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바이에른 뮌헨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2023년 한국 축구를 빛낸 최고의 축구선수로 선정된 것에 대해 유럽 현지에서도 적지 않은 관심을 보였다.
독일 유로스포츠는 2일(한국시간) "김민재가 대한민국 올해의 축구선수로 선정됐다. 김민재가 한국에서 이 상을 수상한 건 처음이다.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대로 김민재는 대표팀 동료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손흥민은 최근 4회 연속 수상했다"라고 전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KFA)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민재와 천가람이 2023년 '대한축구협회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라고 발표했다.
KFA는 이날 서울 메이필드호텔에서 '2023 KFA 어워즈'를 개최했다. 축구계 관계자와 국가대표팀 선수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협회는 한국축구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새로운 가치체계를 발표하는 한편 '올해의 선수' 등을 비롯해 주요 부문에서 시상식을 진행했다.
'올해의 선수'는 지난 한 해 동안 표팀과 소속팀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대한민국 남녀 축구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지난 2010년부터 대한축구협회가 전문가와 축구 기자단에 의뢰해 뽑고 있는 이번 시상식에서 김민재는 가장 많은 표를 받으며 생애 첫 수상에 성공했다. 여자 선수들 중에선 천가람(화천KSPO)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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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A에 따르면 KFA 출입 언론사의 축구팀장과 협회 기술발전위원,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 등 50명이 투표를 진행한 결과, 지난 2021년과 2022년 투표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한테 밀려 2년 연속 2위에 그쳤던 김민재는 이날 총 137점을 얻어 첫 수상에 성공했다.
지난 4년 연속으로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고 역대 최다 수상자(7회)인 손흥민은 113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3위엔 84점을 얻은 이강인(PSG)이 올랐다. 김민재가 손흥민을 제치고 올해의 선수상을 받으면서 2015년 김영권 이후 8년 만에 수비수가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이로써 김민재는 손흥민의 5년 연속 수상을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 2023년 최고의 한국 남자 축구선수로 뽑힌 김민재는 시상대에서 "좋은 상을 받게 돼서 영광스럽다. 지난 시즌 소속팀과 대표팀 경기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응원해주신 많은 팬들께 감사하다"라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도 잘 준비해서 꼭 좋은 성적을 거둘 테니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외신들도 김민재가 손흥민을 제치고 올해의 선수 수상이라는 영광을 거머쥔 것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했다.
유로스포츠는 "김민재는 지난해 여름 SSC 나폴리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고,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로 뽑혔다. 27세의 한국인 선수는 뮌헨으로 이적한 후 뮌헨에서도 주전 선수가 됐다. 지금까지 분데스리가 모든 경기에서 경기 명단에 올랐다"라며 "올해의 축구선수로 선정된 김민재는 손흥민을 이겼다"라고 주목했다.
크로아티아 HRT스포츠는 "김민재가 손흥민의 독주를 끝냈다"라면서 "독일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수 김민재는 2023년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 선수로 뽑혔다. 투표를 통해 1위에 선정된 김민재는 지난 7년 동안 4차례 자축했던 손흥민의 독주를 끊어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나폴리에서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한 김민재는 이탈리아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됐으며 7월 바이에른으로 이적했다. 그는 이전에도 페네르바체,, 베이징 궈안, 전북현대, 경주한수원 등에서 뛰기도 했다"라고 김민재의 과거까지 들췄다.
영국 더선 또한 "뮌헨 수비수 김민재는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1년 동안 큰 성공을 거뒀다. 바이에른 뮌헨과 여름에 계약한 김민재는 지난 5월 나폴리가 33년 만에 첫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하는 데 일조했고, 이후 이탈리아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됐다"라면서 "뮌헨으로 이적해서는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가운데 뮌헨 역시 분데스리가에서 승점 38을 확보하며 2위를 달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뮌헨은 바이엘 레버쿠젠에 4점 뒤졌지만 15경기로 한 경기 덜 치른 상황이다. 뮌헨은 15실점으로 독일에서 두 번째로 적을 골을 내줬다"라고 김민재의 단단한 수비력으로 뮌헨이 리그에서 순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1년 페네르바체에서 튀르키예 쉬페르리그를 정복한 김민재는 곧바로 유럽 빅클럽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 중 적극적으로 어필한 나폴리가 바이아웃 1800만유로(약 258억원)를 지불하고 김민재 영입에 성공했다. 첼시로 떠난 나폴리의 전설 칼리두 쿨리발리(세네갈)의 대체자로 낙점 받은 김민재는 유럽 빅리그 중 하나인 세리에A에서 역대급 활약을 펼쳤다.
엄청난 스피드와 피지컬, 여기에 탁월한 발밑까지 갖춘 김민재를 믿고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나폴리 선수들의 라인을 높이 끌어 올렸다. 결과적으로 상당히 공격적이고 빠른 전환으로 이어지는 역동적인 축구가 구현됐다. 나폴리는 빅터 오시멘(나이지리아), 흐비차 크바라첼리아(조지아)를 중심으로 한 공격이 빛을 발했고 33년 만에 스쿠데토(세리에A 우승 시 달 수 있는 방패 문양)를 손에 쥐었다.
당시 김민재는 2022-23시즌 동안 모든 대회에서 45경기에 나와 무려 3878분을 소화하며 나폴리 수비를 든든하게 책임졌다. 김민재 활약에 힘입어 나폴리는 세리에A 우승뿐만 아니라 구단 역사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고, 시즌이 끝난 후 세리에A 사무국은 김민재를 시즌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했다. 이탈리아축구선수협회(AIC)도 지난 12월 2022-23시즌 올해의 팀에서 김민재를 포함시켰다.
김민재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뮌헨에 입단했다. 나폴리가 설정했던 바이아웃(이적 시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구단 간 협상을 하지 않는 조항) 금액 5000만유로(약 717억원)를 뮌헨이 지불했고 개인 협상에서 연봉 1200만유로(약 170억원)에 2028년 여름까지 5년 계약을 맺었다.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받은 그에게 합당한 대우였다.
뮌헨에서도 김민재는 단숨에 주전 자리를 꿰차며 매 경기 선발로 출전했다. 오히려 쉴 틈 없이 너무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서 독일 현지에서 김민재의 과부하를 걱정할 정도였다. 지난 11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 때 엉덩이 타박상으로 명단 제외를 당하기 전까지 15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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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에 이어 뮌헨에서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김민재는 명실상부 유럽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으로 인정받았다. 매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를 선정하는 2023 발롱도르 투표에서 김민재는 22위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해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2023년 세계 최고의 남자 축구선수 100인'을 선정할 때 김민재 이름을 포함했다. 매년 가디언이 선정한 최고의 축구선수 100인 안에 이름을 올린 게 이번이 처음인 김민재는 첫 순위 선정에서 37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수비수임을 증명했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키다'도 '2023년 세계 최고의 센터백 5명'을 거론할 때 김민재를 1위로 선정했다. 매체는 "센터백이 더 이상 수비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현대 축구에서 센터백은 견고한 수비 외에도 빌드업에 참여해 유동성과 창의성을 불어넣어야 한다. 김민재는 이러한 측면에서 아주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민재가 나폴리의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타고난 피지컬과 침착함, 기술이 강점으로 돋보였다. 뮌헨으로 이적해서도 주전을 확보했고 탁월한 기량을 펼쳤다"라고 1위로 선정한 이유를 나열했다.
더할 나위 없이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김민재는 대표팀 주장이자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월드 클래스 공격수 손흥민을 제치고 KFA가 선정한 올해의 축구상을 거머쥐는데 성공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제공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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