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난데스 데뷔골…'라이벌' 울산서 넘어온 김태환은 어시스트
2-0 완승 전북, 8강 가능성↑…포항 박태하 감독은 아쉬운 데뷔전
전북 현대 에르난데스, 달콤한 골 |
(전주=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새 시즌 '명예 회복'을 꾀하는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가 포항 스틸러스에 먼저 승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행 가능성을 높였다.
전북은 14일 홈인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시즌 ACL 16강 1차전에서 포항을 2-0으로 물리쳤다.
2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도 합계 점수 리드를 지키면 전북이 8강에 오른다. 전북은 직전 대회에서 4강까지 올랐으나 우승팀 우라와 레즈(일본)에 막혀 발길을 돌렸다.
이 경기는 두 팀뿐만 아니라 한국 프로축구의 2024년 첫 번째 공식전이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 체제로 처음 비시즌을 보낸 전북은 3월 개막하는 2024시즌 K리그1을 앞두고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지난 시즌 1무 4패로 맞대결마다 아픔을 준 포항을 상대로 설욕에도 성공했다.
포항과 전북은 지난해 12월 FA컵 결승전에서도 맞붙었고, 포항이 4-2로 이겨 우승했다.
우승 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지난 시즌 리그를 4위로 마친 전북은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티아고, 에르난데스 등 K리그1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친 검증된 외국인 자원을 영입해 반등을 꾀했다.
각각 대전하나시티즌과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다가 유니폼을 갈아입은 티아고와 에르난데스는 나란히 선발 공격수로 출격해 포항의 후방을 괴롭혔다.
먼저 골문을 연 선수도 이적생 에르난데스였다. 전반 16분 페널티박스에서 이동준과 어정원의 경합 끝에 공이 자기 앞으로 떨어지자 에르난데스는 과감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23분에는 티아고가 기습적인 뒷공간 침투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직접 키커로 나서며 데뷔골 행렬에 동참하는 듯했다.
몸 날리는 안현범 |
그러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페널티킥 판정이 취소돼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을 1-0으로 앞선 전북의 페트레스쿠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에르난데스를 불러들이고 국가대표 수비수 김태환을 투입했다. 지난 시즌 라이벌 구단 울산 HD의 우승에 기여한 김태환은 지난달 전북으로 둥지를 옮겼다.
득점이 시급해진 포항도 수비수 어정원을 빼고 공격수 홍윤상을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교체 카드가 제대로 적중한 쪽도 포항이 아닌 전북이었다.
후반 19분 역습 상황에서 오른 측면을 누빈 김태환이 문전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이 공이 골대로 쇄도한 안현범의 머리에 정확히 얹히면서 2-0을 만드는 득점으로 이어졌다.
첫 경기부터 공격포인트를 만든 김태환은 지난 시즌까지 라이벌 구단이었던 전북 홈팬들 앞에 다가가 고개 숙여 인사하며 자축했다.
김기동 감독이 FC서울로 떠나면서 후임 사령탑으로 임명된 '포항의 레전드' 박태하 감독은 아쉬운 데뷔전을 치렀다.
이 경기는 중국 2부 옌볜 사령탑으로 보낸 2018시즌을 마지막으로 프로축구를 떠났던 박 감독의 '복귀전'이기도 했다.
제카(산둥), 고영준(파르티잔) 등 지난 시즌 리그 준우승, FA컵 우승을 이끈 주축들이 대거 팀을 떠난 포항은 착실하게 전력을 보강한 전북을 상대로 좀처럼 주도권을 찾아오지 못했다.
AFC에 따르면 이날 포항의 공 점유율은 40%에 미치지 못했다. 슈팅 수에서는 16-14로 근소하게 앞섰지만, 전북과 달리 위협적인 장면은 만들지 못했다.
몸싸움하는 조르지와 이수빈 |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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