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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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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결국은 ‘사람 냄새’ 풍겨야” 플레이브에 빠진 K팝, 제작자가 밝힌 인기 비결[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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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그룹 플레이브. 사진 | 블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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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버추얼이지만 ‘사람 냄새’ 풍겨야 한다고 생각해…라이브 고집했다.”

버추얼(가상) 아이돌 플레이브(PLAVE)가 K팝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아만티 호텔에서 플레이브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플레이브 소속사 블래스트 이성구 대표가 참석했다.

플레이브는 하민, 노아, 예준, 밤비, 은호로 구성된 5인조 버추얼 보이그룹이다. 2D 형식의 아이돌인 이들은 카메라와 특수 장비 등을 활용해 사람인 본체를 캐릭터로 변환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가상 아이돌과 차별화된다. MBC 사내벤처에서 독립 분사한 버추얼 IP 스타트업 블래스트가 제작했다.

플레이브는 비록 버추얼 아이돌이지만 음원, 음반 성적은 유명 기획사 보이그룹 못지 않다. 지난해 3월 발매한 첫 미니앨범은 초동 20만장을 넘겼다. 여세를 몰아 지난 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 33회 서울가요대상에서 ‘뉴웨이브상’을 수상했다. 지난 2월 26일 발매된 두 번째 미니앨범 ‘아스테룸 : 134-1’은 음원 발매와 동시에 수록곡 전곡이 멜론·벅스 등 각종 국내 음원 차트 상위권에 진입했다. 앨범 초동 판매량은 56만 장을 넘어섰다. 지난 3월 MBC ‘쇼! 음악중심’에서 르세라핌, 비비 등 인기 가수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플레이브는 지난 13~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데뷔 첫 팬 콘서트 ‘헬로, 아스테룸!’을 열었다. 소속사 블래스트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선예매 때부터 동시 접속자 7만 명을 기록했고 전석 매진돼 플레이브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가을 정도에는 더 큰 장소에서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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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브 소속사 블래스트 이성구 대표. 사진 | 블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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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아이돌은 소수의 마니아 문화가 아닌 K팝의 한줄기로 자리잡았다. 플레이브가 보여준 성과는 가요계에도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술과 음악이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현실 아이돌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팬덤 확장력까지 갖췄다.

플레이브의 성공요인에 대해 이 대표는 현실에 기반한 ‘본캐’가 있다는 점을 꼽았다. 플레이브는 AI(인공지능)가 아닌 휴먼(사람)에 버추얼을 입혔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 대표는 “버추얼 아이돌은 ‘휴먼 리스크’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며 “아이돌 IP가 인기를 얻으려면 사람의 매력으로 사랑을 받아야 하지 않나. 플레이브는 기술은 버추얼 기술을 사용하지만, 안에 내용물은 ‘사람 냄새’가 진하게 풍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준비할 때부터 멤버들이 직접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는 등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드리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말대로 버추얼 아이돌 특성상 군입대 리스크부터 열애 등 아이돌 그룹에게 민감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그렇다고 해서 본캐 멤버들이 버추얼에 가려서 일상에서 허투루 행동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멤버들 모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다른 아티스트와 마찬가지로 성실하게 생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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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브. 사진 | 블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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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브는 작사, 작곡, 안무에 직접 참여하는 ‘자체 제작돌’이다. 이 대표는 “멤버들도 큰 사랑을 받고 자신들이 만든 노래가 여기저기서 들린다는 것 자체에 큰 행복을 느끼며 열심히 곡 작업을 하고 있다”며 다음 앨범 역시 멤버들이 전곡 작사, 작곡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블래스트가 K팝 기획사에서 출발한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가요계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작은 회사다 보니 어려움도 많다. 처음에는 직원이 20명이었는데 지금은 50명으로 늘어난 상황”며 “인력을 보강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팬클럽을 만들고 팝업 스토어를 진행하는 게 모두 처음이라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보충하면서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콘서트장 대관부터 음원 유통까지 많은 난관이 있었다는 이 대표는 버추얼 아이돌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방송국 등에서 시스템 구비 등이 동반된다면 버추얼 아이돌의 활동 영역이 더 넓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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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플레이브. 사진 | 블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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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다른 아티스트들을 초대해 함께 라디오, 예능 등 콘텐츠를 찍을 수 있는 AR 스튜디오를 준비 중이다”라며 “내부적으로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방송국들은 그런 시설을 갖춘 곳이 없다. 일본은 대형 방송사들도 버추얼 아이돌이 방송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비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버추얼 IP가 많아지면 국내 방송사에도 그런 인프라가 갖춰질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속 버추얼 그룹 제작 계획에 대해서는 “저희도 당연히 차기 IP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저희 회사 규모에 비해 플레이브 팬덤이 커진 상황이라 플레이브 하나도 운영하기 벅찬 상황 실제적으로 프로젝트 착수한 건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해외 진출 계획도 밝혔다. 이 대표는 “다른 K팝 아티스트는 해외 팬덤이 훨씬 많지만 플레이브는 국내 팬덤이 현격히 강하다. 아직 서구권에서는 플레이브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라며 “버추얼 엔터테인먼트라는 장르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해외 진출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래스트는 최근 하이브와 YG플러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이 대표는 “해외 진출과 아이돌 활동을 하기 위해 많은 도움이 필요한데 이런 중견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음으로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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