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27년 만에 '벚꽃동산'으로 연극
황정민·박해수·엄기준, 틈틈이 연극 참여
성훈·박보검 등 연극·뮤지컬 무대로 신규 유입
영화·드라마 제작 편수 줄어들 지금, 새로운 기회 된 연극·뮤지컬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텐아시아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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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판합니다.
배우들이 공연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영화, 드라마 등의 제작 편수 감소, 불황 등으로 연기할 기회를 무대에서 찾겠다는 것. 연기의 시작점이 공연 무대였던 배우들의 경우 '무대 연기'에 여전히 애정이 강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배우들이 하나둘씩 다시 '무대'로 찾아가는 이유다.
'칸의 여왕'이라 불리며 국내 대표 영화배우로 꼽히는 전도연은 오는 6월 4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개막하는 연극 '벚꽃동산'에 캐스팅됐다. '벚꽃동산'은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홉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며 19세기 몰락한 여성 지주의 이야기를 현대 서울에서 일어나는 일로 풀어 발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를 조명한다. 전도연은 여주인공 류바를 연기한다. 전도연이 연극 무대에 오르는 것은 1997년 '리타 길들이기' 이후 27년 만이다.
연극 '파우스트'의 한 장면. / 사진제공=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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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뮤지컬에 애정을 갖고 꾸준히 무대를 찾는 배우들도 있다. 황정민, 박해수, 엄기준 등이다. 이들은 '매체 연기'로도 이미 충분히 많은 작품을 하고 있으면서도 '무대 연기'를 놓지 않고 있다.
황정민은 '교섭', '서울의 봄' 등 영화뿐만 아니라 '오이디푸스', '리차스 3세' 등 꾸준히 무대 연기를 하고 있다. 과거 극단 학전 멤버였던 황정민. 당시 1기 오디션에 합격해 '지하철 1호선'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최근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열린 학전 폐막 콘서트에서 참석해 '무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해수는 2007년 데뷔가 연극 '안나푸르나'였다. 그는 대중적으로 얼굴이 알려진 이후에도 '프랑켄슈타인', '파우스트' 등으로 꾸준히 연극 무대를 찾았다. 박해수는 '벚꽃동산'에서 전도연과 함께 캐스팅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원 캐스트로 무대에 오른다.
1995년 연극 '리챠드 3세'로 데뷔한 엄기준은 오는 5월까지 연극 '아트'에 참여한다. 엄기준은 예술에 관심이 많은 세련된 피부과 의사 세르주 역을 맡았다. 그는 "20대에 감명 깊고 재미있게 봤다. 40대부터 3인극, 2인극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 하게 됐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아트' 성훈 / 사진제공=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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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연기에 새롭게 도전한 젊은 배우들도 있다. 박보검은 지난해 하반기 창작뮤지컬 '렛미플라이'로 무대에 올랐다. 박보검에게는 데뷔 후 처음 도전하는 뮤지컬이었다. '렛미플라이'는 1969년 보름달이 밝게 빛나던 어느 날 밤 라디오 주파수의 영향으로 70살 할아버지가 된 남원이가 과거로 돌아가기 위한 미래 탐사 작업에 돌입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일상을 그렸다. 박보검의 출연 회차는 티켓 오픈 직후 매진됐다. 박보검은 제8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남자 신인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엄기준이 출연하는 '아트'에는 배우 성훈도 캐스팅됐다. '아트'는 성훈이 데뷔 13년 만에 처음 도전한 연극이기도 하다. 성훈 역시 엄기준과 같은 세르주 역이다.
이외에 김유정은 지난해 1월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 출연했다. 김유정은 "큰 무대에서 관객과 만날 기회를 얻어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그만큼 (무대가) 꿈같은 존재였다"라고 했다. 김세정은 지난해 12월 개막한 연극 '템플'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연극 주인공을 맡았다.
정석원 / 사진제공=씨제스스튜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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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마약 투약 혐의로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2020년 KBS, EBS, MBC 영구출연정지 명단에 오른 정석원. 마약 논란 이후 넷플릭스 '킹덤', '스위트홈2', 디즈니+ '커넥트', 영화 '올빼미' 등에서 조연으로 출연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이에 정석원은 무대 연기로 눈을 돌렸다. 이번달 개막한 연극 '나한테 시집오지 않을래요'에 캐스팅된 것. 정석원은 겉으로는 짓궂지만 속정 깊은 민후 역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이처럼 연극, 뮤지컬 등은 베테랑 배우들에게는 자신의 연기를 다시 한 번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다.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들었던 배우들에게는 '실시간 연기'를 통해 자신의 연기력을 검증받을 수 있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화면이 아닌 관객들과 가까이에서 직접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극, 뮤지컬과 같은 '무대 연기'는 영화, 드라마 등 '매체 연기'보다 대중적 파급력이 적다. 이런 점에서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던 배우에게는 '대피처'가 되기도 한다.
공연계에 이름 있는 배우들의 유입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공연계 활성화를 위해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드라마, 영화의 제작 편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연기할 터를 찾다 무대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이 있었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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