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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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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 사주고, EDM 틀어주는 류현진 어떤데?…"페라자는 춤 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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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대부분 EDM(전자음악)? 라커룸에서 음악도 크게 틀고 밝아졌어요. 페라자는 춤도 춰요."

한화 이글스는 에이스 류현진(37)을 영입한 효과를 경기장 안팎에서 톡톡히 느끼고 있다. 한화는 지난달 중순 미국 메이저리그 잔류를 고민하던 류현진을 설득해 8년 총액 170억원에 계약했다. 170억원은 KBO 역대 최고 대우고, 올해 연봉 25억원은 투수 1위 금액이다. 2006년 KBO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은 올해 프로 19년차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현 은퇴)가 2019년 기록한 19년차 최고 연봉 25억원과 타이를 이루기도 했다.

한화가 이렇게 큰 금액을 투자한 이유는 마운드 보강이 가장 크지만, 팀을 경기장 안팎에서 이끄는 리더가 되길 바랐다. 냉정히 지난해까지 한화는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리면서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지난해 채은성(34)에 이어 올해 안치홍(34)을 FA로 영입하고, 김강민(42)과 이재원(37) 등 베테랑들을 적극적으로 데려온 이유다.

류현진은 한화가 바랐던 리더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후배 노시환(24)은 류현진이 팀에 온 뒤로 라커룸 분위기가 밝아졌다고 귀띔했다. 류현진의 지시로 라커룸 전체에 크게 울리게 음악을 틀면, 흥이 많은 외국인 선수 요나단 페라자(26)와 리카르도 산체스(27)는 춤을 추기 시작한다

1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난 노시환은 "생각보다 (류현진이) 후배들에게 장난을 많이 쳐 주시는 것 같다. 야구할 때는 과묵하신 편인데, 야구장 밖에서는 장난도 많이 치고 후배들과 잘 어울려 주시는 것 같다. 편한 분위기에서 생활할 수 있는 것 같다. 경기 전에 준비 과정에서도 후배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 준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라커룸에 모여 있으면 음악을 크게 틀라고 지시한다고. 취재진이 "음악을 류현진이 직접 트는가"라고 묻자 노시환은 "틀라고 시키신다"고 답했고, "장민재(류현진과 가장 친한 후배로 알려져 있다)에게 틀라고 시키는가"라고 다시 한번 묻자 노시환은 곧장 "그렇다, 그렇다"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노시환은 "예전에는 경기 50분 전이면 준비를 하고 대충 나오는 편이었다. 류현진 선배가 오시고 나서는 라커룸에 음악도 크게 틀고, 준비를 활발하게 잘할 수 있도록 해 주신다. 음악은 대부분 EDM인 것 같다. 방방 뛰는 음악으로 텐션을 올리는 것 같다. 경기 전에 팝송이나 신나는 음악을 주로 듣는다. 춤은 페라자가 춘다. 산체스랑 이런 친구들이 춘다. 덕분에 라커룸 분위기가 밝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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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훈련을 마치고 여유가 있을 때 후배들과 식사를 자주 하면서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그날그날 시간이 맞는 후배들을 모아서 류현진이 식당으로 데려가고, 결제는 당연히 류현진이 한다.

한화 투수 김민우(29)는 "(류)현진이 형이 투수들에게 밥을 계속 사 주신다. 대전에서도 밥을 시간 맞는 몇 명을 모아서 저번에는 장어를 사주셨다. 진짜 비싸고 맛있는 장어를 사주셨다"고 류현진의 미담을 들려줬다.

물론 류현진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후배들은 아직은 거리감을 느낀다. 김민우도 그렇다. 김민우는 "사실 어려운 선배다. 현진이 형이 지금은 또 몸 상태에 맞춰서 진지하게 훈련을 하셔야 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여쭤보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장어 먹을 때는 장어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말하며 머쓱하게 웃었다.

류현진은 2012년 시즌을 끝으로 한화 유니폼을 벗고,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현재 한화 주축 선수들에게는 까마득한 선배인 류현진이 무려 12년 동안 한국을 떠나 있다 돌아왔으니 완전히 가까워지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수 있다. 류현진은 그 시간을 줄이기 위해 먼저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고, 그런 마음이 후배들에게 잘 전달되고 있는 듯하다.

류현진은 후배들에게 살갑게 하는 만큼 팬들에게도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한화로 돌아오기로 결심했을 때 팬들이 너무도 뜨거운 응원을 보내줬고, 지난 9일과 10일 홈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 개막 2연전을 모두 매진을 기록하는 진기록도 남겼다. 류현진은 팬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9일과 10일 경기가 끝나고 퇴근하는 길에 미니 사인회를 열기도 했다. 질서 있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팬들에게 이틀 연속 1시간 동안 사인을 해주고, 셀카를 찍어준 뒤 경기장을 떠났다.

류현진은 12일 대전 마운드에 올라 모처럼 한화 팬들의 함성을 듣기도 했다. KIA 타이거즈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62구 3피안타 무4사구 3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1회 이우성과 김도영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는 바람에 실점하긴 했지만, 특유의 제구력을 앞세워 KIA 타선을 꽁꽁 묶었다. 몸쪽 바깥쪽을 가리지 않고 정확히 보더라인으로 파고들어 꽂히는 공에 KIA 타자들을 꼼짝없이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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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재미있게 던졌다.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함성이 커서 기분 좋았다. 시범경기인데도 많이 찾아와 주시는 것 같고,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많이들 기다려 주시는 것 같다.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미니 사인회는) 아직까지 괜찮다. 많이 계속 기다려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무래도 정규시즌이 시작되면 그렇게까지 하기는 어렵겠지만, 지금은 시범경기고 일찍 경기가 끝나다 보니까 여유 있게 시간을 갖고 사인을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한화와 계약을 발표하고 지난 20여 일 동안 리더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류현진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면서 자연히 한화 전체를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선수들은 이런 관심이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지금은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감사히 여기며 즐기고 있다. 이재원은 "포스트시즌 느낌"이라며 류현진 효과에 혀를 내둘렀다.

이제는 정규시즌까지 좋은 분위기를 쭉 유지하는 일만 남았다. 그러려면 역시나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 류현진은 일단 오는 23일 잠실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정규시즌 개막전 등판을 목표로 착실히 몸을 만들고 있다. 한화는 류현진-펠릭스 페냐-문동주-산체스까지 선발 4명은 매우 탄탄한 상황이고, 불펜도 주현상, 박상원, 김범수, 한승혁, 이태양, 김기중 등 다양한 카드를 준비해 두고 있다. 타선은 노시환과 채은성, 페라자, 안치홍 등이 중심을 잘 잡아주면 지난해보다 빼어난 화력을 뽐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원은 "일단 분위기가 되게 좋으니까. 그 분위기에 나도 같이 융화돼서 움직이는 것 같다. 투수의 기둥 현진이가 있고, 야수는 (채)은성이가 큰 몫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올 시즌은 조금 기대가 된다"며 류현진 효과는 분명 엄청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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