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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20주년 맞은 다이나믹 듀오 "결국 우리가 잘 하는 건 '공연'"[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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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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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듀오 다이나믹 듀오가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투 키즈 온 더 블럭(2 Kids On The Block)' 파트 1, 2를 연달아 선보인 이들은 올해 동명의 정규 10집으로 본편을 선보이며 20주년을 기념한다.

"저희도 (정규 10집 발매가) 너무 오래 걸려서 조금 민망하긴 해요. 작년에 파트를 3개로 나눠서 다 완성하려고 했는데, 중간에 '에아오(AEAO)'와 '스모크(Smoke)'가 반응이 좋아지면서, 잠시 두 곡에 집중하느라고 앨범 작업이 늦어졌죠. 올해가 20주년이다 보니 (앨범 작업이 늦어진 게 )더 잘 된 것 같아요."(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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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은 두 사람이 중학생 시절부터 쌓아온 우정과 음악 일대기를 다룬다. 힙합을 사랑하는 10대 소년 김윤성, 최재호로 시작된 이들은 2000년 3인조 힙합 그룹 '씨비 매스(CB Mass)'로 데뷔한 후 2004년 다이나믹 듀오로서 전면을 갖췄다.

"처음에는 일대기를 드라마로 만들어 보자는 계획이었죠. 초등학생부터 친구였던 애들이 랩스타로 성장해 나가는 그런 드라마... 그런데 아쉽게 드라마가 무산되고 콘셉트만 남은 거예요. 오히려 저희에게는 좋았어요. 그때 느낀 감정으로 열 곡에서 열두 곡 정도를 작업하자는 계기가 된 거니까."(개코)

"메인이 없어지고 OST만 남은 거죠, 하하. 그래도 드라마 회의가 앨범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우리가 처음 어떻게 만났고, 힙합 매니아로 어떻게 성장했는지 떠올려볼 수 있었어요. 처음 음악을 시작할 때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어요, 당시에는 힙합이 한국에 없고 인터넷도 안 되다 보니 유학 다녀온 친구에게 앨범을 사 달라고 하기도 했고, 옷은 어떻게 입었고, 등등. 시대적 흐름이 순차적으로, 디테일하게 들어가 있어요."(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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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곡 '피타파 : 피자 타코 파스타'는 언더그라운드에서 시작해 이제는 대중들과 많은 래퍼들에게 인정받는 힙합 아티스트가 되었지만, 지금에 그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아가겠다는 다이나믹 듀오의 음악을 향한 식지 않는 열정과 해외 진출에 대한 포부가 담긴 곡이다.

"가장 현재의 이야기라서 공연하기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희가 워낙 공연을 많이 하다 보니, 무대에 섰을 때 자연스러운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고르자고 생각했죠. 또 현재의 이야기니까 긍정적인 느낌이 들었고, 이 노래가 가장 '다듀같다'라고 느껴지더라고요."(개코)

"전체적으로 앨범이 다 과거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 노래만 '내일은 이렇게 살고 싶어'라는 메시지가 있어요. 그리고 마지막 파트의 타이틀곡이니까 앞으로의 이야기를 하고 싶기도 했죠. 전체적으로 밝은 곡이 없는데, 이 곡이 제일 밝아요."(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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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에는 이 밖에도 '인트로(Intro) (Narration by 이병헌)', '19', '하루종일', '피리부는 사나이', '정우성이정재 (Feat. 피식대학)', '눈물점', '시간아 멈춰 (Feat. Leellamarz)', '911 (Feat. Tabber)', 드라마틱(Dramatic) (Feat. 허성현) (Narration by 정만식)', '다리 없는 새 (Feat. Crush)', '다시 태어나도 (Feat. BewhY)' 등 12곡이 실렸다. 이중 '인트로'에는 배우 이병헌이, '드라마틱'에는 배우 정만식이 내레이터로 참여해 기대를 모은다.

"저희가 기본적으로 드라마, 영상 등 영상물에 대한 애정이 많아요. 마음 같아서는 연기도 잘하고 싶고, 작품에도 출연하고 싶은데 그럴 능력은 없어서요. 어쨌든 앨범도 긴 서사니까, 배우가 참여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중 '인트로'에는 딱 한 명, 이병헌 형님이 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연줄이 있었죠. 저희가 축가도 불러 드리고 그랬거든요."(개코)

"만식이 형은 노래가 완성되기 이틀 전에 섭외했어요. 뭔가 노래가 퍼즐 하나가 맞지 않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내레이션 몇 마디만 있어도 노래가 완성된 느낌이 들 거 같은데 누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노래가 누아르 색도 있고 하니 정만식 형님이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죠. 바로 연락드렸는데 진짜 딱 지난주에 촬영 갔다가 이틀 호텔에서 쉬는 날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되게 빨리 녹음을 해서 보내 주셨는데 파일이 25개가 온 거예요. 호텔 방에서 찍는 게 현장감이 덜하다고 느꼈는지 반 정도는 시장에서 담배 피우는 소리까지 넣으면서 현장감을 살리셨더라고요. 편집하며 정말 즐거웠어요."(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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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믹 듀오의 20년이 흐르며, 힙합 신에는 수많은 힙합 팀이 해체하고 생겨나길 반복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우정과 합은 끈끈하다. 초등학생 때부터 '인생의 동반자'처럼 함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정확히 '둘이 왜 해체 안 하냐'는 질문이 한 3~4년 전부터 슬슬 나오기 시작한 거 같아요. 신기한가 봐요, 저희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만나서 음악으로 활동한 시간이 30년은 넘었으니까. 저희도 (우정의 비결을) 잘은 모르겠는데, 처음에는 저희가 비슷한 사람이라고 느꼈지만 세월이 지날수록 우리가 달라서, 음악 취향은 같지만 서로 달라서 오랫동안 잘 지내는 게 아닌가.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뭘 배려해야 하는지, 각자의 시간, 거리감도 두고요."(개코)

"딱 알맞은 거리감을 유지하는 게 팀 워크의 비결인 것 같아요. 궤도를 벗어나지 않고 자전하면서... 요즘에 저희를 신기해하는 사람도 많고, 저희도 신기하고, 또 요즘은 살짝 이상하게 생각하는 시선도 있고...하하."(최자)

"수상하게 보기 시작하더라고요, 하하."(개코)

"보통 팀이 해체하는 이유는 큰 성공을 거뒀거나 또는 망했거나. 이럴 때죠. '나 때문에 성공한 거야', '너 때문에 망했어' 이렇게 싸우다 해체하죠. 그런데 저희는 음악 이전에 친구로 만났으니까요. 음악을 못 하면 음악을 못 하는 거지, 친구가 아닐 필요는 없다. (다른 팀들과) 순서가 바뀐 거 같아요."(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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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믹 듀오의 향후 목표는 해외 활동이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국내에 있는 거의 모든 공연장에서 공연해 본 관록의 듀오다. 그러나 해외로 눈을 돌리면, 여전히 새로운 무대와 관객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코로나 전에 미국에서 공연할 때는 한인 분이 많거나, 외국인이 있어도 '어 저런 거 하네' 이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최근 연초에 미국 공연에 다녀왔는데 비중이 바뀌었더라고요. 외국인도 많고 연령층도 다양했고, 우리 노래를 아는 사람도 많은 데다가 모르는데도 즐기는 사람도 많아졌어요. 그래서 미국 시장이 편하다고 느껴졌고, 거기서 가능성을 봤어요"(최자)

"한국에서의 활동은 놓칠 수 없어요. 그게 제일 중요하고, 저희 생계도 달려 있고요. 자식도 키워야 하고, 하하. 하지만 그럼에도 빈 시간이 있잖아요. 그 시간에 기회가 되면 최대한 나가서 열심히 우리 무대를 홍보해 보자,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개코)

"대신 해외에서도 다듀 비용 많이 들면 안 부를 거 아니예요? 그래서 우리가 비용을 줄여서 가 보자는 목적인 거죠. 진짜 유랑극단처럼요. 우리 해외 갈 때 스태프 많이 갈 필요 없다. 얼굴에 파운데이션도 직접 바르고, 옷도 우리가 들고 가고, 다림질도 직접 하고, 이런 마인드로 가자는 거죠. ."(개코)

"원래 해외 공연이 많이 들어오지도 않았지만 현실적으로 수익이 안 되어서 나가기 힘든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비용을 많이 줄이고, 이를테면 저희, DJ, 그리고 매니저만 가자, 내가 머리 할게, 이런 식으로. 하하."(최자)

"결국에는 공연이에요. 저희가 잘 할 수 있는 거고, 즐기는 거라.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한 가지 브랜드를 가지고 오래 공연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많이 해요. 저희도 이제 나이가 있으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공연을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 뿐이에요."(최자)

한편 다이나믹 듀오의 정규 10집 '투 키즈 온 더 블럭'은 이날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서 발매된다.

허지영 기자 he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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