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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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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전 패전' 류현진 “예방주사 한 방 맞은 느낌… 문현빈에 ‘고개 들라’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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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8일 만의 복귀전 패배에도 의연한 에이스
"컨디션 좋았지만, 제구가 문제"
존경 표한 LG 선수단에 "정말 감사"
한국일보

돌아온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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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주사 한 방 맞은 느낌입니다.”

‘코리안 몬스터’는 역시 의연했다. 4,188일 만의 KBO리그 복귀전에서 '패전투수'가 되고도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대량실점의 빌미가 된 후배를 감쌌다.

류현진(한화)은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 앞서 전날 12년 만의 복귀전을 치른 소감을 밝혔다. 류현진은 “(전날) 한국에서 가장 큰 구장에서, 그리고 만원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하게 돼 기분 좋게 마운드에 올라갔다”며 “한화 팬들도 많이 방문해서 내 이름을 불러줘 짜릿했다”고 말했다.

엄청난 기대를 받은 류현진의 개막전 패전은 사실 충격이었다. 2012년 10월 4일 대전 넥센(현 키움)전 이후 류현진의 첫 KBO리그 등판이었던 만큼 한화팬뿐 모든 야구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경기였다. 특히 상대가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한 LG였던 만큼 진검승부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그의 복귀전은 예상외로 싱겁게 끝났다. 류현진은 3.2이닝 6피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으로 조기 강판됐고, 팀은 2-8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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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4일 서울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개막 2차전 경기에 앞서 전날 치른 복귀전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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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시범경기와는 다른 느낌이었다”며 “(복귀전) 첫 경기였던 만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야구인생에서 큰 경기를 많이 치렀음에도) 긴장도 했다”고 전날 등판을 돌아봤다. 이전부터 개막전에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 관련해서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그걸로 위안 삼아야겠다”며 웃었다.

류현진의 몸상태가 나빴던 것도 아니다. 이날 직구 최고구속이 시속 150㎞까지 나오기도 했다. 문제는 제구였다. 류현진은 “초반엔 직구가 좋았는데 마지막 이닝에 다소 가운데로 몰렸고, 변화구 제구력이 아쉬웠다”며 “예방주사 한 방 맞은 느낌이라 생각하고 다음 경기에 잘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4회 대량실점의 시발점이 됐던 2루수 문현빈의 실책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문현빈은 4회말 2사 1루에서 신민재의 평범한 타구를 뒤로 흘렸고, 이 실수 하나로 한화는 결국 해당 이닝에 3점을 헌납하며 에이스를 마운드에서 내려야 했다. 문현빈은 이닝 종료 후 대선배를 먼저 찾았다. 류현진은 “(문)현빈이가 ‘못 막아줘서 죄송하다’고 사과하더라. 선수가 (경기 내내) 기죽어 있을까 봐 ‘고개 들고 하라’고 조언했다”고 선배답게 너그럽게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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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류현진이 지난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 한화의 LG의 경기에서 4회말 연속 안타를 맞은 뒤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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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오랜만에 상대해 본 LG 타선에 대해 “(지난해 팀 타율 1위인 만큼) LG 선수들이 계속 타석에 바짝 붙어 콘택트에 신경 쓰는 느낌이었다”면서 “(콘택트 능력이 좋으니) 아무리 시속 150㎞를 던져도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속 140㎞ 초반이 나와도 제구가 좋으면 더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LG 선수단에 고마움도 표했다. 전날 LG 선두타자 박해민은 헬멧을 벗어 류현진에게 인사했고, 다른 선수들은 더그아웃 앞에 서서 박수를 쳤다.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을 빛내고 돌아온 선배에게 존경을 표한 것이었다. 류현진은 “처음에는 LG 선수들이 더그아웃 앞에 왜 서있는가 했다”고 웃은 뒤 “정말 감사했다”고 화답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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