을 일방적으로 두들겼다. 공 점유율을 64%나 차지했고, 무엇보다 슈팅 횟수가 12 대 2로 큰 차이를 기록했다. 토트넘이 전반전 동안 시도한 슈팅은 손흥민의 선제골과 전반 36분 포로의 슈팅까지 단 2번뿐이었다.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토트넘은 교체 카드를 한 장 사용했다. 힐을 빼고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를 투입하면서 공격수 숫자를 한 명 줄이는 대신 미드필더 숫자를 늘렸다.
후반전 시작 휘슬이 울리자마자 맨시티가 추가골을 터트릴 뻔했다. 비카리오의 패스가 박스 바로 앞에서 차단됐고, 실바가 왼발 아웃프런트 슈팅으로 추가골을 노렸다. 이때 비카리오가 실바의 슈팅을 선방하면서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맨시티도 후반 7분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반전 골대를 때리는 등 왼쪽 측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던 도쿠를 빼고, 잭 그릴리쉬를 투입했다.
후반 8분 존슨이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으로 후반전 토트넘의 첫 번째 슈팅을 장식했다. 비록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에데르송이 안전하게 잡아냈지만, 답답했던 토트넘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경기가 소강상태에 들어간 가운데 후반 24분 토트넘이 경기 균형을 맞췄다. 토트넘의 동점골의 주인공을 로셀소로, 손흥민이 마지막 패스를 하면서 도움을 기록했다.
동점골의 시발점은 데이비스의 헌신적인 수비였다. 홀란을 향해 롱패스를 데이비스가 몸을 날려 머리로 걷어냈다. 이 공은 박스 앞에 위치했던 손흥민한테 배달됐고, 손흥민은 바로 옆에 있던 로셀소한테 넘겨준 뒤 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이때 로셀소는 맨시티 수비수들이 손흥민을 따라가면서 생긴 빈 공간으로 이동했다. 슈팅 공간이 나오자 로셀소는 지체 없이 왼발 슈팅을 날렸고, 로셀소의 슈팅은 골대를 때리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면서 토트넘의 동점골로 이어졌다.
지난 빌라전에도 선발로 나와 득점을 터트렸던 로셀소는 맨시티전에서 귀중한 동점골을 터트리며 2경기 연속골에 성공했다. 제임스 매디슨, 로드리고 벤탄쿠르 등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2골을 터트린 로셀소의 활약은 토트넘에 큰 힘이 됐다.
한편, 로셀소한테 패스를 하면서 손흥민은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는 손흥민의 시즌 2호 도움으로, 지난 9라운드 풀럼전때 기록한 어시스트 이후 5경기 만에 기록한 도움이다. 오래간만에 도움을 적립하면서 손흥민은 올시즌 공격포인트를 9골 2도움으로 늘렸다.
동점골을 터트리며 기세가 오른 로셀소는 곧바로 추가골을 노렸다. 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박스 밖으로 흘러나온 공을 로셀소가 왼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이 슈팅은 그릴리쉬 발에 맞으면서 유효슈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경기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후 맨시티는 또 결정력 부재로 득점 찬스를 놓쳤다. 후반 30분 교체로 들어온 리코 루이스가 박스 안에서 시도한 컷백 패스를 로드리가 제대로 발에 맞추지 못하면서 관중석으로 슈팅을 날렸다.
경기가 뜨거워진 가운데 맨시티가 후반 36분 다시 앞서가는 골을 터트리면서 리드를 되찾았다. 비수마의 터치가 길자 맨시티가 전방 압박으로 공을 탈취한 뒤 곧바로 공격을 전개했다.
골을 탈취한 로드리는 박스 안으로 들어가는 홀란을 향해 패스를 넣었고, 홀란은 공이 라인 밖으로 나가기 전에 컷백 패스를 시도했다. 홀란의 컷백 패스는 정확히 골문 바로 앞에 있던 그릴리쉬 앞으로 배달됐고, 그릴리쉬는 그대로 공을 골대 안으로 집어넣으면서 리드를 가져왔다.
이 골은 그릴리쉬의 시즌 첫 골이다. 중요한 순간에 그릴리쉬가 결승골이 될 수 있는 득점을 터트리자 맨시티 사령탑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두 손을 불끈 쥐었다. 홀란도 득점왕 경쟁자인 손흥민이 1골 1도움을 기록하자 이날 도움 한 개를 올리면서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후반전 늦은 시간에 득점을 허용해 패배가 가까워졌음에도 토트넘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으면서 후반 45분 기어코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추가시간을 앞둔 시점에서 오른쪽 측면에 위치한 존슨인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높게 올렸다. 이 크로스를 슈팅으로 연결하기 위해 쿨루세브스키는 몸을 아끼지 않았고, 쿨루세브스키의 회심의 헤더 슈팅이 골대 상단을 때리고 그대로 라인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토트넘의 천금 같은 동점골로 이어졌다.
경기는 그대로 종료되면서 이날 6골이나 터진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최고의 빅 매치는 3-3 무승부로 끝나 토트넘과 맨시티가 승점 1점씩 나눠가졌다.
손흥민은 올 시즌 다섯 번째 맨 오브더 매치(MOM)에 올랐다. 40.8%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통계전문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7.5점을 줬다. 쿨루셉스키(7.6점)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높았다. 소파스코어는 손흥민에게 팀 내 가장 높은 8점을 매겼다.
경기 후 손흥민은 영국 스포츠 전문매체 스카이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끝까지 믿음을 갖자고 했다"며 "무승부가 남은 시즌 토트넘에 많은 것을 가져다 줄 것이다. 선수들과 팀 모두 엄청난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손흥민은 "맨시티는 분명 거대한 팀이며 세계 최고의 팀중 하나지만 축구에서는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며 "우리는 90분 동안 계속해서 믿음을 갖고 경기를 펼쳤고 자랑스러운 결과를 냈다"고 했다.
손흥민은 선제골을 기록한 뒤 불과 3분 후 프리킥 상황에서 수비를 하다가 자책골을 넣기도 했다.
손흥민은 "그런 상황은 종종 닐어난다. 나는 그저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했는데 당시 상황은 내가 막을 수 없었다. 처음으로 자책골을 넣었는데 좋은 경험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손흥민은 경기 막판 동점골을 합작한 브레넌 존슨과 클루셉스키를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덕분에 멋진 결과를 만들었다. 존슨은 믿어지지 않는 크로스를 올렸고, 평소 헤더 득점이 없던 클루셉스키는 자랑스러운 득점에 성공했다"고 말한 뒤 웃었다.
축구 통계 사이트 '옵타'에 따르면 손흥민은 1경기에서 득점, 자책골, 도움을 동시에 기록한 프리미어리그 다섯 번째 선수가 됐다.
앞서 손흥민은 케빈 데이비스(2008년), 웨인 루니(2012년), 개러스 베일(2012년), 제이콥 램지(2022년)과 함께 1경기에서 득점, 자책골, 도움을 동시에 기록한 프리미어리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아울러 이번 골로 프리미어리그 득점 단독 3위를 유지했다.
손흥민은 지난 9월3일 번리 원정에서 토트넘이 5-2 쾌승을 거둘 때 해트트릭을 폭발했다. 당시 손흥민은 평점 9.61점을 받았다. 이는 올시즌 프리미어리그 단일 선수의 단일 경기 평점 중 7위다.
손흥민은 사실 번리전 전까지 주춤했다. 1~3라운드에서 왼쪽 날개로 나섰으나 특유의 돌파는 물론 득점력도 변변치 않았다. 주장으로 선임된 탓인지 해결사보다는 도우미에 집중했다. 플레이메이커처럼 움직였다. 토트넘은 2승1무로 초반 쾌속행진했으나 손흥민 만큼은 좋은 컨디션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번리전에선 달랐다. 지난여름 토트넘에 부임한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기존 공격수 히샤를리송이 가운데서 부진하자 손흥민을 중앙에 세우는 이른바 '손톱' 전술을 번리전부터 가동했는데 즉시 효과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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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0-1로 뒤지던 전반 16분 왼쪽 날개 마노르 솔로몬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환상적인 오른발 로빙슛으로 마무리, 시즌 첫 골이자 동점골을 터뜨렸다.
번리가 빌드업 플레이를 위해 수비 라인이 높게 올라온 틈을 이용했다. 후방에서 한 번에 손흥민에게 연결됐고, 손흥민이 잘 잡아 솔로몬에게 내줬다. 솔로몬은 수비 시선을 끈 후 다시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이한 손흥민은 골키퍼가 앞으로 나오자 살짝 툭 찍어차는 오른발 로빙슛으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이어 토트넘이 3-1로 앞서던 후반 18분엔 솔로몬의 컷백 패스를 오른발로 통렬하게 꽂아 넣어 멀티골을 기록했다. 드리블로 왼쪽 측면을 허문 솔로몬은 한 박자 늦게 침투한 손흥민에게 컷백을 내줬다. 손흥민은 아무런 방해 없이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넣어 멀티골을 기록했다.
후반 21분엔 페드로 포로의 패스를 침착하게 왼발 슛으로 연결해 골을 넣고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3골을 몰아치며 이번 시즌 골가뭄에서 순식간에 벗어난 손흥민은 후반 27분 히샤를리송과 교대하며 벤치로 들어갔다.
'9번 공격수' 손흥민 효과를 톡톡히 본 토트넘은 지난달 24일 아스널과의 리그 6라운드이자 통산 194번째 '북런던 더비'에서도 손흥민을 최전방에 배치했다. 손흥민은 이날 토트넘 최대 라이벌을 상대로 2골을 뽑아내며 다시 한번 감독 기대에 부응했다. 손흥민 활약에 힘입어 토트넘은 아스널 원정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손흥민의 아스널 활약상은 큰 찬사를 받았는데, 1992년에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아스널 원정에서 2골을 터트린 선수는 손흥민이 처음이었다. 토트넘 레전드였던 해리 케인과 가레스 베일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2골 이상 터트리지 못했는데, 이를 손흥민이 해낸 것이다.
번리전에 이어 아스널전에서도 만점짜리 활약을 펼친 손흥민은 기세를 이어가 지난 1일 리그 7라운드 리버풀과의 홈경기에서도 선제골을 터트리며 2-1 신승에 일조했다. 리버풀 선수 한 명이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처한 틈을 노려 히샤를리송의 컷백을 그대로 골문 안으로 밀어넣으면서 리그 6호골을 터트렸다.
이어 지난 10월 24일 풀럼과의 홈 경기에서 7호골을 쏘며 2-0 승리에 공헌했다.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후반 37분까지 경기를 소화하며 팀의 선제골과 더불어 후반에는 매디슨의 득점까지 도와 시즌 첫 도움까지 적립했다. 손흥민은 이번 득점으로 리그 득점 순위 공동 2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10월28일 크리스펄 팰리스와 원정 경기에선 2-1 승리의 결승포를 작렬시켰다.
이날 경기에선 후반 21분 사르의 패스를 받은 존슨이 매디슨에게 공을 내줬고, 다시 매디슨의 패스를 받은 존슨이 컷백패스를 시도했는데, 페널티박스 중앙에 위치한 손흥민이 이를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한 달 넘게 손흥민의 득점포가 잠잠했는데 유럽 최강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그의 발 끝이 불을 뿜었다.
손흥민의 이날 활약은 토트넘 연패 기록을 저지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토트넘은 지난 2004년 11월 데이비드 플리트 감독 시절 이후 단 한 번도 리그 4연패를 기록한 적 없다. 이번엔 첼시와 울버햄프턴, 애스턴 빌라에 차례로 패한 뒤 맨시티한테도 무릎 꿇을 위기였지만, 데얀 쿨루셉스키의 극적인 동점골로 기사회생했다.
정말 치열한 난타전이었다. 양 팀을 합쳐 슈팅 26개, 총 6골이 터진 정신 없는 경기였다. 토트넘은 전반 내내 맨시티의 강력한 전방 압박에 고전했지만, 후반 들어 기세를 올리며 승점 1점을 따냈다. 맨시티의 슈팅이 두 차례나 골대를 때리는 행운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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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가운데 손흥민이 '맨시티 킬러'다운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은 이날 전까지 맨시티를 상대로 만난 17경기에서 7골 3도움을 터트렸다. 그는 여기에 한 골을 더 추가하며 맨시티 상대 8골을 기록하게 됐다.
영국 현지 매체는 손흥민에게 평점 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주며 활약을 인정했다. 9점을 받은 쿨루셉스키에 이은 팀 내 2위였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에티하드에서 골을 사랑한다. 에데르송 밑으로 슈팅을 꽂아넣기 전에 쿨루셉스키의 패스를 머리에 맞추며 자기 앞으로 떨궈놨다. 그는 전반에만 몇 차례 아름다운(lovely) 패스를 했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매체는 "맨시티의 프리킥이 그의 허벅지에 맞고 굴절되며 자책골로 연결된 건 불행한 일이었다. 그리고 나서 손흥민은 후반에 로 셀소에게 패스하며 도움을 추가했다. 평점 9점을 받아 마땅한 활약이었지만, 불운한 자책골 때문에 8점을 매긴다"라고 했다.
'이브닝 스탠더드'도 같은 생각이었다. 매체는 "손흥민은 선제골 장면에서 눈부신 열망과 기술을 보여줬다. 또한 맨시티 상대 좋은 기록을 이어갔다. 후반에도 로 셀소의 동점골을 도왔다"라며 평점 8점을 부여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도 손흥민에게 팀 내 최고 평점 8점을 매겼다. 그는 90분 동안 1골, 1도움, 1자책골, 슈팅 1회, 기회 창출 2회, 드리블 성공률 100%(2/2), 볼 경합 승률 100%(4/4) 등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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