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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종합] “영화와는 다른 감칠맛” 박찬욱 감독X ‘만장일치’ 1인 4역 로다주와의 만남 ‘동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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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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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이 영화가 아닌 TV드라마 시리즈로 돌아왔다. 드라마만이 줄 수 있는 감칠맛을 자랑한 박찬욱 감독과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만났다.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쿠팡플레이 '동조자' 언론 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박찬욱 감독이 자리했다.

‘동조자’는 박찬욱 감독이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제75회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후 선보이는 첫 번째 작품이자, BBC ‘리틀 드러머 걸’에 이어 두 번째로 연출한 글로벌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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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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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이 막바지에 이른 1970년대, 남베트남의 비밀경찰이자 CIA 비밀요원, 그리고 공산주의 북베트남 스파이인 이중간첩으로 활동하는 주인공 ‘대위’가 두 가지 역할과 두 가지 문화 속에서 겪는 갈등과 혼란을 그린다.

이날 배우들 없이 혼자 자리한 박찬욱 감독은 "미국에서 작품을 만들고 혼자서 배우들도 없이 발표하려다 보니까 고독하다"면서 너스레 떨었다.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에 빛나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역시 1인 4역으로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인다. CIA 요원, 교수, 국회의원, 영화감독까지 외모와 말투, 눈빛과 표정까지 같은 배우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변화무쌍한 매력을 선보이기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자신이 한국에서 '로다주'라고 불리는 것을 알고 있더라. 자기가 먼저 얘기해 주더라"면서 일화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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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 배우에게 1인 4역을 맡게 된 이유에 대해 박 감독은 "소설을 각색할 때부터 생각한 이야기였다.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인물들을 토대로 했다. 교수, CIA 요원, 하원 의원, 영화 감독 등 이런 인물들이 미국을 뜻하는 미국 시스템, 자본 주의라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얼굴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그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박찬욱 감독은 "시청자가 단박에 알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기 위해 어떻게 각본을 써야할까 작가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대사를 어떻게 쓸까보다도 한명의 배우가 연기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을 했다. 이 얘기를 하면 동료 프로듀서들이 미친 사람 취급할까봐 고민을 하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다행이도 좋은 반응을 보여줬다. 오히려 이 아이디어가 A24나 HBO에게 기획을 설득할 때 좋게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역할을 제안한 일화를 밝히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은 "이 역을 해내는 백인 남성 배우는 누가 있을까 생각했다. 합쳐보면 스크린 타임으로 봤을 때 주연이나 다름 없지 않나. 이 배역을 누가할 것인가 고민하던 중 모두가 같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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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 모두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박찬욱 감독은 "그렇게 훌륭한 배우가 많아도 다양한 역할을 구별되게 개성되게 표현하는 배우는 쉽게 찾기 어려울텐데 모두가 같은 생각을 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TV시리즈를 한 적이 없어서 큰 기대 없이 생략하기에는 후회가 남을 것 같아서 (오퍼를) 보냈는데 흔쾌히 승낙을 해줘서 기분 좋게 촬영했다"고 캐스팅하게 된 비화를 전했다.

한국인으로서 베트남 전쟁을 다루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박찬욱 감독은 "한국인으로서 베트남인과 미국인에 대한 거리감이 있지 않나. 완전히 잘 알지도 않고 모르지도 않는 세대로 보나 인종으로 보나 완전히 감정이입 해서 객관성을 잃어버리는 무례를 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근현대사의 공통점을 가진 나라의 국민으로서 동병상련의 마음도 있었다"면서 "대위가 미국 문화에 매몰되어 있는 마음도 알겠고 이 쇼를 만들 수 있는 거리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단점이기도 장점이기도 한 저의 정체성을 활용해서 만들려고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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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박찬욱 감독은 "그런 자격은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 그 집단에 꼭 속해야 한다거나 그런 자격이 따로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박찬욱 감독은 "독일 감독이 와서 한국의 역사를 담은 얘기를 만들겠다고 하면 그것을 비웃을 생각은 없다. 오히려 궁금할 것 같다. 독일인이 본 한국 사회는 어떨까, 우리와는 다른 관점이 들어갈 것 같다고 생각할 것 같다. 결국은 이 소재가 되는 지역, 사건, 역사를 얼마나 진지하게 공부하느냐 같다"며 "중요한 것은 원작이 있고 작가가 생존해 있어서 의도에 대해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 객관적으로 지켜보는 사람으로서의 관점을 넣어서 할 수 있는 역사 속에 살아있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을 담고, 영화적인 표현을 구사해서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가 아닌 TV 시리즈를 연출한 이유에 대해서 언급했다. 박 감독은 "요즘 시청자들은 한꺼번에 보는 것을 좋아하는 시대지 않나. 한 주에 하나씩 기다렸다 보는 재미도 꽤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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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만들었다는 박 감독은 "TV시리즈를 할 때는 그런 마음으로 만들게 된다. 어렸을 때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볼 때 다음주를 기다리는 마음이 있지 않나. 마무리를 정확하게 안 짓고 감질맛 나게 절정에 순간에 가차없이 끊어버리는 싸구려 트릭이라고 취급당하기 쉽지만 그게 좋다. TV드라마는 그 맛에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 감독은 "그 맛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한꺼번에 보는 것보다 기다렸다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남의 나라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느껴지는 바가 굉장히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전쟁을 겪지 않았나. 유머가 많은 작품이다. 여기서 웃어도 되나 싶겠지만 웃으라고 만든 거다. 대폭소가 터지는 유머는 아니지만 음미해가면서 보면 더욱 재밌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박찬욱 감독의 '동조자'는 15일 공개됐으며 쿠팡플레이에서 시청할 수 있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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