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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포스트 김연아' 1순위로 꼽히는 신지아(16·영동중)가 한국 피겨 최초로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3회 연속 메달 위업을 일궈냈다.
신지아는 1일(한국시간) 대만 타이베이에 위치한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38.95점(TES 73.93점, PCS 65.02)을 얻었다.
이에 따라 신지아는 이틀 전인 지난달 28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점수 73.48점을 더해 합계 212.43점을 기록, 시마다 마오(일본·218.36점)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합계에서 모두 개인 최고점을 수립했다.
동메달은 쇼트프로그램에서 8위에 그쳤으나 프리스케이팅에서 발군의 기량을 드러낸 우에조노 레나(일본·194.70점)에게 돌아갔다.
이날 은메달 획득으로 신지아는 지난 2022년 에스토니아 탈린 대회, 2023년 캐나다 캘거리 대회에 이어 주니어 세계선수권 3회 연속 은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를 이룩했다.
한국 여자 피겨 선수가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3회 연속 시상대에 오르기는 신지아가 처음이다. 앞서 '피겨 퀸' 김연아가 지난 2005년 캐나다 키츠너 대회 은메달, 2006년 슬로베니아 류블라나 대회 금메달을 따낸 뒤 시니어 무대에 오른 적이 있었다.
신지아는 ISU가 시니어 출전 연령을 지난 2022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만 15세에서 만 17세로 올리면서 올해도 주니어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 3회 연속 은메달을 거머쥐면서 차세대 세계 피겨를 이끌어 갈 신성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다만 트리플 악셀과 4회전 점프를 구사하는 시마다에게 프리스케이팅에서 계속 밀려 금메달에 다가서지 못하는 것은 숙제로 남게 됐다.
신지아는 2022년과 2023년 왕중왕전 성격의 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연거푸 시마다에 뒤져 은메달을 따냈다. 지난해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도 시마다에 뒤져 2위를 차지했고, 지난달 평창에서 열린 동계 청소년올림픽에서도 시마다를 넘지 못해 시상대 가운데를 차지하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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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선 쇼트프로그램에서 시마다를 근소하게 따돌려 금메달 가능성을 열었으나 시마다가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 감점을 당하고도 이어지는 4회전 토루프 등 고난도 점프를 성공시키면서 기술점수인 TES에서 크게 뒤졌다. 시마다는 프리스케이팅 TES에서 82.16점을 얻었다. 신지아가 8.23점 뒤졌다.
신지아는 예술적인 완성도를 뜻하는 PCS에선 프리스케이팅에서 65.02점을 찍어 63.60점의 시마다를 앞섰다.
신지아는 이번 대회 참가하기 전까지 개인 최고기록으로 쇼트프로그램의 경우 지난해 3월 2023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기록한 71.19점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프리스케이팅은 지난달 평창 청소년동계올림픽 팀 이벤트에서 기록한 137.48점이었다. 총점은 지난 2022년 3월 2022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찍은 206.01점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73.48점을 기록해 개인 최고점을 갈아치우더니 프리스케이팅에서도 138.95점으로 역시 개인 최고점 신기록을 달성했다. 합계 점수 212.43점 역시 최고점 신기록이다. 신지아는 지난 1월 국내 대회인 종합선수권에서 218.36점을 기록한 적이 있지만 국내 대회는 ISU 공인을 받지 못한다.
프리스케이팅 주제곡인 영국 가수 버디(Birdy)의 노래 '낫 어바웃 에인절스(Not about angels)'에 맞춰 몸을 움직인 신지아는 마지막 플라잉 카멜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최고 레벨 4를 놀친 것 제외하곤 나무랄 데 없는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쳤다.
첫 점프 더블 악셀(기본점수 3.30)에서부터 완벽한 착지로 수행점수(GOE) 1.08점을 챙긴 신지아는 이어진 트리플 루프(기본점수 4.90), 트리플 살코(기본점수 4.30)에서도 스케이트를 편안하게 링크에 안착시키며 GOE를 각각 1.54점, 0.92점 더했다.
콤비네이션 점프인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더블 루프(기본점수 8.30)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도 기본점수 1.06점을 더하며 탄력을 받은 신지아는 카멜 콤비네이션 스핀(기본점수 3.50)을 최고난도인 레벨 4로 마무리하면서 가산점 10%가 붙는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신지아는 힘들지 않고 계획한 기술들을 차근차근 실행했다. 후반부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기본점수 11.11)도 깔끔하게 착지하면서 GOE 1.94점을 얻었고, 이어진 트리플 플립-더블 악셀-시퀀스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수 9.46)에서도 1.51점의 GOE를 받았다. 프리스케이팅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러츠 단독 점프(기본점수 6.49)는 높이 등에서 탁월함을 선보여 GOE가 1.60이 붙었다.
다만 점프 연기를 모두 마치고 나서 다소 힘든 기색을 드러냈다. 플라잉 카멜 스핀(기본점수 3.20)에서 레벨 4를 채우며 GOE 0.96을 얻은 신지아는 코레오 시퀀스(기본점수 3.00)도 무난히 해내며 GOE 1.79를 얻었다. 여기까지는 잘 버텼으나 마지막 연기였던 플라잉 카멜 콤비네이션 스핀(기본점수 3.00)에서 중심이 흔들려 레벨3을 받았고 GOE도 0.13점 깎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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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술을 큰 실수 없이 해냈지만 시마다의 필살기가 통하면서 신지아는 최종 성적은 은메달이 됐다.
시마다는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기본점수 8.00) 때 완성도가 떨어져 GOE -1.14점을 받았다. 그러나 정신력을 흐트러트리지 않고 다음 점프인 쿼드러플 토루프(기본점수 9.50)를 완벽하게 착지해 GOE 2.31점이나 추가했다. 시마다는 이후 연기에서 모두 GOE 가산점을 획득했다.
신지아는 비록 우승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이번 은메달 역시 충분히 쾌거라고 할 만하다.
지난 2021년 1월 국내 종합선수권 주니어부에서 우승하면서 이름을 알린 신지아는 이후 거침 없는 상승세를 타면서 주니어 무대에선 세계 톱클래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2021년 10월 주니어 그랑프리 폴란드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국제대회 첫 입상에 성공한 신지아는 이듬해 2월 생애 첫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프리스케이팅 1위를 하는 등 은메달을 따내면서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김연아 이후 16년 만에 한국 여자 피겨가 수확한 주니어 세계선수권 첫 메달이었다.
이후 2022-2023시즌엔 주니어 그랑프리 두 차례 대회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 왕중왕전 성격인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은메달, 주니어 세계선수권 은메달 등 출전한 모든 국제대회에서 1위 아니면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이번 시즌엔 주니어 그랑프리 오스트리아 대회와 헝가리 대회에서 압도적인 연기로 전부 우승한 뒤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은메달 등으로 승승장구하더니 지난달 평창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 여자 싱글 은메달, 팀 이벤트 금메달을 따내면서 멀티 메달리스트가 됐다. 시즌 마지막 대회인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도 2위를 기록했다.
신지아는 2024-2025시즌까지 주니어 대회에 나서며,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이 열리는 2025-2026시즌부터 시니어 무대에 오를 수 있어 올림픽 출전도 가능하다. 이미 국내 무대에선 시니어부에 출전해 우승하고 있다.
한편, 신지아와 함께 출전한 쌍둥이 자매 김유성과 김유재(이상 평촌중)는 각각 170.80점, 167.84점을 챙겨 15위와 16위를 차지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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