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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베르너·드라구신 데뷔' 토트넘, 맨유와 2-2 무승부…손흥민 없이 잘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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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손흥민 없는 첫 경기를 잘 버텼다.

토트넘 홋스퍼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2로 비겼다.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토트넘의 영입 1, 2호인 티모 베르너와 라두 드라구신이 토트넘 데뷔전을 치렀다. 베르너는 선발, 드라구신은 교체 선수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토트넘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최전방에는 티모 베르너와 히샤를리송, 브레넌 존슨이 출격했다. 중원에는 올리버 스킵과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선택을 받았다. 백4는 데스티니 우도기, 미키 반 더 벤,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로 구성됐다.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주장 손흥민은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참가로 이번 경기에서 결장했다.

맨유의 에릭 텐 하흐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최전방에는 라스무스 호일룬이 배치됐다. 2선에는 마커스 래시포드와 브루노 페르난데스,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선택을 받았다. 3선에는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코비 마이누가 수비 라인을 보호했다. 백4는 아론 완-비사카, 라파엘 바란, 조니 에반스, 디오고 달롯으로 구성됐다. 골키퍼 장갑은 안드레 오나나가 꼈다.

경기가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맨유의 선제골이 나왔다. 주인공은 호일룬이었다. 전반 3분 래시포드가 토트넘의 박스 안으로 볼을 몰고 들어갔다. 곧바로 토트넘 수비가 경합을 펼쳤는데, 볼이 호일룬에게 연결됐다. 호일룬은 골문을 확인한 다음,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토트넘의 골망을 갈랐다.

토트넘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19분 포로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골문 앞에 있던 히샤를리송이 방향을 살짝 트는 헤더로 동점 골을 만들었다. 최근 득점 감각이 제대로 물 오른 히샤를리송은 이번 경기에서도 득점을 작렬했다.

전반전 종료 직전에는 맨유가 다시 리드를 잡았다. 40분 박스 왼쪽 부근에서 래시포드와 호일룬이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래시포드가 낮고 정확한 슈팅으로 토트넘의 골망을 갈랐다.이렇게 전반전은 맨유가 2-1로 앞선 채 끝났다.

후반전에 들어서자마자 토트넘이 동점 골을 넣었다. 후반 1분 토트넘의 역습 상황에서 베르너가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았다. 그리고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벤탄쿠르를 확인한 베르너는 정확한 패스를 연결했고, 볼을 그대로 몰고 들어간 벤탄쿠르는 강력한 슈팅으로 동점을 완성했다. 두 팀의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됐다.

이후 오랫동안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맨유와 토트넘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지만,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 경기가 끝날 것 같지 않은 분위기가 계속되며 올드 트래포드는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토트넘은 존슨을 향해 뒷공간 패스를 넣었다. 존슨은 센스있는 볼 터치로 1대1 상황을 맞이하는 듯 했지만, 오나나가 먼저 튀어나와 볼을 잡았다.

후반 40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스킵 대신 드라구신을 투입했다. 드라구신은 베르너에 이어 토트넘 데뷔전을 치르는 또 한 명의 선수가 됐다. 이후 더 이상의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두 팀은 2골씩을 주고받으며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졌다.

토트넘은 12승 4무 5패로 승점 40점을 유지했다. 아스널과 승점은 같지만 득실 차에서 밀려 프리미어리그 5위다.

베르너와 드라구신은 성공적인 토트넘 데뷔전을 치렀다. 특히 베르너는 토트넘의 두 번째 골을 도우며 존재감을 알렸다.

토트넘은 지난 10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티모 베르너 영입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베르너를 임대로 데려왔다. 이번 시즌까지 토트넘과 함께한다. 시즌이 끝나면 완전 영입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베르너가 받은 등번호는 16번이다.

과거 베르너는 큰 기대 속에 첼시 유니폼을 입은 적이 있다. 다만 역설적이게도 첼시 이적 후 베르너의 가치는 폭락했다. 첼시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공격수였다. 베르너로선 첼시 시절을 잊고 새출발 할 수 있는 기회다.

이를 베르너도 잘 알고 있다. 토트넘 입단 소감에서 자신감을 나타낸 배경이다. "많은 것들이 날 토트넘에게 반하게 만들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내가 토트넘에 합류해야 하는 이유와 전술 등을 알려줬다. 첼시와 라이프치히에서 토트넘과 대결한 적이 있다. 토트넘 구단 일원이 돼 기쁘다. 토트넘은 모든 게 나에게 딱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며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첼시에 합류했을 때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당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밟았다. 토트넘에서도 우승을 하기 위해 왔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내 스피드가 상대에게 얼마나 큰 위협을 줬는지 알고 있다. 토트넘에서 이런 점들을 보여주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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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토트넘의 베르너이미 며칠 전부터 이야기가 나왔다. 영국 매체 '더 선'은 지난 7일 "베르너는 라이프치히에서 임대로 토트넘에 합류할 것이다. 이 계약엔 완전 영입 조항도 포함됐다. 이적료는 1,300만 파운드(약 217억 원)에서 1,700만 파운드(약 284억 원) 사이가 될 것이다. 베르너는 주말 전에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토트넘 유니폼을 입는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베르너를 즉시 쓸 수 있다"고 알렸다. 또 다른 영국 매체 영국 'BBC'도 같은 날 "토트넘이 베르너와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라 보도했다. 베르너의 토트넘 합류는 시간문제였다.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토트넘의 1호 영입이다. 제일 급한 포지션인 센터백 수비수가 아닌 공격수를 택했다. 게다가 베르너는 과거 첼시 시절 실패한 공격수라는 낙인이 있다. 그럼에도 베르너를 데려온 건 손흥민의 공백을 어떻게든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토트넘이 베르너를 영입할 이유를 분석하며 "손흥민은 아시안컵으로 몇 주 동안 결장할 예정이다. 이미 이반 페리시치와 마노르 솔로몬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공격 자원이 부족했다"며 "베르너가 첼시에서 뛸 당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당시 큰 역할을 했다. 그의 어마어마한 스피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잘 활용할 것이다"라며 "그의 신체적인 능력과 다재다능함이 영입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2024 카타르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한국 대표팀에 합류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숙제로 남았다. 한국이 아시안컵 결승에 간다면 토트넘은 2월 중순까지 손흥민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12골 5도움으로 팀 내 공격 포인트에서 압도적인 1위인 손흥민의 빈자리는 쉽게 채우기 어렵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없는 사이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둘러 베르너를 데려왔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빠진 사이 베르너를 측면 공격수 또는 최전방으로 넓게 활용할 생각이다. 손흥민만큼은 아니지만 베르너도 다재다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공격수다. 공격에서 활용 폭이 생각 이상으로 넓다.

영국 현지에선 베르너 합류 후 토트넘의 예상 선발 라인업까지 나왔다. '더 선'은 "토트넘의 새로운 스리톱으로 히샬리송이 최전방 공격수, 손흥민이 오른쪽 측면, 베르너가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설 확률이 높다"고 알렸다.

손흥민은 붙박이 주전이다. 상대와 컨디션에 따라 히샬리송, 브레넌 존슨, 베르너 등이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할 전망이다.

이번에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베르너는 2013년 슈투트가르트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뒤 줄곧 오름세를 자랑했다. 특히 2016년 라이프치히로 이적하면서 잠재력을 폭발했다. 입단 첫해부터 21골을 터뜨리며 이목을 끌었고 이후에도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라이프치히에서 뛴 초반 4시즌 동안 159경기에서 95골을 기록하는 놀라운 골 결정력을 보여줬다.

이를 통해 2020년 해외 진출에도 성공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가 4,750만 파운드(약 795억 원)의 높은 이적료를 투자해 영입했다. 분데스리가를 정복한 공격수였기에 베르너를 향한 기대감이 상당했다. 그런데 베르너는 고작 두 시즌만 뛰고 첼시를 떠났다. 첫 시즌부터 프리미어리그 6골에 그치더니 2021-22시즌에는 주전에서도 밀려났다. 당시 첼시가 로멜루 루카쿠를 큰 금액으로 복귀시킨 탓에 베르너는 경쟁조차 할 수 없었다.

결국 두 시즌 동안 89경기에서 23골을 남긴 베르너는 이적료에 걸맞지 않은 성적표로 실패 꼬리표를 달게 됐다. 반등을 모색하던 베르너는 2022년 여름 친정인 라이프치히 리턴을 선택했다. 베르너의 이적료는 절반가량 깎였다. 라이프치히로 이적하며 남긴 기록은 1,750만 파운드(약 292억 원)에 불과했다. 그만큼 베르너의 기량 하락이 반영된 몸값이었다.

아쉽게도 친정에서도 반전을 이뤄내지 못했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9골에 그쳐 슈투트가르트 시절이던 2016년 이후 모처럼 단일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지 못했다. 공식전을 따졌을 때는 40경기 16골로 준수해 보이기는 하나 첼시로 떠나기 전 베르너가 보여줬던 이름값에는 턱없이 모자른 수치였다.

최근 폼은 더욱 떨어졌다. 베르너는 이제는 출전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할 수준이 됐다. 전반기 동안 분데스리가 8경기 출전에 그쳤고 그마저도 선발은 2회에 불과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경기 모두 교체 투입이었다. 전반기 총 14경기에서 고작 250분을 뛰었고 2골에 머물러 있다. 베르너는 로이스 오펜다를 비롯해 벤야민 세슈코, 유수프 폴센 등에게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린 상황이다.

이에 토트넘의 베르너 영입을 놓고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팬들도 적지 않다. 첼시에서 부진이 워낙 임펙트가 컸기 때문. 그럼에도 여전히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베르너 본인은 부활을 벼르고 있다.

유럽축구 이적 시장에 정통한 전문가인 이탈리아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베르너가 토트넘행에 합의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2분이었다. 그만큼 토트넘에 합류하기를 간절히 바랐다는 후문이다. 로마노 기자는 개인 유튜브에서 "베르너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아래에서 뛸 수 있는 가능성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며 "완벽한 시스템이고, 자신이 수행살 수 있는 완벽한 축구라고 믿는다. 베르너를 큰 기회로 믿는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베르너와 토트넘의 이해관계까 맞아 떨어졌다. 먼저 베르너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경험이 있었기에 꽤 많은 팀 러브콜을 받았다. 베르너는 올 시즌 라이프치히에서 고작 8경기 밖에 뛰지 못했다. 이 중에 선발은 두 경기에 불과했고 모든 대회 포함 204분에 그쳤다. 올해 여름 독일에서 열리는 유로2024 최종명단에 뽑히려면 꾸준한 출전 감각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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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에 임대로 간다면 출전 시간은 확보할 수 있다. 한국 대표팀이 결승에 진출한다는 가정 하에 대략 한 달 동안 공격수 공백을 메워야 한다. 베르너는 9번 자리 외에 측면까지 뛸 수 있는 전천후 공격수다. 히샬리송과 번갈아 최전방을 맡을 수도 있고 손흥민이 없는 측면에서 공존할 수도 있다. 2023-24시즌 전반기에 9번 공격수와 최전방 결정력 보완이 필요한 팀들이 베르너에게 군침을 흘렸다. 애스턴 빌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베르너를 장바구니에 넣었지만 최종 결정은 토트넘이 하게 됐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없는 사이 전력 공백을 최소화 할 선수가 필요했다. 베르너와 계약 형태가 임대이기에 토트넘으로선 부담이 없다. 부진하면 손흥민 복귀 후 주전에서 제외하면 된다. 베르너가 활약한다면 올여름 완전 영입 옵션을 발동해 연장계약 할 수 있다. 토트넘으로선 위험부담이 적은 영입이다.

이어 빠르게 토트넘은 드라구신 영입에 착수했다. 토트넘은 베르너 영입 이틀 뒤인 1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트라구신 영입 사실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30년까지. 이적료는 3,000만 유로(약 433억 원)로 알려졌다.

드라구신과 토트넘의 계약 보도는 하루 전부터 영국 현지에서 쏟아졌다. 영국 매체 '더 선'은 10일 "토트넘이 드라기신과 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매체 '디 애슬래틱'도 "토트넘과 제노아가 드라기신 이적에 대해 완전한 합의에 도달했다. 드라기신에 대한 토트넘의 영입 제안을 제노아가 하룻밤 사이에 받아들였다. 드라기신은 10일 저녁 영국 런던으로 이동한다"고 보도했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들이 일제히 라두 드라구신(22, 제노아)의 행선지로 토트넘을 꼽았다.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드라구신이 토트넘에 합류하는 걸 선택했다"고 밝히며 특유의 'Here we go!' 표현을 달았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의 알레스데어 골드도 "드라구신이 토트넘에 입단한다"고 했다. 이탈리아 지안루카 디 마르지오 역시 "바이에른 뮌헨은 드라구신 하이재킹을 자신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토트넘의 승리를 알렸다.

토트넘 이적은 드라구신의 의사가 크게 반영됐다. 사실 그의 에이전트인 플로린 마네아는 드라구신이 바이에른 뮌헨에 갈 것으로 예상했다. 에이전트 본인도 뮌헨행을 더 선호했다. 마네아는 "우리가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거부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드라구신이 토트넘으로 가고 싶어 했다. 난 사실 아직도 마음이 좀 아프다"고 말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토트넘보다 두 배 많은 연봉을 제시하며 드라구신을 유혹했다. 연봉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에이전트는 당연히 선수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갔으면 했다. 에이전트는 당황했다.

드라구신 에이전트인 플로린 마네아는 11일 루마니아 매체 'GSP'와 인터뷰에서 "바이에른 뮌헨은 가장 큰 축구 팀 중 하나다. 그런 팀의 영입 제안을 거절했다는 게 믿을 수 없다. 하지만 이게 바로 드라구신의 결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토트넘 이적은 드라구신과 그의 가족이 원하는 것이었다. 드라구신은 행복하다. 우리는 이제 토트넘으로 간다"며 "아침에야 최종 결정을 했다. 이건 굉장히 어려운 결정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드라구신을 강력히 원했다. 토트넘보다 더 많은 돈을 제시했다. 그러나 드라구신은 토트넘으로 가는 게 축구 경력에 올바른 단계라고 말했다. 우리는 서로 밤을 새며 생각했다. 나는 한숨도 자지 못했다. 토트넘, 바이에른 뮌헨 중 어디로 가는 게 장단점이 있을지 따졌다. 드라구신은 돈을 선택하지 않았다. 돈보다 자신의 경력을 선택했다. 이건 칭찬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드라구신의 시선은 프리미어리그를 향해 있었다. 예전부터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 결국 팀보다는 그 팀이 속한 무대를 택한 셈이다. 마네아는 "바이에른 뮌헨의 제안을 거절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특히 토트넘과 연봉 차이가 상당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거의 두 배 더 많은 돈을 내밀었다. 다만 드라구신에게 돈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그는 항상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토트넘과 드라구신의 계약 기간은 2030년까지다. 드라구신 영입에 실패한 바이에른 뮌헨은 이제 토트넘 주전에서 완전히 밀린 에릭 다이어와 계약했다.

드라구신을 품은 토트넘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토트넘이 원하는 방향으로 겨울 이적 시장이 흘러가고 있다. 올 겨울 토트넘의 영입 1순위는 센터백 수비수, 그 다음은 공격수였다. 일단 차례대로 목표로 하던 포지션의 선수들을 데려왔다. 특히 드라구신은 지난해부터 토트넘이 주목하던 수비수였다. 여러 센터백 수비수 후보들 중에서도 영입 1순위였다. 막판 바이에른 뮌헨이 갑작스럽게 영입전에 참전하며 계약이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최종적으로 드라구신을 설득하는데 성공하며 영입 작전은 대성공으로 마쳤다. 토트넘의 겨울 이적 시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중원 보강까지 바라는 토트넘이기에 겨울 이적 시장이 끝나기 전까진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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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구신은 '제2의 네마냐 비디치'라 불리는 세리에A의 괴물 수비수다. 티모 베르너에 이은 토트넘의 이번 겨울 이적 시장 2호 영입이다. 시간 순서상 두 번째지만 사실 베르너보다 더 이전에 토트넘은 드라구신과 접촉했다. 미키 판 더 펜이 부상으로 빠진 센터백 자리가 보강 1순위였기 때문이다.

다만 마지막까지 경쟁 팀들과 치열한 영입전을 펼쳤다. 드라구신에게 익숙한 세리에A의 나폴리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떠나보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영입을 희망했다. 하지만 나폴리는 제노아의 요구 사항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폴리는 2,000만 유로(약 288억 원)에 알레산드로 자놀리, 레오 외스티고르의 임대를 추가했다. 제노아는 선수를 포함한 협상에 긍정적이었으나 맞트레이드 개념을 원해 무산됐다.

토트넘에게 진짜 골칫거리 상대는 바로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김민재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참가로 인해 한 달가량 전력에서 이탈하자 대체 센터백을 모색했다. 에릭 다이어(토트넘 홋스퍼) 영입에 관심을 보인다고 알려지기도 했으나 드라구신 역시 협상 대상자로 삼으면서 이적 상황을 다르게 몰고 갔다.

이틀 전 '스카이 스포츠' 독일판의 플로리안 플라텐버그 기자는 "바이에른 뮌헨이 드라구신 영입을 문의했다. 이제 협상 시작 단계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선두 주자들을 추월할 자신감이 있다"며 "현재 드라구신 영입전은 토트넘이 가장 앞서 있다. 토트넘과 제노아는 이적료 합의까지 마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날벼락과 같은 소식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이 참전하면 드라구신을 사로잡기란 쉽지 않아보였다. 클럽 규모와 역사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우월하고, 선수에게 중요한 우승 가능성에서도 토트넘이 유혹하기란 쉽지 않은 대상이다. 그렇기에 토트넘은 바이에른 뮌헨이 정식 절차를 밟기 전 제노아를 설득할 필요가 있었고, 부대사항을 포함한 이적료 규모를 키우면서 합의를 이뤄냈다. 무엇보다 프리미어리그를 가고 싶던 드라구신의 개인 의지가 크게 반영되며 최종승자는 토트넘이 됐다.

이로써 토트넘은 한시름 덜게 됐다. 토트넘은 겨울 이적 시장에서 센터백 영입이 시급했다. 토트넘에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부임하고 수비진을 자신의 전술에 어울리게 바꿔놓았으나 주전 조합이 그라운드에 나설 일이 부쩍 줄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거친 플레이로 잦은 징계를 받으면서 부상도 심심찮게 당한다. 지금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진 상태. 그의 파트너로 삼았던 미키 판 더 펜도 지난해 11월 첼시와 경기 도중 허벅지를 다쳐 장기간 이탈했다.

그나마 판 더 펜은 최근 팀 훈련에 복귀하고 영국축구협회(FA)컵 3라운드(64강) 번리전을 통해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머지않아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 달가량 실전을 소화하지 못했기에 정상 감각을 얼마나 빨리 되찾을지가 관건이다. 판 더 펜은 장신의 높이를 자랑하면서도 스피드도 준수해 수비 라인을 올리는 토트넘에 안성맞춤 자원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시즌 초반 낙점했던 주전 센터백 라인인 로메로와 판 더 펜이 빠진 가운데 토트넘은 잇몸으로 버티고 있다. 다행히 벤 데이비스가 중심을 잡아주는 가운데 에메르송 로얄을 가운데에 배치한 게 재미를 보고 있다. 그러나 데이비스와 에메르송 모두 측면 수비수가 주 보직이라 강팀을 만나게 되면 언제 약점을 노출할지 모른다. 토트넘은 이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만나고, FA컵 4라운드(32강)에서는 막강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해야 한다. 그때까지 즉시 전력감 정통 센터백 합류는 필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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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새로운 중앙 수비수 합류와 관련해 지난해 연말 산타클로스에게 편지를 썼다고 농담을 할 정도로 절박한 심정이다. 오죽하면 "그동안 내가 착한 일을 했는지 못된 짓을 했는지 어떤 선물을 받느냐에 따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1월에 중요한 경기가 몇 차례 펼쳐지는데 부상자 현황이나 결장할 선수들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1월 말에 선수 영입이 될 경우 영향력을 펼치기 어렵다"는 말로 가급적 겨울 이적 시장 문이 열리기 동시에 영입이 마무리되길 희망했다.

드라구신의 토트넘 합류는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지난해 마지막날 로마노에 의해 토트넘의 드라구신 영입이 수면 위로 올라왔고 보름 남짓 만에 급진전을 이뤄냈다.

2002년생 루마니아 출신의 드라구신은 수비가 강력한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줄곧 시간을 보냈다. 유벤투스 유스 출신으로 프로 데뷔도 2020년 유벤투스 1군을 통해 해냈다. 이후 세리에A 클럽인 삼프도리아, 살레르니타나에서 임대 생활을 했다. 현 소속팀인 제노아와 인연을 맺은 건 지난 시즌이다. 임대를 통해 제노아에 둥지를 튼 드라구신은 활약을 인정받아 올해 초 완전 이적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리그 전 경기에 출전하며 세리에B에 있던 제노아를 세리에A로 승격시킨 드라구신은 이번 시즌에도 22경기 2골로 주전으로 뛰고 있다.

드라구신은 191cm의 빼어난 신체 조건을 통한 강력한 수비력이 강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시즌마다 골을 기록할 만큼 수비수임에도 공격 성향을 갖췄다는 평가다. 수비수에게 라인을 끌어올리고 공격적인 움직임을 요구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드라구신 영입을 승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토트넘은 센터백 영입이 다급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부임하고 수비진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바꿔놓았다. 특히 센터백에 있어 기존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파트너로 미키 판 더 펜을 영입하며 주전 조합을 구축했다. 판 더 펜도 장신의 센터백으로 로메로와 함께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드라구신은 토트넘이 원하는 바를 최근에도 잘 보여줬다. 특히 다이어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설이 알려졌던 사흘 전 드라구신도 볼로냐를 상대했다. 중앙 수비수로 나선 드라구신은 풀타임을 뛰며 완벽한 수비력을 과시했다. 90분 동안 클리어링 5회, 슈팅 블록 4회, 가로채기 3회, 공중 경합 승리 100% 등 벽과 같은 수치를 자랑했다. 공격 전개 과정에서도 39번의 볼 터치를 기록해 92%의 패스 성공률을 보여줬다. 토트넘이 원하는 부분을 모두 충족하는 기록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입맛을 다셨다. 드라구신을 놓친 후 곧바로 다이어를 영입했다. 유럽축구 이적 시장 전문가인 이탈리아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11일 "바이에른 뮌헨이 에릭 다이어와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적료는 400만 유로(약 57억 원)로 알려졌다. 이적이 완료됐을 때 로마노 기자가 쓰는 특유의 "Here we go"라는 문구를 덧붙였다.

다이어는 영국 런던을 떠나 이미 독일 뮌헨으로 이동했다. 메디컬 테스트를 받기 위해서다. 곧 공식 발표가 날 것으로 보인다.

바이에른 뮌헨의 에릭 다이어 영입설은 며칠 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로마노 기자는 지난 6일 "바이에른 뮌헨이 새로운 센터백으로 에릭 다이어 영입을 앞두고 있다.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데려오려 한다. 토트넘도 다이어와 결별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바이에른 뮌헨 소식에 정통한 독일의 플로리앙 플라텐버그 기자는 "다이어와 뮌헨이 이적에 구두로 합의했다"고 알렸다. 구체적인 계약 기간도 공개했다. 계약 기간은 2025년까지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다이어 이적 여부를 묻는 질문에 "구단 프런트에게 물어봐라. 지금은 할 말이 없다. 아마 구단 측에서도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1'은 "다이어와 뮌헨이 구두로 이적에 합의한 건 맞지만, 아직 최종 사인한 건 아니다. 최종 성사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다이어는 2014년부터 토트넘에서 뛴 센터백 수비수다. 잉글랜드 출신이지만 포르투갈 스포르팅 유스팀에서 성장해 프리미어리그까지 입성했다. 커리어 초반 주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 하지만 주제 무리뉴 감독 시절 토트넘에서 중앙수비수로 포지션을 변경했고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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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5시즌부터 꾸준히 활약했다. 2018-2019시즌을 제외해면 모두 시즌당 30경기 이상씩 뛰며 자신의 자리를 만들었다. 지난 시즌은 커리어 하이에 해당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토트넘 수비의 중심으로 거듭났다. 매경기 주전으로 존재감을 과시했고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뽑히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국내 축구 팬들 사이에선 토트넘 내 손흥민과 가장 친한 선수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지난 여름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의 새 사령탑이 되며 얘기가 달라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이어를 전력에서 배제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새로 영입한 판 더 펜과 크리스티안 로메로로 수비 센터백 라인을 꾸렸다. 결과도 좋았다. 토트넘은 시즌 개막 후 10경기 동안 프리미어리그 무패를 달렸다. 8승 2무. 프리미어리그 1위였다. 다이어의 빈자리는 느껴지지 않았다. 이 기간 다이어는 단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지만 토트넘은 승승장구했다.

다이어의 이적설이 불거졌다. 사실 다이어 이적설은 개막 전부터 흘러나왔다. 바이에른 뮌헨이 적극적이었다. 수비 라인 선수층이 얕아 다이어를 요긴한 백업 요원으로 봤다. 토트넘 시절 다이어를 중용했던 주제 무리뉴가 있는 AS 로마도 눈독을 들였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다이어가 나가는 건 당연해 보였다. 토트넘으로서도 잉여 자원인 다이어를 굳이 지킬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토트넘의 달라진 상황으로 다이어의 입지가 다시 넓어질 기회를 받았다. 판 더 펜이 부상으로 장기 이탈하며 토트넘은 센터백이 급해졌다. 토트넘이 다이어를 뮌헨으로 보내면 가뜩이나 얕은 선수층이 더 헐거워진다.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다이어를 지키는 쪽으로 선회했다.

뮌헨은 당황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다이어 영입이 가까워진 듯 했다. 다이어 역시 뮌헨행에 관심을 보였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다이어는 내년 1월 겨울 이적 시장에서 뮌헨으로 이적하는 것에 관심이 크다. 토트넘 역시 다이어를 내보내려 한다. 다만 토트넘은 임대가 아닌 완전 이적으로 다이어를 보낼 계획이다"고 알렸다.

무엇보다 뮌헨은 김민재에게 쉴 시간을 주는 게 중요했다. 다이어가 온다면 김민재로선 한숨 돌릴 수 있게 된다. 현재 뮌헨에서 15경기 연속 풀타임 뛰고 있는 김민재는 체력적인 부담이 큰 상황이다. 국내는 물론 독일 현지에서도 김민재 혹사 논란은 주요 논쟁거리다. 독일 현지도 김민재 혹사를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스포르트1'은 김민재의 체력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문제를 제기했다. "김민재의 체력 소모가 너무 크다. 지금의 경기력을 얼마나 유지할지 모르겠다"며 "바이에른 뮌헨은 중앙 수비를 볼 수 있는 선수가 3명밖에 없다. 이 포지션에서 선수층이 매우 얕다. 그런 가운데 김민재는 뮌헨 주전 중앙수비수로 유일하게 꾸준히 출전하는 선수다. 문제는 그의 체력이다. 곧 A매치 기간이지만, 한국 대표팀에 합류한 김민재는 또 경기를 뛰어야 한다. 쉴 시간이 없다. 뮌헨이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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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김민재는 쉴 시간이 없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 컵대회를 병행하며 팀 공수의 중심에 섰다. 중간중간엔 한국 대표팀에 차출되어 A매치도 소화했다. 김민재에 대한 수비 의존도, 뮌헨의 허약한 중앙수비 선수층이 겹치며 출전 시간 조절이 안 되고 있다. 또 다른 중앙수비수 마타이스 더 리흐트는 지난 여름 네덜란드 대표팀 경기 도중 부상을 입어 결장하고 있다. 김민재와 짝을 이뤄 출전 중인 중앙수비수 다요 우파메카노도 부상으로 쉰 경기가 적지 않았다.

그러던 중 다시 다이어의 이적설이 터졌다. 판 더 펜 부상 이후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다이어를 중용하지 않은 게 결정타다. 팀 상황과 관계 없이 다이어는 토트넘에서 자리를 완전히 잃었다. 뮌헨의 핵심 수비수로 거듭난 김민재가 오는 12일에 시작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우기 때문이다. 뮌헨은 다이어 영입으로 김민재의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투헬 감독의 요청을 들어줄 수 있게 됐다. 투헬 감독은 오랫동안 새로운 수비형 미드필더를 요청했다. 자연스레 뮌헨은 다이어 영입으로 두 가지의 고민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결국 다이어 영입으로 김민재 공백을 최소화 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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