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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8이닝 무실점' 맹수 된 벤자민, 무엇이 달라졌나…"핵심은 팔 높이" [현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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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고척, 최원영 기자) 변화를 통해 더욱 무서워졌다.

KT 위즈 웨스 벤자민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8이닝 1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포효하며 3-0 승리에 앞장섰다. 시즌 2승째를 챙겼다. KT도 올해 첫 연승과 첫 위닝시리즈를 거머쥐었다.

벤자민은 6회말 2아웃까지 노히트 노런을 선보였다. 이용규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노히트 노런이 깨진 뒤에도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다.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 타이기록을 달성했다.

지난해 9월 12일 SSG 랜더스전서 8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을 빚은 데 이어 이번에도 8이닝 경기를 펼쳤다. 당시 SSG전서 벤자민은 7회말 2아웃까지 노히트 노런을 이어가다 최정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KT는 무사히 3-0 승리를 완성했다.

이번 키움전서 벤자민의 총 투구 수는 104개(스트라이크 68개)였다. 패스트볼(77개)을 중심으로 슬라이더(16개), 커터(11개)를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1km/h를 찍었다.

벤자민은 "전반적으로 제구가 정말 좋았다. 패스트볼 위주의 피칭을 했는데 몇몇 공은 조금 빗나갔지만 대부분 원하는 대로 잘 들어갔다"며 "패스트볼 제구가 가장 만족스럽다. 덕분에 좋은 경기를 했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포수 장성우와 경기 중간에 계속 게임 플랜을 바꾸는 편이다. 지난 등판 때 패스트볼 위주의 투구를 해 이번에 키움 타자들이 많이 노리고 들어올 것 같았다"며 "그럼에도 초반부터 피안타가 나오지 않았고, 패스트볼이 너무 좋아 계속 활용했다. 장성우를 믿고 던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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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히트 노런 중이라는 사실을 경기 중에도 인지했을까. 벤자민은 "알고 있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지난해 SSG전(9월 12일)서도 노히트 노런을 이어갔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연연하지 않으려 했다"고 덤덤히 말했다.

8회말 3루수 황재균의 포구 실책과 벤자민이 내준 볼넷으로 2사 1, 2루가 됐다. 벤자민의 투구 수는 101개를 가리켰고 후속 타자는 이용규였다. 그때 제춘모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다. 짧은 대화 후 벤자민은 이용규와 맞붙었다.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3아웃을 채웠다.

벤자민은 "코치님이 나를 교체하지 않을까 싶었다. 마지막으로 한 타자만 더 상대하고 싶었고, 코치님도 같은 생각이었다.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와 무척 기뻤다"며 미소 지었다.

시즌 초반 주춤하다 궤도에 올랐다. 벤자민은 첫 등판이던 지난달 26일 두산 베어스전서 5이닝 3피안타(2피홈런) 2볼넷 8탈삼진 4실점, 노 디시전으로 출발했다. 31일 한화 이글스전은 악몽이었다. 3이닝 11피안타(2피홈런) 1사구 4탈삼진 11실점으로 난타당했다. 패전투수가 됐다.

금세 반등했다. 지난 6일 LG 트윈스전서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했다. 승패 없이 노 디시전을 기록했다.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 12일 SSG 랜더스전서는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두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만들었다. 시즌 네 번째 등판 만에 첫 승을 손에 넣었다. 흐름을 탄 벤자민은 이번 키움전서 제대로 날개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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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벤자민은 "지난해 안 좋았을 때의 모습을 보면 팔의 높이가 내려가 있었다. 올해 그걸 빨리 깨달아 팔을 다시 높였다. 그게 중요하게 작용한 것 같다"며 "KBO리그에선 구속도 중요하지만 수직 무브먼트가 더 중요하다. 이 부분이 좋아지니 결과도 더 나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올 시즌 100구 이상 던진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8회까지 100구 이상 소화해 좋다. 그만큼 컨디션을 끌어올렸으니 앞으로도 멋진 경기력으로 보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KT는 지난 시즌 초반 하위권을 맴돌다 중후반부터 치고 올라와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쳤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올해도 출발은 비슷하다. 7승16패로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물고 있다.

벤자민은 "우리 팀은 슬로 스타터다. 선수들이 심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멘털 관리를 잘하고 있다"며 "각자 본인의 플레이를 잘 해내는 중이다. 지금껏 그랬듯 마지막에는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끝마치지 않을까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시즌 초반 타선의 화력이 좋은 팀들만 만나 결과가 안 나왔던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부산 원정에서는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T는 19~2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10위 롯데 자이언츠(5승16패)와 3연전을 치른다. 롯데도 18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을 전하자 벤자민은 "아마 그게 이번 주 마지막 승이 될 것 같다. 원정에선 우리가 좋은 경기를 선보이겠다"고 눈을 반짝였다.

벤자민은 "어제(17일 고척 키움전) 신인 육청명이 선발로 정말 잘 던져줘(5이닝 1실점) 나도 더 잘하고 싶었다. 롯데와의 시리즈에서도 선발 원상현과 엄상백, 윌리엄 쿠에바스가 시너지 효과를 내 멋진 경기를 펼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고척,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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