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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손흥민 야단치던 GK, 요리스 드디어 떠난다…미국 LA FC 이적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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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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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을 지휘하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프로페셔널 정신을 칭찬했지만 냉졍하게 그의 자리는 사라졌다.

자신의 입지를 받아들이고 겨울에 세계 축구의 신대륙인 미국으로 떠난다.

이번 시즌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된 위고 요리스의 향후 행선지가 정해졌다. 유럽 무대를 떠나 미국 MLS에서 새롭게 도전할 전망이다.

유럽 축구 전문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29일(한국시간) 개인 SNS를 통해 "미국 LA FC가 요리스를 영입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선수 측과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LA FC 움직임은 구체적이다. 토트넘은 이미 '그린 라이트' 신호를 내보냈다. 남은 건 요리스에게 달렸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은 요리스를 어떤 형태로든 팔 준비가 됐다는 얘기다.

영국 토크스포츠도 "토트넘은 요리스의 LA FC 자유계약 이적을 허용했다"라면서 요리스의 이적 가능성을 했다. 유력지 데일리메일도 "요리스는 토트넘에서 11년의 계약이 마무리됐다. LA FC와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최종 단계를 진행하기 위해 토트넘을 떠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LA FC는 LA 갤럭시와 함께 LA를 연고로 하는 두 팀 중 하나다. 과거 토트넘에서 뛰었던 세계적인 윙어 개러스 베일도 지난해 LA FC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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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스가 입단하면 MLS는 또 하나의 스타플레이어를 품게 된다.

요리스는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프랑스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며 조국에 20년 만의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이어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프랑스 골키퍼로 나서 결승에서 아르헨티나와의 승부차기 끝에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 앞두고 프랑스 대표팀에서 은퇴한 것에 이어 소속팀에서도 입지가 밀려 새 행선지를 물색한 끝에 미국행을 결정한 것이다.

요리스에 앞서 지난해 7월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미국 인터 마이애미 입단을 확정해 세상의 관심을 모은 적이 있다. 메시는 지난해 월드컵에서 우승한 슈퍼스타다. 아울러 비록 월드컵 우승은 없지만 메시의 '절친'으로 우루과이가 낳은 세계적인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도 최근 마이애미에 입단했고, 스페인 출신 월드클래스 미드필더 세르히오 부스케츠도 마이애미에서 뛰는 등 MLS가 스타플레이어들의 집합 장소로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 요리스는 지난 2012년 자국 리그 명문 올랭피크 리옹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후 11년 동안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만 361경기를 뛰었고, 모든 대회에서 444경기에 출전했다.

2015년부터 주장직을 맡아 팀을 이끌었다. 2016/17시즌 리그 2위, 2018/19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20/21시즌 리그컵 준우승 등 우승컵을 들어올리진 못했지만 토트넘의 황금기를 함께한 주역이었다.

하지만 지난여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온 뒤부터는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됐다. 이미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노쇠화 기미가 뚜렷했다. 요리스도 이를 받아들이고 새 팀을 물색했는데 자국 리그와 사우디아라비아 팀들을 알아보다가 결국 떠나지 못했다. LA FC에서의 새 삶을 받아들인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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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스는 자신의 기대가 끝났다는 점을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지난 6월 "한 시대의 끝이다. 난 다른 것에 대한 욕망이 있다. 뭐가 가능할지 고민하기 위해 나 자신에게 물어봤다. 일단 토트넘과 계약이 1년 남아 있고, 축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현재 중요한 건 부상에서 잘 회복하는 것이고 7월 중으로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그 다음 미래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후 요리스는 이번 여름 토트넘의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 명단에서 제외됐다. 토트넘에 새롭게 부임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 해리 케인 등 핵심 선수들을 포함했지만 요리스는 데려가지 않았다. 이적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구단 차원에서 배려한 것이었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로스터에 요리스를 포함시키긴 했지만 지금까지 요리스는 단 한 경기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약 8년 동안 달았던 주장직을 손흥민에게 넘겨주면서 사실상 결별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최근 요리스 거취를 묻는 질문에 "수비수 5명을 잃었다. 골키퍼를 7명이나 잃을 수도 있다. 난 모든 선수들을 똑같이 대하고 있다. 축구에서 미래는 모르기 때문이다. 여전히 우리 팀의 일원이고,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라면서 "선수가 선발로 뛰지 않을 때 감독이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나중에 그 선수를 필요로 할 때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요리스도 상황에 따라 출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요리스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에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포스테코글루는 "요리스는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골키퍼 클럽이든 뭐라고 부르든 정말 좋은 환경이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고, 1군에 속하지도 않았지만 태도가 바뀌거나 하지 않았다. 매우 프로답고 다른 골키퍼들도 그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하다"라며 요리스가 불만 없이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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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요리스는 계약 마지막 시즌에 있다. 이제 마지막 6개월이 지났고, 난 요리스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거라고 확신하지만 거기에 집중하고 있지는 않다"라면서 "재계약이든 팀을 떠나든 그건 내 결정이 아니다. 요리스와 구단의 결정이다. 내겐 그런 권한이 없고 원하지도 않는다"라고 계약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다만 이는 요리스가 팀 내 8번째 골키퍼라는 일종의 반어법으로도 해석됐다.

아울러 요리스를 대체하기 위해 토트넘에 입단한 이탈리아 국가대표 굴리에모 비카리오가 맹활약하고 있다는 점도 요리스의 퇴단을 부추기는 이유가 됐다.

비카리오는 2-4로 참패한 29일 브라이턴전에서도 수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막아냈다. 그가 없었다면 토트넘이 7~8실점을 허용해도 할 말이 없는 경기였다.

요리스는 손흥민과 다툰 일로도 유명하다. 2019/20시즌 33라운드 에버턴전 전반전 막판 상대팀 공격수 히샤를리송에게 결정적인 찬스를 내주는 장면이 발생했는데, 이 과정에서 요리스는 손흥민이 수비 가담을 제대로 못했다며 질책했다.

그라운드에서 특정 선수를 면박주기 위한 나쁜 행동이었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라커룸에서 비공개적으로 해도 될 일이었다. 이에 라커룸에서 손흥민은 요리스에게 "난 널 존중하는데, 넌 왜 날 존중하지 않느냐"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에 요리스는 "팀을 위해 뛰라"고 언성을 높이면서 둘의 충돌은 그라운드 밖으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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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둘은 표면적으론 화해한 듯 서로 스킨십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호흡을 맞춰나가긴 했다.

아이러니하게 요리스가 지난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 주장직을 내려놓자 이를 물려받은 이가 손흥민이 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3/24시즌을 앞두고 손흥민을 주장으로, 제임스 매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 등 둘을 부주장으로 임명했다.

요리스가 비운 캡틴 자리가 클 것으로 보였으나 손흥민은 말끔하게 메우면서 팀의 업그레이드에 기여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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