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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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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준 빵과 정에 홀딱 반했다… 로버츠 감독 “판타스틱” 미소, 오타니 근심 잠시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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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경기가 열린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의 여러 유명 인사들이 모이는 장관을 연출했다. 한국 쪽에서는 대표적인 인사로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선구자격인 박찬호 샌디에이고 특별 고문, 그리고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선수 중에서는 가장 성공한 선수로 뽑히는 류현진(37한화)이 고척돔을 찾았다.

시범경기 일정을 모두 마친 류현진은 이날 시간을 잠시 내 서울로 올라와 고척돔을 찾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 선수 중 하나일 뿐만이 아니라, LA 다저스와 각별한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2년 시즌 후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택한 류현진은 당시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태평양을 건넜다. 그리고 2019년까지 다저스에서 뛰며 다저스 동료들과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류현진은 이날 오후에 고척돔에 도착해 먼저 관계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날 고척돔을 방문한 후지카와 규지, 우에하라 고지 등 일본인 선수들과도 가볍게 인사를 하기도 했다. 바로 1루 쪽의 다저스 더그아웃으로 향한 류현진은 경기 준비를 하는 선수들이 나오는 것을 기다리며 먼저 다저스 프런트와 취재진 등 옛 인연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류현진은 이날 선물을 가지고 왔는데, 바로 대전 지역 유명 빵집의 빵이었다. 류현진은 이 선물을 가지고 온 것에 대해 “그래도 내가 지금 대전에 있고 그래도 유명한 게 이 빵집이고 맛이 있으니까 (선물용으로) 사왔다”고 말했다. 잠시 다른 인사와 대화를 나누며 선수단이 그라운드에 나오길 기다린 류현진은 프레디 프리먼을 필두로 다저스 선수들과 반갑게 마주하며 모처럼 회포를 풀었다.

선수단에 이어 가장 마지막쯤 등장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날 류현진이 가장 기다린 인사였다. 류현진이 넉넉하게 사온 빵의 대부분도 로버츠 감독을 위한 것이었다. 류현진과 로버츠 감독은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포옹을 하고 안부를 물었다. 로버츠 감독은 다저스에 2016년 부임했고, 류현진은 2019년 시즌을 끝으로 다저스를 떠나 양자가 함께 한 기간은 4년 정도다. 정이 들고, 서로의 캐릭터를 확인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류현진은 자신이 직접 사온 빵을 선물했다. 보통 이 경우 감독실로 가져가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로버츠 감독은 수많은 취재진이 보는 더그아웃 그 자리에서 바로 시식(?)했다. 로버츠 감독은 맛이 있다는 제스처를 취했고, 많은 취재진과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웃을 수밖에 없었다. 류현진을 ‘마이 맨’이라고 지창한 로버츠 감독의 화끈한 리액션이었다.

사실 이날 만남까지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 17일 키움 히어로즈와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스페셜 매치’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 당시 ‘류현진이 한국에 있으니 재회를 기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류현진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류현진을 만나고 싶으니 기사를 보게 되면 연락을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나중에 알려진 일이지만 서로 떨어진 시간이 있다 보니 진짜 류현진의 한국 연락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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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을 좋아했다. 재미있는 사람이고, 또 뛰어난 선수였다. 우리 팀 동료로 남았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래도 한국에 돌아가 KBO 리그에서 계속 뛸 수 있게 됐다니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다”라고 류현진과 만남을 고대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건승을 기원했다.

당시 사직에서 시범경기를 치르고 있었던 류현진은 로버츠 감독의 말을 취재진으로부터 전해 들었고, “연락은 드려봐야겠지만 전화번호를 모른다. 물어봐야 한다”고 답했다. 서울시리즈에 가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20일 전격적으로 고척돔을 찾아 반갑게 다시 만났다. 류현진이 준 선물에는 빵과 함께, 류현진의 정도 같이 들어 있었다.

류현진과 로버츠 감독은 나름대로 통할 만한 구석을 가지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현역 시절 수많은 명장면을 만들어내기는 했으나 엄청난 스타 플레이어는 아니었다. 그런 로버츠 감독은 2016년 LA 다저스 지휘봉을 잡았는데 LA 다저스에는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즐비했다. 그런 스타들을 한 배에 태워 이끌고 가야 하는 게 로버츠 감독의 임무이자 역량 체크의 척도였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특유의 강단 있는 리더십을 앞세워 클럽하우스를 끌고 나갔다. 선수들은 로버츠 감독의 캐릭터를 굉장히 편하게 생각했다. 배려하는 스타일이고, 선수들의 잘못을 모두 자신이 안고 가는 스타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류현진도 그중 하나였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을 항상 칭찬했고, 설사 부진한 날에는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등 류현진을 감쌌다.

류현진으로서는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준 감독이기도 했다. 류현진은 2013년과 2014년 좋은 활약을 했으나 2015년 시즌을 앞두고 어깨 수술을 받았다. 투수로서는 사형선고와 같은 수술이었다. 2015년 시즌이 그렇게 다 날아갔고, 재활에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는 와중에 2016년 시즌도 한 경기 출전에 그쳤다. 재기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그때 다저스 감독으로 부임한 이가 바로 로버츠 감독이었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을 되도록 선발에서 활용하려고 했고, 로버츠 감독의 지지 속에 류현진은 서서히 자신의 기량을 회복할 수 있었다. 류현진은 2018년 예열을 하며 재기 발판을 다졌고, 2019년 시즌을 앞두고는 팀의 퀄리파잉오퍼를 받아 1년 잔류를 선택했다. 2018년 좋은 성적에서 이미 류현진의 재기 가능성을 본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을 2019년 개막전 선발로 낙점하기도 했다. 당시 클레이튼 커쇼의 부상 때문인데, 로버츠 감독은 다른 선수들을 다 제쳐두고 류현진을 선택해 든든한 신뢰를 드러냈다.

로버츠 감독은 20일 샌디에이고와 서울시리즈에서 1-2로 뒤진 8회 4득점하며 역전승을 기록했다. 2024년 정규시즌 개막전의 기분 좋은 승리였다. 그러나 그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경기 후 오타니의 통역인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 도박을 했고, 결국 이날 다저스로부터 해고됐다는 소식이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이날 경기 후 클럽하우스에서 다저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 사과했다. 승리의 기쁨은 싹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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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이 소식이 화제가 된 가운데 21일 경기 전 취재진을 마주한 로버츠 감독도 이와 연관된 질문에 난처할 수밖에 없었다. 로버츠 감독은 기자회견장에 앉자 마자 날아온 이 해당 사안 질문에 대해 “대답할 수 없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진 추가 질문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답할 수 없다", "미안하지만 지금 나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했고 심지어 미즈하라가 출국했는지에 대해서도 “그와 관련된 질문에는 답을 할 수 없다”고 끝까지 입을 닫았다.

이어 로버츠 감독은 “우리는 야구를 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문제가 있었지만 집중하고 좋은 경기를 했다. 오늘도 마찬가지다”이라면서 “이번 시리즈를 기대하고 있고 한국에서 좋은 경험들을 했다. 2차전도 좋은 경기를 기대한다. 조 머스그로브를 잘 상대하도록 준비했다”고 원론적으로만 말하고 오타니 관련 질문을 피해갔다.

그런 상황에서 류현진에 대한 질문은 로버츠 감독의 탈출구였다. 류현진 이야기가 나오자 그제야 굳어 있던 로버츠 감독의 얼굴이 펴졌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은 아주 훌륭하고, 경쟁력 있는 선수다. 아주 준비가 잘 되어 있는 선수고, 내가 봤던 여러 명의 투수 중 가장 침착한 투수 중 한 명이기도 했다”고 칭찬했다. 이어 “류현진과 시간을 보내면 알게 된다. 그는 아주 유머러스하고, 조크도 많이 한다”면서 전날 선물에 대해서는 “빵은 아주 맛이었다”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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