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손흥민을 가리켜 "이상한 공격수"라고 평가한 옛 맨체스터 시티 레전드 수비수 마이카 리처즈의 발언이 화제다.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가 왜 안 부르느냐는 것이 요지다. 그 만큼 실력이 빼어나다는 뜻이다.
실제 기록으로도 이런 것들이 증명되는데 손흥민이 평범한 골결정력이었다면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 랭킹 20위권에 불과했을 거라는 통계가 나왔다. 그런데 지금 득점 공동 4위를 달리고 있으니 '이상한 공격수'란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토트넘 홋스퍼의 캡틴이자 주포 손흥민은 지난 10일(한국시간) 애스턴 빌라와의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당연히 경기의 최우수 선수(MOM)도 손흥민 몫이었다.
이날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손흥민은 리그 14골 8도움으로 득점 순위 공동 4위, 도움 순위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득점과 도움을 합친 공격포인트 순위도 4위에 오르며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선수임을 입증하고 있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 8시즌 연속 공격포인트 20개를 기록하게 됐다.
손흥민과 관련된 놀라운 기록이 있다. 축구 통계사이트인 '풋몹'이 공개한 기대득점(xG) 순위에 따르면 손흥민 순위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20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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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득점이란 특정 상황에서 선수가 득점할 가능성을 계산한 것의 총합을 의미한다. 기대 득점이 낮을수록 골을 넣기 어렵다는 것을 말한다.
'풋몹'이 측정한 손흥민의 xG값은 7.9였다. xG값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7~8골만 넣었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손흥민은 14골을 넣어 xG값과 무려 6골 이상 차이가 난다. xG 값과 비교해 거의 두 배를 더 넣은 셈이다. 이 기록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선수 중 최다이기도 하다. 실제 득점과 xG가 +6 이상인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하다.
손흥민보다 득점을 많이 한 선수 중에서 손흥민 만큼 결정력이 탁월한 선수도 없다. 득점 1위인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의 경우, xG값은 20.9이지만 실제 득점은 18골이다. 홀란은 실제 넣어야 할 득점보다 적게 넣고 있다는 얘기다. '괴물 공격수'라는 호칭이 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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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순위 2위인 애스턴 빌라 올리 왓킨스는 xG값이 14.3인데 16골을 넣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손흥민 만큼은 아니다. 득점 3위인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는 xG값과 실제 득점이 15로 같다. 넣을 만큼 넣고 있다는 뜻이다.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상위 10명으로 넓혀 봐도 손흥민의 차이는 압도적이다. 손흥민 다음으로 차이가 큰 선수는 손흥민과 득점 공동 4위인 웨스트햄의 제러드 보웬으로 xG값과 실제 득점이 약 4골이 차이 난다. 4골 차이도 대단하지만 손흥민이 6, 7골 차이 나는 것을 보면 그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반대로 xG값 순위는 프리미어리그 상위 10위 안에 들지만 실제 득점은 매우 적은 선수도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에버턴의 칼버트-르윈이다. 칼버트-르윈의 xG값은 9.3으로 프리미어리그 10위다. 실제 득점은 3골밖에 되지 않는다. 손흥민과 반대로 6골을 넣지 못하고 있다.
손흥민의 신기한 기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이 기록한 유효 슈팅은 29개다. 손흥민의 득점은 14골이니 2개의 유효슈팅 중 1개가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슈팅 정확도도 높다. 슈팅 정확도란 선수가 시도한 슈팅 중에서 얼마나 유효 슈팅으로 연결하는지를 의미하는 수치인데 손흥민의 슈팅 정확도는 49%이다. 59개의 슈팅 중에서 29개를 유효 슈팅으로 연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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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에서도 마찬가지다. '풋몹'이 측정한 그의 기대 도움(xA)은 5.7이지만 그는 실제로 8개의 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러한 기록을 바탕으로 토트넘은 전설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손흥민은 입단 후 159골을 기록하며 토트넘 역대 득점 순위 공동 5위에 올랐다. 이는 토트넘 역사상 해리 케인 (280골), 지미 그레이브스(268골), 보비 스미스(208골), 마틴 치버스(174골)만이 그보다 많은 득점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흥민은 새로운 역사에도 도전한다. 1992년 출범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단 4명만 했던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에 노린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막판 몰아넣기에 능한 손흥민이라면 불가능하지 않다.
2015년 토트넘에 입성한 손흥민은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3골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역사상 처음으로 득점왕에 올랐다. 하지만 도움왕에 오른 적은 없다.
토트넘에 손흥민은 이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것이 기록으로도 입증됐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팀을 이끄는 것은 물론이고 14골로 팀 내 최다 득점자이고 도움도 8개로 팀내 최다이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계약 연장을 준비하고 있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은 2025년 여름 만료된다. 손흥민 역시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서 영입 제안이 오지만 토트넘에 남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영국 매체 'HITC'는 "토트넘이 지난 여름부터 손흥민과 계약 연장을 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토트넘이 그와 계약 연장을 하는 것이 토트넘의 이번 여름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풋몹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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