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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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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1순위인데 아깝죠, 류현진 와서"…황준서 못 쓴다고? 한화의 격세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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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전체 1라운드 1순위인데, 아깝죠. 아쉬워요."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은 19일 대전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신인 왼손 투수 황준서(19)를 이야기했다. 황준서는 장충고를 졸업하고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황준서는 키 185㎝에 몸무게 78㎏으로 마른 체격이라 아직 몸을 더 키워야 하지만, 가진 무기가 좋았다. 시속 140㎞ 후반대 빠른 공에 좌완은 잘 쓰지 않는 스플리터를 무기로 활용하며 눈길을 끌었다. 마운드에 오를 때는 신인답지 않은 두둑한 배짱과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주면서 최 감독을 웃게 했다. 최 감독은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해도 내심 황준서를 5선발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2가지 변수가 생겼다. 하나는 에이스 류현진(37)의 귀환이었다. 한화는 지난달 중순 류현진을 8년 총액 170억원 거액을 들여 영입했다. KBO 역대 최고 대우였다. 류현진은 미국 메이저리그 잔류를 고민하다 "건강할 때 한화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국내 복귀를 결심했다. 류현진은 빅리그 통산 78승을 자랑하는 투수기도 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 전인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한화에서 98승을 거둔 에이스였다. 몸값까지 종합하면 올해 1선발의 몫은 당연히 류현진에게 돌아가야 했다.

최 감독은 펠릭스 페냐-리카르도 산체스-문동주까지 선발투수는 3명만 고정하고, 남은 2자리는 경쟁 과정을 지켜보다 결정하려 했는데 류현진의 합류로 한 자리가 완벽히 채워졌다. 4, 5선발 경쟁이 5선발 경쟁으로 바뀌면서 국내 선발투수들이 들어설 수 있는 자리는 당연히 확 좁아졌다. 그래도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초반까지는 황준서가 최 감독의 마음에 여전히 남아 있었다.

2번째 변수는 김민우의 상승세였다. 김민우는 2021년 14승을 책임지면서 새로운 국내 에이스로 떠올랐다. 2011년 류현진 이후 10년 만에 나온 한화 국내 10승 투수였다. 하지만 2022년은 29경기 6승11패, 163이닝, 평균자책점 4.36으로 부진했고, 지난해는 12경기 등판에 그친 뒤 어깨 부상으로 시즌을 접으면서 2년 연속 부침을 겪었다. 그래서 올겨울 사비를 들여 미국으로 개인 훈련까지 떠나면서 구속 증가를 위해 애를 썼는데 그 노력의 결실이 오키나와 캠프부터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3월 초부터 직구 최고 구속을 147㎞까지 끌어올리며 "구위가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민우는 개막 선발 로테이션을 확정하기 전에 호평을 들으면서도 "이 정도로는 안 된다. 연습 경기와 시범경기에서 고작 이만큼 던지려고 내가 미국에 가서 그만큼 노력한 게 아니다. 아직 더 많이 해야 한다. 내가 어느 정도 해야 만족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일단 선발 자리에 들어가는 게 첫 번째다. 그다음에야 좀 큰 목표를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계속 이렇게 잘하면서 감독님 앞에서 시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황준서는 결국 경험과 실력에서 모두 앞선 선배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최 감독은 류현진-페냐-김민우-산체스-문동주로 개막 선발 로테이션을 최종 확정했다. 문동주가 원래 3선발로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시범경기 기간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LA 다저스와 연습 경기를 위해 꾸린 '팀 코리아'에 발탁되는 바람에 투구 수를 끌어올릴 시간이 부족해 순서를 바꿨다. 문동주는 22일 경산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 2군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70구를 던지고, 오는 28일 인천에서 열리는 SSG 랜더스와 경기에 정규시즌 첫 등판을 할 예정이다. 시범경기까지 페이스가 좋았던 김민우는 3선발로 승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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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감독은 "지금 컨디션은 (김)민우가 제일 좋은 것 같다. 민우를 언제 쓸까 생각했다. 산체스를 처음부터 4선발로 들어가도록 일정을 맞췄고, 민우가 (3선발로) 던질 수 있는 날짜가 되더라. (문)동주는 그래도 80개 전후로 던져야 하는데, 가장 많이 던진 게 53구 정도였다. 선발 나가서 4회까지 던지다가 빠질 수도 없으니까. 다행히 민우가 컨디션이 좋으니 둘을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황준서는 불펜 기용 여부를 떠나 개막 엔트리에 들어갈지도 지금은 불투명해졌다. 선발투수로 키울 선수이기에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고, 추후 기회가 되면 대체 선발투수로 들어오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그래도 전체 1순위 유망주가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게 두는 건 구단으로선 아쉬울 수밖에 없다.

최 감독은 "구단과 논의를 해야 할 것 같다. 불펜으로 바로 쓸지, 퓨처스에서 선발 수업을 조금 하다가 와서 불펜으로 쓸지, 선발에 구멍이 났을 때만 선발로 쓸지 구단 생각도 들어봐야 한다. 처음부터 선발로 쓰면 괜찮은데, 김민우가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황준서는 잘 던질 가능성이 있는 선수고, 김민우는 잘 던졌던 경력이 있는 거니까. 그러면 김민우를 먼저 쓰는 게 맞다. 먼저 쓰고 나중에 안 좋으면 황준서가 들어올 수도 있고, 순서가 그렇게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쉽죠. 아깝죠. 이제 길게 봐야겠죠. 전체 1순위인데, 우리가 어찌 됐거나 황준서를 선택한 것은 좌완 선발로 즉시 전력도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뽑은 것이었다. 그때는 (류)현진이가 없었고, 민우가 살아나도 (황준서는) 이태양, 김기중과 경쟁하는 것이었다. 그랬으면 자리를 차지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현진이가 오면서 갑자기 자리 하나가 확 없어지는 바람에 4명이 두 자리를 두고 경쟁하다가 4명이 한 자리 두고 경쟁하게 됐으니까. 민우가 오키나와부터 생각지도 않게 구위가 올라왔고, 한국에서도 계속 지속됐다. 3경기 연속 본인이 좋았을 때, 어떻게 보면 그 이상의 구위를 보여줘서 민우한테 기회를 먼저 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황준서를 활용할 방법은 개막 전까지 조금 더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격세지감이다. 한화는 지난 1월까지만 해도 "문동주 외에 확실한 국내 선발투수가 없다"고 걱정하던 구단이었는데, 류현진 한 명이 들어오면서 올해 최고 기대주인 황준서를 쓸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 최 감독은 개막 전까지 아쉬운 마음을 가능한 줄일 수 있는 황준서 활용법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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