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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신태용 감독이어서 행복하다"…인도네시아 '인간 투석기'가 말하는 '신공 축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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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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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도하, 김환 기자) 인도네시아의 축구 스타 프라타마 아르한(수원FC)이 신태용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는 소감을 전했다.

아르한은 대표팀 동료 마르셀리노 페르디난과 함께 인도네시아 팬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는 인도네시아의 축구 스타다. 아르한의 인기는 빼어난 외모, 그리고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한 축을 맡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에서 나온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A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에서도 아르한은 핵심 자원이다. 빠른 발과 저돌적인 드리블에서 나오는 공격 능력이 장점이지만, 무엇보다 아르한을 대표하는 건 초장거리 스로인이다.

과거 스토크 시티에서 이름을 날린 로리 델랍이 생각나는 아르한의 초장거리 스로인은 단지 공을 던지는 거리만 먼 게 아니라 공이 날아가는 힘도 좋다.

때문에 아르한의 스로인은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비장의 무기로 여겨진다. 왼쪽 측면에서 뛰는 아르한은 인도네시아가 반대편에서 스로인 기회를 얻으면 반대편으로 넘어가 공을 던지기도 한다.

현재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되고 있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U-23 아시안컵에 참가하고 있는 아르한은 카타르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분투했지만 인도네시아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희망은 남아 있다. 인도네시아가 호주와의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8강 진출 희망을 살릴 수 있다.

호주전에 하루 앞서 도하 소재 호텔에서 만난 아르한도 이를 아는 듯했다. 아르한은 카타르전 경합 도중 상대에게 얼굴을 긁혀 상처가 났지만, 괜찮다며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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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한은 "개인적으로 컨디션이 좋다. 회복 훈련도 잘 했고, 호주전도 잘 준비했다. 이제 중요한 건 경기장에서 감독님의 지시를 잘 이행하는 것이다"라며 경기장 위에서 보여줄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아르한의 스로인 능력은 평균 신장이 큰 호주 선수들을 상대로도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신태용 감독은 상대 선수들이 스로인 상황에서 아르한이 던진 공을 처리하는 데 어려워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아르한도 자신의 스로인이 경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라고 했다. 아르한은 "스로인 상황이 있다면 내 장점을 살려야 한다. 경기 상황을 봐야할 것 같다. 호주 선수들의 신체조건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잘 판단해서 스로인을 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스로인 시 아르한이 보여주는 탄력은 재능일까. 많은 이들이 아르한이 이전부터 스로인을 자신의 무기로 갈고 닦은 줄 알겠지만, 사실은 아니었다.

아르한은 질문을 듣자 웃으며 "항상 받는 질문 중 하나다.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유소년 아카데미 때 스로인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내 스로인이 득점으로 연결됐다. 따로 훈련하거나 연마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가족 중에도 공을 잘 던지는 사람이 없다. 가족들도 내게 어떻게 공을 멀리 던지냐고 묻는다. 나도 내가 왜 잘 던지는지 모른다고 한다"라며 가족들도 아르한의 스로인을 보고 놀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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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한이 신태용 감독의 총애를 받는 이유는 단지 스로인 때문만은 아니다. 아르한은 실력으로 인도네시아 대표팀 한 자리를 꿰찬 선수다. 경기에 임하는 태도도 좋아 신 감독의 무한한 신뢰를 받고 있는 아르한이다.

아르한에게 신태용 감독의 신뢰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묻자 아르한은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난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할뿐이다.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모든 것들이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답했다.

아르한은 신태용 감독에게 발탁된 이후 줄곧 신 감독과 함께하며 신 감독을 오랫동안 경험한 선수 중 하나다. 올해만 해도 아르한은 인도네시아 국가대표(A대표)로 2023 아시안컵에 이어 2024 U-23 아시안컵까지 뛰고 있다.

아르한이 그동안 경험한 신태용 감독이라는 사람에게서 어떤 느낌을 받는지 질문했다. 아르한은 "훈련 때 강하게 하시는 감독님이고, 책임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게 느껴진다. 규칙을 엄격하게 지키도록 지시하시지만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신다. 그래서 나도 가끔 감독님께 장난도 치고 농담도 던진다. 감독님과 함께 해서 행복하다"라며 자신이 경험한 신태용 감독에 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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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한은 조국의 스타 플레이어라는 점에서 현역 시절의 신태용 감독과 비슷한 구석이 있다. 현역 시절 한국의 스타였던 신태용 감독은 선수로서 뛰어난 실력과 풍부한 경험을 두루 갖춘 선수였다. 아르한은 이런 신 감독의 경험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아르한은 "감독님은 이전에 좋은 선수셨고, 경험도 많은 분이셨다. 경기 전 미팅 때 선수들에게 주변을 보라고 일러주시고, 패스처럼 기본적인 부분들도 자세히 알려주신다. 기본적이지만 선수들에게 중요한 것들을 강조하신다. 이런 것들은 많은 도움이 된다"라고 했다.

호주전, 더 나아가 아르한은 2023 아시안컵과 이번 대회의 분위기를 클럽으로 이어가려고 한다. 아르한은 인도네시아 대표팀과 달리 현 소속팀인 수원FC에서는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아르한의 출전을 바라는 건 아르한 본인만이 아니다. 가족들은 물론 아르한을 좋아하는 인도네시아 팬들도 아르한의 출전을 고대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도 아르한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아르한은 "수원FC로 돌아간 뒤에도 당연히 준비는 이전처럼 할 것이다. 훈련에도 열심히 임하고, 경기장에서 감독님께 믿음을 받는다면 최선을 다해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팬들에게는 지켜봐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상황이 복잡하다. 지금은 U-23 아시안컵을 소화하고 있고, 전에는 A대표팀에 다녀와서 몸이 좋지 않았다. 이 모든 것들을 지켜봐주길 바란다"라면서 "회복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대회에 참가했다. 그래도 아시안컵에서 출전하는 게 소속팀에서 출전할 가능성을 높였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신태용 감독의 축구는 성남 일화 시절 '신공 축구'라는 이름으로 큰 화제가 됐다. 그런 '신공 축구와' 수년간 함께 발전하는 인도네시아의 모습이 앞으로 더 기대된다.

사진=카타르 도하, 김환 기자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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