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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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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가 스페인 라 리가 중계 제작에서 배워야 할 것 [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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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미디어프로 내 라리가 마스터 컨트롤 룸.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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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스페인 라 리가의 업무협약이 체결된 이후 양 리그는 다양한 방면에서 교류와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8~12일엔 K리그 중계방송 실무자가 참여하는 스페인 현지 연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프로연맹 방송사업팀, 스카이스포츠를 포함한 K리그1 중계방송사 PD 및 기획담당자가 참가했다. 이들은 라 리가 중계제작사인 주식회사 미디어프로의 제작센터, FC바르셀로나 경기장 컴파운드와 사무소를 방문, 중계제작 및 송출에 노하우를 익혔다.

◇라 리가 중계 제작 주체 미디어프로

미디어프로는 스페인 최대 미디어 사업 에이전시. 2015년 라 리가 중계권 통합 전부터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등 주요 구단 경기 중계방송을 제작하고 방송사와 통신사를 통해 송출하는 등 라 리가와 오랜 기간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바르셀로나 사옥 내 방송 스튜디오와 미디어센터를 구축해놓고 라 리가와 2부 전 경기를 제작 및 송출한다. 전 세계 중계방송사에 제공하는 영상뉴스와 하이라이트 프로그램도 미디어프로가 제작한다. 라 리가 모든 경기 중계방송은 미디어프로가 소유한 중계차가 경기장으로 이동해 제작하거나 원거리 제작(Remote production)으로 이뤄진다.

중계차가 경기장으로 이동해 제작하는 건 전 세계 공통이지만, 원거리 제작은 라 리가와 미디어프로의 기술력이 뒷받침된 장점이다. 경기장엔 중계 카메라만 나가고, 현장에서 촬영된 모든 카메라 피드가 초고속 인터넷망으로 실시간 본부 내 미디어센터로 전송된다. 현장에서 들어온 수십 카메라피드로 방송용 영상 제작, 기술, 편집, 그래픽 작업 등을 본부 상주 인력이 진행한다.

라 리가 전 경기장과 미디어센터간엔 방송전용 초고속 인터넷망이 구축돼 있다. 경기장 위치 관계없이 모든 방송 피드가 실시간으로 미디어센터에 수신되고, 미디어센터는 슈퍼바이징과 최종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경기당 투입되는 제작 인력이 100명에서 150명 정도다. 모두 미디어프로 정규직원으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 제작의 안정성 확보와 관리 효율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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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프로 내 라리가 스튜디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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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덴티티를 지닌 고품질 중계 제작

라 리가 중계방송 제작 기준은 가이드라인 수준을 넘어 리그 규정의 일부로 제정돼 있다. 중계 제작의 의미, 목표, 사업의 중요성까지 담긴 규정을 리그와 구단, 제작사, 현장에 파견되는 경기 감독관까지 공유하고 이해하고 있었다. 중계제작 규정은 영역별 세분돼 있으며 구단도 준수해야 하는 의무를 지닌다.

라 리가와 미디어프로는 현장 실사로 경기장의 환경을 면밀히 파악, 현장 설비에 관한 일관된 규정을 마련했다. 이에 맞춰 경기장 시설도 준비돼 있었다. 모든 제작 요소를 세분화한 것에 라 리가는 각 요소에 전문 담당자를 배치해 고품질 제작을 하는 것이다.

중계 제작 프로세스는 ▲현장 카메라 피드 수신 ▲현장 중계차 또는 미디어프로 컨트롤 룸으로 전달, 실시간 제작 및 편집 ▲해외 송출용 가상 광고 삽입, 3D 그래픽(중계 그래픽 및 데이터표출) 삽입 ▲마스터 컨트롤룸으로 이동 후 국·내외 신호/광고/그래픽/클린-더티피드 각 분야별 감독 및 검수 ▲실시간 색감 컨트롤 작업 후 최종 송출까지다.

‘색감’은 라 리가 중계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요소다. 중계 제작의 최대 목표는 장소, 경기를 불문하고 동일한 시청 환경을 창출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영상 컬러 기준을 두고 모든 경기의 컬러 컨트롤을 수행하는 기자재와 전문 인력을 배치, 중계 영상의 색감을 표준화했다. 제작 프로세스에서 색감 전문가를 통해 라이브 경기의 매 장면, 카메라 전환 시 색감 조정으로 ‘라 리가 색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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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리가 연수에 참가한 프로연맹 방송사업팀, 스카이스포츠 관계자.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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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주도 중계 방송 중요성

라 리가 중계사업의 중장기 목표는 중계방송권의 완벽한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중계방송의 제작은 라 리가가 미디어프로를 통해 직접 관장하고, 중계방송 품질 향상에 필요한 각종 첨단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은 전문 회사와 조인트벤처(JV)를 만들어 수행한다. 리그 사업 목적과 목표의 정확한 설정, 외부 이해관계자의 높은 업무 이해도가 모든 사업의 기초다.

이번 연수를 통해 중계권 가치 향상을 위해서는 프로연맹이 주도적으로 중계방송 사업을 이끌어야 한다는 시사점을 얻게 됐다. 리그 고유의 색깔과 가치를 화면에 나타내고 품질기준을 유지해야 한다. 제작사 의존 구조를 탈피하고 중계권 독립을 도모해야 한다. 중계권료가 향상되는 것에 비례해 대규모 투자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K리그도 지난 2021년 K리그 전문 채널 스카이스포츠를 출범시킨 이후 ‘중계방송의 독립’ 노선을 걷고 있다. 중계방송의 품질이 상향평준화하고, K리그1·2 전 경기를 생중계로 볼 수 있다. 장기간 방송사에 위탁해온 뉴미디어와 해외 중계권을 프로연맹이 직접 판매하며 여러 성과를 거두고 있다.

K리그 전문 채널에 소속된 PD로서 이번 연수를 통해 라 리가와 완벽에 가까운 파트너십을 구축한 미디어프로 수준에 가까운 시스템 구축에 관한 목표의식이 생겼다.

양정욱·K리그 중계방송사 스카이스포츠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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