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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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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 뮌헨과 구두합의" 72억원 이적료까지 주고 영입 → FA컵 명단 제외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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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영국축구협회(FA)컵에서 에릭 다이어를 제외했다. 이적 임박의 신호다.

토트넘은 6일(한국시간)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번리와 2023-24시즌 FA컵 3라운드를 펼쳤다. 경기를 앞두고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공개한 출전 명단에 다이어의 이름이 없었다. 가뜩이나 센터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전문 수비수인 다이어를 제외한 건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가 이유를 밝혔다. 로마노는 "다이어는 바이에른 뮌헨과 이적에 합의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토트넘은 다이어의 이적을 받아들이는 듯 팀을 떠날 자원을 굳이 FA컵에 기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토트넘과 다이어의 결별이 다가온 모습이다.

로마노는 하루 앞선 5일에도 다이어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예고했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은 새로운 센터백 옵션으로 다이어를 고려하고 있다. 토트넘도 다이어가 이적할 곳을 찾으면 즉시 떠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겨울 이적시장에서 이탈을 굳이 막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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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가 토트넘과 10년 동행을 마칠 전망이다. 지난 2014년 스포르팅CP에서 이적료 400만 파운드(약 66억 원)에 토트넘에 입단했다. 잉글랜드 출신이지만 어린 나이에 포르투갈로 이주하면서 타국에서 먼저 프로에 데뷔했다. 스포르팅에서 보여준 재능으로 토트넘과 계약하며 자국으로 돌아왔다.

다이어의 출발은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2015-16시즌 중원에서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며 순조롭게 안착했다. 이후에는 센터백으로 보직을 넓히면서 멀티플레이어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조제 무리뉴 감독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스리백의 중심으로 자리잡아 토트넘에서 상당한 입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무리뉴와 안토니오 콘테 전 감독을 지나면서 다이어는 부동의 주전을 자랑했다. 다이어가 출전할 때마다 불안감이 상당했지만 이전 감독들은 변화를 주지 않았다. 다이어의 문제는 분명했다. 최후방에서 안정감이 부족한 결정들을 내렸고, 스피드가 좋지 않아 상대 공격수와 민첩성 싸움에서 늘 밀렸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실점 장면마다 다이어가 빌미를 제공해 팬들이 선발에서 제외하라는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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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를 중심으로 한 토트넘의 수비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만 63실점으로 최악의 기록을 냈다. 이는 리그 최다 실점 6위에 해당한다. 공격이 제아무리 많은 골을 넣어도 다이어가 실수를 반복하며 지켜주지 못하니 승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다이어는 붙박이와 다름없어 답답함을 안겼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달랐다. 스리백 중심의 토트넘에 포백 전술을 시도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이어를 전력에서 제외했다. 프리시즌 바르셀로나와 경기에서 다이어가 허둥대는 수비력을 보여준 게 컸다. 당시 토트넘은 바르셀로나에 2-4로 졌는데 4실점에 모두 다이어가 관여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이어의 무너진 경쟁력을 확인했고, 이번 시즌 노골적으로 후순위에 뒀다.

다이어는 시즌 개막하고 오랫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출전 명단에서 제외될 때가 많았고, 벤치로 돌아와서도 그라운드 투입은 명받지 못했다. 다이어의 시즌 첫 출전은 지난해 11월 첼시전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퇴장을 당해 급히 센터백이 필요해지자 다이어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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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상황이 반전된 건 아니다. 다이어는 이후에도 상황이 급할 때만 경기에 나서는 비중에 불과했다. 전반기가 지난 현재까지 다이어는 리그 4경기 출전이 전부다. 선발 출전은 한 차례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다이어가 짧게라도 뛴 경기에서는 꼭 실점해 여전히 안정감과 거리가 먼 모습이다.

다이어는 토트넘을 떠날 생각이다. 현 계약도 이번 시즌이 끝나면 만료된다. 자유계약으로 새로운 행선지를 찾을 것이 유력한 가운데 이보다 앞서 이번 겨울에 작별할 가능성이 커졌다. 센터백 보강이 필요한 바이에른 뮌헨이 결국 다이어 영입을 결심한 모습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은 올 시즌 수비진을 구성하며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 마티아스 더 리흐트를 센터백으로 결정했다. 포백 전술을 사용하는데 있어 전문 센터백은 대체로 2배수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4명의 센터백을 맞추기 위해 유망주인 다렉 부흐만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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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토마스 투헬 감독은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더 리흐트를 중심으로 시즌을 풀어갈 요량이었다. 이들 모두 분데스리가의 정상급 센터백이라 주전으로 기용할 숫자는 조금 부족할지라도 큰 걱정은 없어 보였다. 더구나 김민재가 독일 무대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바이에른 뮌헨의 후방은 단단해질 전망이었다.

정작 전반기 내내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 홀로 수비했다. 더 리흐트가 지난 여름 A매치에서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개막까지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중용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더 리흐트의 재활은 늦어졌고 우파메카노가 잔부상에 시달리면서 멀쩡한 중앙 수비수는 김민재 한 명 뿐이었다.

별다른 로테이션을 제공받지 못한 김민재는 계속 뛰었다. 여기에 A매치를 위해 한국으로 장거리 이동까지 하면서 체력이 많이 고갈됐다. 김민재는 개인 기량으로 위기를 이겨냈다. 간혹 체력이 떨어졌는지 집중력 부족을 드러내는 실수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투헬 감독은 신뢰를 전했다. 김민재도 온힘을 짜내 전반기를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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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하는 김민재를 보며 바이에른 뮌헨은 센터백 보강을 결심했다. 겨울에 즉시 전력감을 영입해 김민재가 짊어지고 있는 출전 부담을 어느정도 내려놓게 하겠다는 의도였다. 더구나 김민재는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으로 오래 결장한다. 김민재 없는 상황에서 더 리흐트, 우파메카노와 경쟁하며 상황마다 뛰어줄 카드가 필요했다.

다양한 이름이 오르내렸다. 지난해 독일 매체들을 통해 바이에른 뮌헨이 영입할 중앙 수비수로 다이어를 비롯해 슈코드란 무스타피(레반테), 트레보 찰로바(첼시) 등을 거론했다. 가까운 시일에 큰돈 들이지 않고 영입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이어는 늘 최우선 순위로 알려졌다. 다이어가 토트넘에서 보여준 경기력과는 정반대의 평가였다.

그래서 지난해 영국 언론 '풋볼 인사이더'는 "바이에른 뮌헨이 다이어와 충격 계약을 추진한다"고 평했다. 매체도 바이에른 뮌헨의 접근이 놀라운지 '충격'이라고 반응할 정도 겨울 이적 시장을 앞두고 양측이 진지하게 대화의 진전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풋볼 인사이더는 "다이어는 내년 1월 또는 여름에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 바이에른 뮌헨은 센터백은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하는 다재다능한 다이어를 영입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다이어는 프로 데뷔 시점에 미드필더로 뛰다 최근에는 센터백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장기 레이스를 펼쳐야 하는 팀 입장에서 여러 포지션을 소화가능한 다이어를 눈여겨 볼만 하다는 나름의 분석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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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이 다이어를 원하는 배경에 해리 케인이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0월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은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에 오자마자 성공하면서 다이어도 관심을 받고 있다. 물론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백업에 만족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다만 다이어가 합류하면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의존도는 높아질 수 있다. 다이어가 토트넘에서 밀린 가장 큰 배경은 공격적인 전술을 뒤에서 커버할 만한 스피드가 없고 판단력도 좋지 않은 게 컸다. 바이에른 뮌헨은 더 라인을 올려 공격하는 스타일이라 다이어의 느린 발은 단점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다이어의 바이에른 뮌헨행은 탄력을 받고 있다. 로마노 외에 독일 스카이스포츠 소속으로 바이에른 뮌헨 정보에 정통한 플로리안 플레텐버그 역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이어와 바이에른 뮌헨은 구두 합의를 이뤄냈다. 이적료는 500만 유로(약 72억 원)가량이 될 것"이라며 "이들은 지난해 여름부터 대화 창을 열었고, 한 번또 끊어진 적이 없다. 투헬 감독은 최근 다이어 영입에 대해 스태프와 논의했고 흥미로운 영입 대상 중 하나인 건 분명하다"라고 했다.

이런 배경으로 번리와 FA컵 경기에 결장하면서 다이어의 이탈은 기정살실이 된 듯하다. 토트넘은 FA컵에서도 벤 데이비스와 에메르송 로얄의 센터백 조합을 유지했다. 그나마 희소식이라면 첼시전 부상으로 지금까지 빠져있던 미키 판 더 펜이 이날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판 더 펜의 복귀가 다가오면서 다이어를 굳이 잡아둘 필요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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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토트넘은 다이어가 이적하는대로 센터백 보강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로는 제노아의 수비수 라두 드라구신을 영입 1순위로 보고 있다. 2002년생 루마니아 출신의 드라구신은 수비가 강력한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줄곧 시간을 보냈다. 유벤투스 유스 출신으로 프로 데뷔도 2020년 유벤투스 1군을 통해 해냈다. 이후 세리에A 클럽인 삼프도리아, 살레르니타나에서 임대 생활을 했다.

현 소속팀인 제노아와 인연을 맺은 건 지난 시즌이다. 임대를 통해 제노아에 둥지를 튼 드라구신은 활약을 인정받아 올해 초 완전 이적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리그 전 경기에 출전하며 세리에B에 있던 제노아를 세리에A로 승격시킨 드라구신은 이번 시즌에도 21경기 2골로 주전으로 뛰고 있다.

드라구신은 191cm의 빼어난 신체 조건을 통한 강력한 수비력이 강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시즌마다 골을 기록할 만큼 수비수임에도 공격 성향을 갖췄다는 평가다. 수비수에게 라인을 끌어올리고 공격적인 움직임을 요구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드라구신 영입을 승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겨울 이적 시장은 즉시 전력감을 영입하는 만큼 토트넘은 드라구신을 안성맞춤 자원으로 여긴다. 제노아가 요구하는 이적료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제노아는 드라구신의 몸값으로 3,000만 유로(약 431억 원)를 책정했다. 이적료가 폭등한 현재 이적 시장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책정가다. 제노아 입장에서도 1월 드라구신을 영입하면서 550만 유로(약 78억 원)를 지불했기에 5배 남는 장사면 만족한다는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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