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다음 시즌에도 '손톱'을 계속 볼 가능성이 커졌다.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 덕분에 최전방 공격수 영입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영국 매체 'TBR 풋볼'은 28일(한국시간) 토트넘의 유력 기자 딘 존스가 축구 팟캐스트인 '랭크스 FC'에 나와 한 얘기를 전했다. 존스는 팟캐스트에서 토트넘이 손흥민의 활약으로 이번 여름 9번 공격수를 영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전통적으로 9번은 최전방 공격수를 의미한다.
존스는 이어 "손흥민은 앞으로도 중앙 공격수로 뛸 것 같다"며 "손흥민이 최전방에서 매우 잘하고 있기에 토트넘은 이번 여름 9번 공격수보다 측면 공격수를 더 많이 영입하려고 할 것이다"고 확신했다.
손흥민의 최전방 공격수 기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손흥민은 이전에도 토트넘에서 종종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고 지난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대한민국 대표팀에서도 맨 앞에 섰다.
존스 기자의 말은 기록으로도 나타난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26경기에 출전했는데 이 중 공격수로 출전한 경기가 15경기나 된다. 자신의 주 포지션인 왼쪽 윙어보다 최전방에서 더 많이 뛴 것이다.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15경기 11골과 4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1경기당 1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셈이다. 딘 존스의 말처럼 '손톱'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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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이번 시즌 최전방 공격수로 많이 출전하게 된 이유는 있다.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로도 뛸 수 있어서도 있지만 토트넘의 최전방 공격수인 히샬리송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해결사인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을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보냈다. 케인은 토트넘에서만 280골을 넣으며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린 선수다. 케인은 프리미어리그 역대 득점 순위에서도 260골의 앨런 시어러에 이어 213골로 2위였다. 이런 공격수의 부재는 토트넘으로서 위기였다.
이번 시즌 새로 부임한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은 히샬리송이었다.
히샬리송은 지난 시즌 에버턴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이적료만 1000억원이 넘었다. 토트넘이 지난 시즌 히샬리송을 영입한 이유는 케인의 뒤를 받치는 것과 동시에 케인과 투톱으로 나서 활약을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히샬리송은 지난 시즌 리그 27경기에서 1골만 넣으며 토트넘 팬들에게 실망만 안겼다.
이번 시즌의 히샬리송은 다를 듯했다. 지난 시즌에는 케인이라는 주전 공격수가 확실했기에 히샬리송이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으나 케인이 없다면 최전방 공격수의 자리는 그의 몫이었다.
하지만 히샬리송은 이번 시즌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시즌 초반 리그 4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득점은 물론 도움도 기록하지 못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구상에 맞지 않는 활약이었다. 히샬리송 대신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써야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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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는 5경기 만에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했다. 이는 대성공이었다.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번리와의 리그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포스테코글루는 자신의 선택을 쉽게 바꾸지 않았다. 그는 번리전 이후 11경기에서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히샬리송은 교체로 출전하거나 자신의 자리가 아닌 왼쪽 윙어로 출전했다. 손흥민은 이 기간 번리전 해트트릭을 포함해 9골과 2도움을 기록했고 경기 최우수 선수로도 3번이나 뽑혔다.
토트넘 입장에서 '손톱'은 분명 효과적이었으나 1000억짜리 공격수인 히샬리송은 계속 벤치에만 둘 수는 없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교체로 기량을 서서히 올리고 있던 히샬리송에게 기회를 부여했다.
히샬리송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12월 리그 4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맹활약했다. 손흥민이 아시안컵으로 빠진 1월에도 리그 3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했다. 손흥민이 없는 토트넘의 해결사는 히샬리송이었다. 이번 시즌 10골 고지엔 올랐다.
'손톱'이 사라지나 싶었지만 히샬리송에게 부상이 닥쳤다. 히샬리송이 손흥민이 돌아오고 2경기 만에 무릎 부상으로 3주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다시 가동된 '손톱'의 위력은 여전했다. 3월 리그 3경기에서 손흥민은 2골 2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팀에 2승을 안겼다. 최근 풀럼과의 경기에서 패배한 것이 아쉬웠지만 이전 두 경기에서는 맹활약을 선보이며 최우수 선수가 됐다.
'손톱'의 장점은 확실하다. 손흥민은 빠른 스피드와 뛰어난 결정력을 보유하고 있기에 상대 수비에는 부담이다. 수비 라인을 무리하게 올렸다가는 뒷공간을 침투하는 빠른 스피드를 지닌 손흥민을 막기 어렵다. 손흥민은 연계 능력도 뛰어나 동료들을 잘 활용하기에 토트넘의 다른 공격수들도 살아날 수 있다.
매체 또한 최전방 공격수 손흥민을 극찬했다. 'TBR 풋볼'은 "손흥민은 이번 시즌 최전방 공격수로 파괴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굳이 다른 최전방 공격수를 영입하기 위해 돈을 쏟아부을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손흥민의 최전방 공격수 출전은 오는 31일 루턴 타운과의 리그 경기에서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히샬리송이 무릎 부상을 털고 지난 풀럼과의 경기에서 교체 출전했으나 완전히 낫지 않은 모습이다. 히샬리송은 부상의 여파로 브라질 국가대표로 소집된 이번 3월 A매치 경기에서도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더 보이 홋스퍼'는 "히샬리송은 다가오는 루턴 타운과의 프리미어리그에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그는 자신의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고 인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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