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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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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데서 99승 하면 되지"…류현진의 전쟁 선포, 쿨하게 넘긴 황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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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다른 데서 99승 하면 되지."

한화 이글스 에이스 류현진(37)은 지난 29일 대전 kt 위즈전에서 KBO리그 통산 99승에 도전했다. 그러나 6이닝 89구 8피안타 무4사구 8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승패 없이 마운드를 내려갔다. 한화가 2-2로 맞선 9회말 2사 후에 나온 임종찬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3-2로 이긴 게 류현진에게는 위안이었다.

류현진은 2012년 시즌을 끝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했다가 지난달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에 계약하고 12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지난 23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3⅔이닝 5실점(2자책점)에 그치면서 패전을 떠안은 만큼 29일 홈개막전에서는 꼭 복귀 첫 승을 신고하고 싶었다. 또 통산 100승까지 2승밖에 남지 않은 만큼 빨리 99승을 챙기고자 하는 마음도 컸다.

그러나 1987년생 동갑내기 친구이자 kt 위즈 주축 타자인 황재균이 막아섰다. 류현진은 6회초 천성호와 로하스에게 안타를 내줘 1사 1, 2루 위기에 몰리긴 했지만,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앞선 이닝처럼 고비를 넘기는 듯했다. 그러나 강백호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황재균에게도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으면서 순식간에 2-2 동점이 됐다. 류현진은 계속된 2사 1, 2루 위기에서 장성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추가 실점은 막았다.

류현진은 경기 뒤 인터뷰실에 "황재균 좀 보고 와야겠다"고 말해 웃음을 안긴 뒤 "(19)87년생을 집합시켜야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1987년생 친구 강정호(은퇴)를 염두에 둔 말이었다.

류현진은 지난 2012년 10월 4일 대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0이닝 129구 1실점 괴력투를 펼치고도 통산 99승 달성에 실패했는데, 7회 당시 넥센 거포였던 강정호에게 우월 솔로포를 맞은 탓이었다. 류현진은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되기 위해 10이닝을 버텼지만, 결국 경기는 연장 12회 1-1 무승부로 끝났다. 그리고 12년 뒤. 류현진이 99승을 눈앞에 두고 있던 이날 황재균이 동점 적시타를 날리면서 또 한번 좌절시켰다.

류현진은 "이제 전쟁은 시작된 것 같다. 친구지만, 그런 상황에서는 내가 집중해야 할 것 같다. 다음에는 (황재균이) 알아서 해주지 않겠나"라고 말하며 웃었다.

하루 뒤 취재진과 만난 황재균은 류현진이 경기가 끝나자마자 "전쟁이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귀띔했다. 황재균은 "전쟁이라길래 '내 타율 안 보이냐'라고 답장했다"라고 설명하며 웃었다. 황재균은 29일까지 타율 0.130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타석에서 잘 안 풀리고 있었다. 친구의 99승을 배려할 처지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황재균은 "다른 데서 99승 하면 되지, 아직 경기 많이 남았는데 왜 우리랑 하려고 그래"라고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며 또 한번 주변을 웃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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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동점 적시타를 친 상황과 관련해서는 "일단 2아웃이었고, 그냥 조금 정확하게 맞히려고 하다 스윙을 했는데 그게 조금 운 좋게 빗맞은 안타가 나왔다. 되게 운이 좋은 상황이었고, 또 이제 그 안타로 인해서 나도 계속 잘 풀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좀 풀리겠구나"라고 이야기했다.

황재균은 2017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짧게 경험하면서 류현진을 만나긴 했지만, 한국에서 다시 만난 친구 류현진은 또 생소하다.

황재균은 "모르겠다. 그냥 얘(류현진)가 진짜 여기서 던지고 있나, 어제(29일) 타석에 들어가니까 조금 실감이 났다. 그냥 재미있다. 마운드에서 얼굴 보고 웃었다"고 했다.

이어 "제구가 좋아지고, 완급 조절도 좋아지고 또 그때(12년 전)는 안 던지던 커터를 던지기 시작했다. 어제 유격수 땅볼 친 것도 타이밍은 맞았는데, 공이 안쪽으로 들어와서 그렇게 맞았다. 다음에 만날 때는 조금 더 한 가지 구종을 더 생각하고 쳐야 할 거 같다"고 덧붙였다.

kt는 류현진의 99승 제물은 되지 않았으나 경기 내내 애를 먹었다. 명투수 출신인 이강철 kt 감독은 "갖고 놀더라. 구위로 압도하는 건 조금 떨어진 것 같지만, 역시 요령이 확실히 베테랑이다. 또 똑같은 폼에서 공이 나오니까. 연속 안타를 안 맞는다. 결정구도 있고, (스트라이크존에) 넣고 빼고 할 줄도 아니까. 결론적으로 좋은 투수다. 6~7이닝을 점 안으로 막을 수 있는 선발투수니까. KBO리그 타자들도 좋아졌는데, 역시 (류)현진이는 잘 버텨내는 것 같다"고 엄지를 들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본인 스타일에 맞게 다양한 코스와 구종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으면서 잘 던진 것 같다.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실투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으니까. 날도 풀리고, 타자들에게도 조금 적응이 되면 조금 더 안정감 있게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다음 등판 때는 99승을 수확할 수 있길 기대했다.

류현진은 4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 시즌 3번째로 선발 등판한다. 류현진은 롯데 타자들을 한 차례 경험했다. 지난 17일 사직에서 열린 롯데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 무4사구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로 승리를 챙겼다. 류현진은 시범경기 때 좋았던 기억을 꺼내 롯데를 상대로 2012년 10월 4일 넥센전부터 4번째 도전 만에 개인 통산 99승을 수확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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