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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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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잘못도 아닌데… 이번에는 1억3000만원 홈런볼 강탈 논란, 이것도 스타의 숙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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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시즌 첫 홈런을 터뜨리며 그간의 어두운 이슈에서 조금씩 빠져 나오는 듯했던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였다. 그러나 오타니 자신도 몰랐다. 자신이 홈런을 치고 동료들과 그 기쁨을 즐기고 있는 사이, 다저스타디움의 우중간 담장 너머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전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도박 논란으로 곤경에 빠졌던 오타니가 이번에는 구단 직원의 홈런볼 강탈 논란으로 다시 이슈에 엮었다.

오타니는 4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팬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다저스 이적 후 첫 홈런을 터뜨리며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개막 후 8경기, 37타석에서 홈런이 하나도 없어 많은 이들을 의아하게 했던 오타니는 4-3으로 앞선 7회 샌프란시스코의 ‘좌타자 저승사자’ 타일러 로저스를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었다.

약간 바깥쪽으로 도망가는 코스의 공이었지만 오타니는 긴팔을 이용해 완벽한 콘택트와 완벽한 팔로스윙을 만들어냈다. 맞는 순간 모두가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던 타구였다. 홈런은 당연하고, 홈런을 친 뒤 오타니의 반응과 이 홈런공을 누가 잡느냐가 관심이었다.

실제 오타니는 다른 선수라면 별로 알아주지도 않을 파울볼조차도 경매 사이트에서 꽤 비싼 가격을 받고 있다. LA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파울볼에 오타니의 사인이 된 공의 가격만 해도 1만5000달러(약 2028만 원)에 이른다. 홈런이든 파울이든 오타니가 친 공이라는 구단의 인증만 있으면 그날 티켓값은 다 뽑고도 남을 판이다.

게다가 다저스 이적 후 첫 홈런이기 때문에 가치가 상당할 것으로 보였다. 그만한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는 헤리티지 옥션의 책임자 크리스 아이비와 인터뷰를 통해 이 홈런볼의 가치가 최소 10만 달러(약 1억3000만 원)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시간이 갈수록 더 뛰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누군가는 이 공을 잡을 것이고, 암바르 로만이라는 오랜 다저스의 여성 팬이 이 공을 잡는 행운을 누렸다.

로만은 남편 발렌수엘라와 함께 이날 경기를 관전했고 이날 약 5만5000여 명의 홈팬들 중 오타니의 첫 홈런볼을 잡는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로만은 이 홈런볼과 오랜 추억을 남기지 못했다. 그리고 로만과 발렌수엘라는 사실상 이 공을 다저스에게 강탈당했다고 주장해 또 한 번 큰 파문이 일어났다. 오타니가 직접적으로 잘못한 것은 아니지만, 오타니의 이름이 또 부정적인 이슈에 거론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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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과 발렌수엘라의 설명을 토대로 '디 애슬레틱'이 정리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단 공을 회수하기 위해 구단 보안 요원들이 빠르게 부부에게 접근했다. 구단은 기념구를 최대한 빨리 회수하려고 한다. 선수에게 전달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구단이 기념해야 할 상황도 있기 때문이다. 보통 이 경우 구단이 소정의 대가를 지불한다. 대표적인 게 선수의 사인볼, 사인이 된 모자와 배트 등이다. 선수도 공을 돌려준 팬들에게 감사를 표현하기 위해 사진 촬영을 하거나 경기 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가 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친 뒤 다행히 홈런볼을 무사히 돌려받은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도 그랬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팬들이 수락해야 한다. 그냥 가져가겠다고 하면 할 말이 없다. 대신 구단은 이 공이 진짜 기념구라는 것을 확인하는 인증을 해줄 권리가 있다. 그런데 로만과 발렌수엘라는 다저스 구단 직원들이 강압적으로 공을 회수하려고 했으며, 심지어 로만과 발렌수엘라를 격리해 공의 소유자인 로만을 고압적으로 설득했으며, 이들은 설사 자신들이 이 공을 집으로 가져간다고 해도 정품 인증을 받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인증을 받지 못하면 진위를 확인할 수가 없기에 시장에서 값어치가 없다.

결국 로만과 발렌수엘라는 이 공을 울며겨자먹기로 내줄 수밖에 없었고, 대신 사인볼과 사인이 된 모자, 그리고 사인 배트를 받는 선에서 교환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부부가 다저스로부터 받은 물품의 가치는 시장가로 봤을 때 각각 약 1000달러(약 135만 원), 합쳐도 몇 천 달러가 안 됐다. 로만과 발렌수엘라는 이 억울한 사정을 '디 애슬레틱'에 제보했고, '디 애슬레틱'은 다저스 구단 측이 공식적인 논평을 거절하는 대신 “다저스는 이 거래에 대해 팬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열려 있다”고만 짧게 언급했다.

발렌수엘라는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누군가를 갈취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돈에 굶주린 것도 아니다”면서 자신들이 지나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항변하면서 “단지 특별한 순간이었고 그것은 특별한 공이다. 그것을 동등하게 보상받는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한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발렌수엘라는 그 홈런볼의 가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로만은 받은 물품에 대해 만족했지만, 자신이 그 어떤 조언도 하지 못하도록 보안 요원들이 제지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즉, 다저스 보안 요원들이 강압적으로 로만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실제 공이 떨어지고 로만이 잡은 뒤 총 12명의 보안 요원들이 우루루 몰려와 위압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디 애슬레틱'은 ‘공이 떨어진 직후, 12명 이상의 보안 요원들이 커플의 좌석으로 왔다. 주변 팬들은 커플에게 똑똑해지라고 말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들에게 공을 쉽게 포기하지 말라고 말했다. 커플에 따르면, 보안 요원은 그들에게 공을 잡은 것에 대해 "보상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묘사했다. 주변의 팬들도 이 공이 얼마나 큰 가치를 가지고 있었는지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논란이 된 것은 또 있다. 오타니는 경기 후 미즈하라 잇페이의 해고가 된 뒤 임시 통역을 맡은 윌 이레튼을 통해 공을 돌려받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고, 마치 팬들을 직접 만나 감사를 전한 듯한 뉘앙스의 멘트를 했기 때문이다. 3자인 이레튼이 이를 "팬과 이야기할 수 있었고, 돌려받을 수 있었다. 분명히 그것은 매우 특별한 공이고, 그것에 대한 많은 감정들이 있다. 그것(홈런공)이 돌아와서 매우 감사하다"고 통역해서 말했는데 하지만 정작 로만과 발렌수엘라는 경기 후 보안 때문에 오타니를 만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오타니가 이들과 직접적으로 만났다고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통역도 거짓말을 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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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애슬레틱'은 이에 대해 '이들은 오타니를 만나거나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지만, 통역사 윌 이레튼에 따르면 오타니는 경기 후 코멘트에서 그들이 말을 했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소통했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이 오해인지 아니면 오타니가 공을 잡은 팬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의도한 것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면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황상 오타니는 구단이 홈런볼을 회수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답례로 선물을 하면서 메시지를 전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지금은 사소한 통역 오류도 큰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상황이다.

어쨌든 사태는 다저스 측의 중재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다저스 측은 현재 사태를 파악한 뒤, 이번 사태를 조용하게 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슈가 계속되면 좋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나 오타니 관련 이슈는 더 그렇다. 오타니는 전 통역인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도박에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즈하라가 거액의 도박빚을 졌고, 오타니가 이를 대신 갚아줬다는 의혹인데 이는 연방법에 따르면 법적인 처벌도 받을 수 있다.

오타니는 현재 이와 관련된 의혹들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도박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자신의 계좌에서 빠져 나간 돈은 자신이 송금한 것이 아니라 미즈하라가 자신의 계좌에 무단으로 접근해 불법으로 빼돌린 것이라는 것이다. 오타니는 성명서 발표로 이 사태를 마무리하려 했고 첫 홈런으로 이슈를 전환하는 듯했으나 이번에는 난데 없는 홈런볼 논란에 휩싸였다.

일단 이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팬들과 원만한 합의도 해야겠지만, 경기에서 이슈를 지우는 게 가장 좋다. 오타니는 개막 후 9경기에서 타율 0.270(37타수 10안타), 출루율 0.317, 장타율 0.432, OPS(출루율+장타율) 0.749를 기록 중이다. 타율이 나쁜 편은 아니지만 역시 오타니 특유의 장타가 많지 않다는 게 다소 아쉽다. 실제 오타니는 올해가 개막 이후 가장 늦은 시점에 홈런이 나온 시즌이었다. 지금부터 홈런포가 터진다면 오타니 홈런볼 이슈도 빠르게 정리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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