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레알 마드리드가 승부차기 혈투 끝에 맨체스터 시티를 제압하고 2년 연속 준결승 무대로 향했다.
레알은 1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두며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8강 1차전에서 3-3 무승부를 거둔 레알은 이날 전반 12분 호드리구의 선제골로 앞서가기 시작했으나, 후반 31분 케빈 더 브라위너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승부차기에서 레알은 1번 키커 루카 모드리치가 실축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지만 이후 남은 4명의 키커가 모두 성공했고, 맨시티의 2, 3번 키커가 실축하면서 지난 시즌에 이어 다시 한번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무대에 올라갔다.
이날 승리로 레알은 맨시티한테 설욕에 성공했다. 레알과 맨시티는 지난 시즌에도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맞붙었는데, 당시 맨시티가 홈에서 4-0으로 완파하며 레알을 꺾고 결승에 올라간 뒤 우승까지 차지했다.
양 팀이 1년 뒤 다시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재회한 가운데 이번에 웃은 건 레알이었다. 레알이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를 꺾고 준결승에 올라가면서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과 결승행 티켓을 두고 맞대결을 갖게 됐다.ㄴ
원정팀 레알은 4-4-2 전형을 내세웠다. 안드리 루닌이 골문을 지켰고, 페를랑 멘디, 나초 페르난데스, 안토니오 뤼디거, 다니 카르바할이 백4를 구성했다. 중원은 호드리구, 토니 크로스, 에두아르도 카마빙가,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맡았고, 최전방 투톱 라인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주드 벨링엄이 이름을 올렸다.
홈팀 맨시티는 3-2-4-1 전형으로 맞섰다. 에데르송이 골키퍼 장갑을 겼고, 요슈코 그바르디올, 후벵 디아스, 카일 워커가 백3를 형성했다. 3선인 로드리와 마누엘 아칸지가 지켰고, 2선에 잭 그릴리쉬, 베르나르두 실바, 케빈 더 브라위너, 필 포든이 배치. 최전방에서 엘링 홀란이 레알 골문을 노렸다.
전반 10분 카마빙가가 먼 거리에서 과감하게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맨시티 수문장 에데르송 골키퍼가 안전하게 품에 안았다.
전반 12분 원정팀 레알이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리드를 잡았다. 선제골 주인공은 브라질 공격수 호드리구였다.
오른쪽 측면에서 발베르데의 침투 패스를 받은 비니시우스가 골문 앞으로 컷백 패스를 시도했다. 이때 호드리구가 곧바로 슈팅을 날렸는데, 1차 슈팅은 에데르송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후 세컨볼이 호드리구 앞으로 흘렀고, 호드리구가 어렵지 않게 골대 안으로 공을 밀어 넣으면서 귀중한 선제 득점을 올렸다.
지난 8강 1차전 때도 득점포를 가동했던 호드리구가 다시 한번 골맛을 보면서 레알은 합산 스코어를 4-3으로 늘리며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진출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서는데 성공했다.
실점을 허용한 맨시티는 공격 템포를 올렸다. 전반 17분 라인 밖으로 나갈 뻔한 공을 그릴리쉬가 살려낸 뒤 실바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크로스는 정확히 홀란 쪽으로 날아갔는데, 홀란의 헤더 슈팅이 위로 뜨면서 레알의 골킥으로 이어졌다.
전반 27분엔 맨시티 중원의 에이스 더 브라위너가 중거리 슈팅으로 레알 골문을 위협했다. 천천히 박스 근처로 접근한 더 브라위너는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고, 이는 레알 수문장 루닌 골키퍼가 손으로 쳐내면서 선방에 성공했다.
전반 36분엔 홀란의 침투 패스를 받아 그릴리쉬가 박스 안으로 들어가며 슈팅까지 가져갔다. 페널티 왼쪽 지역에서 그릴리쉬는 가까운 골대를 향해 슈팅을 날렸는데, 슈팅이 골대 옆그물을 때리면서 유효슈팅을 만들지 못했다.
전반 추가시간이 2분 주어진 가운데 경기 막판 포든의 회심의 중거리 슈팅도 골대를 벗어나 관중석 쪽으로 향하면서 동점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결국 레알이 1-0으로 리드한 채로 전반전이 마무리됐다.
맨시티는 전반전에 경기를 지배했지만 리드를 잡는 데 실패했다. 전반 45분 동안 맨시티는 공 점유율을 64%나 가져갔고, 슈팅 숫자도 11 대 5로 큰 차이를 보였지만 골을 넣지 못하며 레알에 끌려갔다.
후반전이 시작된 후에도 맨시티의 공세는 계속됐다. 후반 4분 그릴리쉬의 오른발 발리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루닌 골키퍼가 쳐냈고, 2분 뒤 소통 미스로 레알이 실점을 허용할 뻔 했지만 공이 골라인을 넘기 전에 나초가 공을 걷어내는데 성공했다. 이후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도 포든이 슈팅까지 가져가 봤지만 루닌 골키퍼가 안전하게 잡아냈다.
맨시티의 매세운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후반 31분 맨시티가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동점골을 넣은 건 중원의 핵심 더 브라위너였다.
레알 입장에선 뤼디거의 수비가 아쉬웠다. 왼쪽 측면에서 도쿠가 드리블 돌파에 성공한 후 골문 앞으로 컷백 패스를 시도했는데, 이를 뤼디거가 차단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뤼디거는 공을 멀리 걷어내지 못했고, 뤼디거 발에 맞은 공은 더 브라위너 앞으로 흘렀다.
공을 잡은 더 브라위너는 골키퍼 머리 위를 노리는 강력한 슈팅으로 맨시티 골망을 흔들면서 2차전 스코어를 1-1로 만들었다. 더 브라위너의 동점골로 합산 스코어 4-4가 되면서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득점을 터트린 더 브라위너는 내침 김에 역전골까지 노렸다. 후반 33분 더 브라위너는 박스 밖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는데, 이를 루닌 골키퍼가 몸을 날려 손가락으로 쳐내면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던 더 브라위너는 후반 41분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쳤다. 더브라위너는 박스 안에서 아칸지의 컷백 패스를 받으며 완벽한 득점 찬스를 잡았지만, 슈팅이 허공으로 날아가면서 역전골 기회를 날려버렸다.
후반 추가시간이 4분 주어졌지만 양 팀은 끝내 추가 득점을 만들지 못하면서 경기는 연장전으로 들어갔다. 한편, 같은 시간에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 아스널 간의 8강 2차전이 뮌헨의 1-0 승리로 끝나면서 레알과 맨시티 중 승자는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뮌헨을 상대하게 됐다.
연장 전반 9분 맨시티가 다시 한번 좋은 득점 기회를 놓쳤다. 왼쪽 측면에서 실바의 크로스가 정확히 골문 앞에 있던 포든의 발 쪽으로 향했는데, 포든의 슈팅이 부정확해 힘없이 공이 흘러가면서 레알에 공 소유권을 넘겨줬다.
연장 전반 11분 비니시우스가 빠른 속도를 활용해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만들려고 했지만, 워커가 비니시우스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달려오면서 비니시우스의 슈팅 기회를 차단했다.
연장 전반 추가시간이 2분 주어진 가운데 레알도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왼쪽 측면에서 브라힘 디아스의 크로스가 골대 바로 앞에 있던 뤼디거에게 연결됐으나, 뤼디거가 이를 허공으로 날리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양 팀은 연장전 후반에 돌입했지만 선수들 대다수가 지치면서 끝내 결승골을 만드는데 실패했다. 결국 연장전에서 승부를 보지 못하면서 경기는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승부차기에서 웃은 건 다름 아닌 레알이었다. 맨시티 1번 키커 훌리안 알바레스가 킥을 성공시킨 후 레알 1번 키커 루카 모드리치가 실축하면서 묘한 분위기가 감돌았으나, 이후 맨시티 2번과 3번 키커 실바와 마테오 코바치치가 실축하면서 분위기가 레알에 넘어갔다. 반면에 레알은 모드리치가 실축했지만 이후 벨링엄과 루카스 바스케츠가 성공시키며 우위를 점했다.
이후 맨시티 4번 키커 포든, 레알 4번 키커 나초가 나란히 킥을 성공했고, 맨시티 5번 키커 에데르송도 골키퍼이지만 골망을 흔드는데 성공했다. 모두의 시선이 이제 맨시티 5번 키커 뤼디거에게 쏠린 가운데 뤼디거가 깔끔하게 골망을 가르면서 레알이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레알은 지난 시즌에 이어 다시 한번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무대에 진출했다. 당시 레알의 결승 진출을 막은 게 맨시티였기에 레알은 설욕에 성공했다. 반면에 챔피언스리그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는 레알과의 접전 끝에 패하면서 8강에서 대회를 마무리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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