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축구대표팀이 요르단에 져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주장 손흥민 선수는 자신의 4번째 아시안컵에서도 끝내 우승 꿈을 이루지 못했는데요. 응원해준 팬들에게 거듭 사과하면서,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습니다.

유병민 기자입니다.

<기자>

종료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은 허탈한 표정으로 우두커니 그라운드를 바라봤습니다.

요르단 선수들과 악수하고 가볍게 포옹해주고는, 클린스만 감독과 차두리 코치의 위로에도 한 동안을 움직이지 않고 그렇게 서 있었습니다.

[손흥민/축구 국가대표 : 뭐라고 말씀드려야 될지 정말 모르겠고. 저희들 실수로 이런 경기가 이렇게 마무리돼서 너무나도 죄송하고. 너무 아쉬운 거 같습니다.]

뜨겁게 응원해준 팬들 생각에 목이 멨습니다.

[정말…말도 안 되는 성원을 이렇게 보내주셨는데. 저희가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모습 못 보여드려서 너무나도 죄송하고.]

자신의 4번째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는 아시안컵에서 손흥민은 우승을 위해 온 힘을 다해 헌신했지만, 끝내 이번에도 꿈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주장답게 동료들부터 감쌌습니다.

[질책은 받으면 제가 받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 팀을 책임을 지고 더 이끌어 나가야 되는 사람으로서 좀 부족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클린스만 감독 체제로 2년 뒤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습니다.

[일단 그전에 제가 먼저 앞으로 대표팀을 계속할 수 있을지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클린스만) 감독님께서 저를 더 이상 생각 안 하실 수도 있고. 앞으로의 미래는 잘 모르기 때문에.]

국가대표 은퇴를 시사한 발언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이런 표현을 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어서,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손흥민은 어제 카타르 현지에서 곧바로 소속팀 토트넘으로 복귀했습니다.

(영상편집 : 이정택, 디자인 : 김규연)

유병민 기자 yuball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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